[망겜의 추억] 흑역사가 된 검은 호랑이, 라이프 오브 블랙 타이거

2020-10-29     남지율 기자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국산 게임이 콘솔로 출시되면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곤 한다. 점점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용 게임을 출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비중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콘솔 시장에서 국산 게임이 성공을 거둔 사례도 등장하고 있으나 혹평으로 가득한 게임도 일부 출시됐다. 바로 이번 기사에서 소개할 ‘라이프 오브 블랙 타이거’가 그런 케이스다. 하나게임즈라는 국내 게임사가 출시한 이 게임은 2016년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을 PS4로 이식한 작품이다. 이 게임은 최악의 퀄리티를 가진 PS4 게임 중 하나로 언급되며, 게임성이 낮은 게임을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해외 유튜버 AVGN이 소개하기도 한 작품이기도 하다. 라이프 오브 블랙 타이거는 어떤 점이 문제였을까?  

총체적 난국

라이프 오브 블랙 타이거가 모바일로 처음 출시되던 2016년에도 스마트폰의 그래픽 처리 성능은 꽤 우수한 편에 속했다. 당시에 출시된 게임들의 그래픽은 지금 봐도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라이프
도저히
그런데 라이프 오브 블랙 타이거의 모바일 버전은 2010년에 iOS로 출시된 ‘인피니티 블레이드’보다도 훨씬 낮은 그래픽을 지녔다. 더 큰 문제는 PS4로 이식한 버전 역시 처참한 퀄리티를 지녔다는 점이다. 물론 그래픽만이 게임의 재미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라이프 오브 블랙 타이거는 게임을 시작하기도 싫을 정도의 그래픽으로 출시됐다. 도저히 PS4 게임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다.
게임 플레이도 전혀 쾌적하지 않다. 플레이어가 컨트롤하는 블랙 타이거는 꽤 느린 속도로 움직이며, 스테이지가 전환되는 것도 어색하다. 물리 엔진도 조잡한 편이다. 이동 모션이나 공격 모션 등 자연스러운 모션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오브젝트가 서로 관통하는 현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 플레이는 대단히 단조로운데 사람, 염소 등을 쫓아가서 버튼을 눌러 사냥하는 것이 다이다. 13마리의 늑대를 사냥하는 등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임무가 계속되며, 긴장감도 없어 대단히 지루하다. 놀랍게도 멀티플레이 모드도 지원한다. 자신이 원하는 동물을 선택하고 능력치를 조절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냥과 대전을 즐길 수 있다. 물론, 멀티플레이 모드 역시 재미를 찾긴 어렵다. 또한, 이 게임은 BGM이 없어 대단히 단조로우며, 효과음도 몇 개 찾아볼 수 없다. 이 정도면 미완성된 게임에 가까운 수준이다.
너무 비싼 가격 역시 문제다. PS4로 출시된 간단한 게임들은 5,000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작품도 있기에 이 게임에 가격도 그쯤 하리라 예상했으나 국내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기준으로 29,800원이라는 아주 비싼 가격에 판매 중이다. 가격이라도 저렴했다면 모르겠는데 이렇게 비싼 가격에 낮은 퀄리티를 갖췄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 당황스러운 점은 이 게임의 가격이 국내 스토어와 북미 스토어에서 상당히 차이 난다는 점이다. 국내 스토어는 29,800원이지만 북미 스토어의 가격은 $9.99이다. 환율로 인한 약간의 차이는 이해할 수 있으나 국내 가격이 북미 가격보다 약 18,000원가량 비싸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마치며

모바일 게임이 타 플랫폼으로 포팅되는 경우 다양한 추가 요소를 넣거나 이식되는 플랫폼에 걸맞게 조작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의 차이가 더해진다. 하지만 라이프 오브 블랙 타이거는 원작 게임 자체가 그리 잘 만든 편은 아니며, 모바일 버전과 비교해서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게다가 가격도 퀄리티에 걸맞지 않게 아주 비싸게 출시됐다. 차라리 이 게임을 PS4로 출시하지 않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이다. 이 게임을 구매한 이들에게 애도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