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미래의 쿠팡맨을 만나다! 데스 스트랜딩

2020-11-06     임병선 기자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데스 스트랜딩메탈 기어시리즈의 아버지인 코지마 히데오가 코나미를 떠나 처음으로 선보이는 게임이다코지마의 새로운 IP인 것도 있지만, 처음 공개했을 때 호라이즌 제로 던을 제작한 게릴라 소프트의 데시마 엔진을 사용해 뛰어난 그래픽으로 화제에 올랐다.

또한, 어둡고 분위기와 알 수 없는 기묘한 이야기도 독특했다. 여기에 포토 리얼을 목표로 사실적인 표현과 함께 미드 워킹데드로 익숙한 노만 리더스가 주인공 역을 맡아 보여주는 리얼함도 눈여겨볼 점이다.

 

전설의 배달부, 나가신다!

게임이나 만화를 보면 불꽃의 귀공자나뭇잎의 금빛 섬광등 낯 뜨거워질 정도의 중2병 이명이 등장한다. 이 게임의 주인공인 샘 포터 브리짓스’(이하 샘)전설의 배달부라는 이명으로 불린다. 데스 스트랜딩이 일어난 후 아무나 맘대로 돌아다닐 수 없는 바깥세상을 돌아다니고 여러 명으로 구성된 팀도 해결하지 못한 배송을 혼자만의 힘으로 해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오픈 월드 게임은 전투나 탐험 부분에 집중하지만, 데스 스트랜딩은 이동이라는 부분에 집중한다. 화물을 가지고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도착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게이머는 최대한 빠른 시간에 화물을 무사히 옮겨야 한다. 화물은 단순한 재료부터 엎어지면 안 되는 피자나 물에 젖으면 안 되는 물건, 심지어 시신까지 다양하다.

게이머는 다양한 화물을 안전하게 배송해야 하는데 한 번에 들 수 있는 무게는 한정되어 있고 길을 가면서 필요한 이동‧전투 물품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에 화물 종류의 밸런스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등에 쌓아 놓은 화물이 많아지면 중심을 잡기 힘들어지고 아무리 섬세하게 컨트롤해도 몸개그를 하면서 화물을 와장창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하자.

게다가 신발에도 내구성이 있어 갈아 신을 신발도 챙겨야 하며, 이동하는 중간에 보이는 떨어진 화물을 챙길 수도 있기 때문에 무게에 항상 신경 써야 한다. 초반에는 뚜벅이만 가능하지만, 진행할수록 파워슈트로 들 수 있는 중량을 늘리거나 오토바이나 차 같은 탈 것도 등장해 보다 많은 화물을 손쉽게 옮길 수 있다지역을 선택해 빠른 이동도 가능하긴 하지만, 화물은 같이 가지고 갈 수 없기 때문에 이동 플레이 그 자체는 변함이 없다.

 

다양한 방해요소

단순히 이동만 한다면 데스 스트랜딩은 상당히 쉬운 게임일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동 요소에 중점을 둔 게임이기 때문에 모든 미션이 쉽지만은 않다. 때로는 산을 올라야 하고 때로는 강을 건너기도 해야 한다. 그냥 무작정 갈 수도 있지만, 짊어지고 있는 무게가 높을수록 이동 속도가 느리고 스태미나 소모도 높아 사다리나 앵커를 이용해야 한다.

게다가 지형만이 방해요소는 아니다. 날씨도 상당히 중요한 방해요소인데 강풍이 부는 곳에서는 몸이 날아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맞은 곳의 시간을 빠르게 흐르게 하는 타임폴도 조심해야 한다. 샘은 특수체질이기 때문에 타임폴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화물 케이스나 탈 것은 오랜 시간 노출되면 손상을 입게 된다. 화물 케이스의 손상도가 높으면 내용물도 손상될 수 있고 나아가서는 미션 포인트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때로는 다른 플레이어가 설치해놓은 구조물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온라인 요소는 따로 없지만 이러한 부분에서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해당 구조물에 좋아요를 해주면 설치한 플레이어의 포인트가 상승하기도 한다.

반대로 게이머가 설치한 구조물에 다른 플레이어가 좋아요를 해주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다른 플레이어가 설치한 구조물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타임폴의 영향을 받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게 된다.

재료가

샘의 앞길을 막는 적도 존재하는데 바로 ‘BT’(Beached Things)이다. BT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를 의미한다. 게임에서 등장하는 BT는 크게 3단계로 나오는데 생명체를 찾는 게이저’, 손자국이나 발자국으로 생명체를 쫓는 헌터’, 생명체를 끌고 가는 캐처로 나뉜다.

게이저가 등장하면 몸을 웅크리고 숨을 참아가며 해당 지역을 빠져나가야 한다. 만약 헌터에게 몸이 닿게 되면 캐처가 끌고 가려고 하는데 스태미나가 허락되는 내에서 뿌리칠 수 있고, 스태미나가 다 닳게 되면 거대 괴물이 등장하는데 이 괴물에게 당하면 보이드 아웃현상 후 게임에 다시 복귀하게 된다.

주인공인 샘은 일반 사람에게는 없는 독특한 힘이 있다. 일반 사람은 보이드 아웃에 사망하지만, 샘은 죽음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는 귀환자이기 때문에 죽지 않는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괴생명체를 느낄 수 있는 둠즈’(DOOMs) 능력을 갖췄는데 샘의 둠즈 능력은 강력하지 않아 실체화하지 않은 BT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센서의 도움을 받는다.

이라는 인간들도 등장하는데 이들은 배달부의 화물을 뺏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악당들이다. 뮬의 활동 지역에 들어가면 이들의 감시망을 피해 다녀야 하고 이들의 공격을 받아 화물을 뺏기는 일도 생긴다. 되도록 들키지 않도록 빠르게 해당 지역을 벗어나는 것이 좋다.

 

영혼의 파트너, BB

게임 설정상 모든 사람이 외부 공간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배달하면서도 실제로 사람을 만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주인공 샘에게는 항상 함께하는 파트너 ‘BB’(Bridge Baby)가 있다.

BB는 뇌사상태에 빠진 산모의 아기로, 눈에 보이지 않는 괴생명체 ‘BT’(Beached Things)를 탐지하기 위한 도구로 캡슐에 담겨 사용된다. 원래는 유효기간이 1년이라 폐기 처분될 예정이었지만, BB의 덕분에 위기를 탈출했던 샘이 BB를 거두게 되고 서로에게 의지하게 된다. 여분 신발까지 화물 무게에 취급하는 게임에서 상당한 무게로 보이는 BB가 담겨있는 캡슐은 아예 화물 무게로 취급하지 않는 거로 보아 그만큼 각별한 존재일 것이다.

BBBT를 탐지할 수 있지만, 결코 BT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BT가 등장하게 되면 매우 불안해하고 샘이 BT에게 붙잡히는 상황이 오면 울음을 터트리기도 한다. BB의 정신 상태를 알 수 있는 게이지가 따로 있는데 게이지가 다 소진되면 멘붕 상태에 빠지고 프라이빗룸에 돌아가기 전까지는 BB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BB의 정신 상태 게이지는 달래기 조작이나 높은 곳에서 낙하, 탈것을 타고 빠르게 달리기 등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 달래기 조작은 듀얼쇼크 4의 모션 센서를 이용하는데 실제 갓난아기를 달래는 부분과 상당히 흡사하다. 아직 첫돌이 지나지 않은 아기를 키우고 있는 기자의 경우, 상당히 몰입되는 부분이었다. 또한, BB의 울음소리나 웃음소리는 듀얼쇼크 4의 스피커로도 출력할 수 있는데 게임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주는 요소이다.

데스 스트랜딩은 현재 진행되는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과거의 이야기도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이야기 진행 중간마다 샘의 과거나 BB의 과거가 나오게 되는데 이러한 부분을 통해 이야기의 퍼즐을 짜 맞춰나갈 수 있게 해준다.

 

호불호 크게 갈리는 게임성

데스 스트랜딩은 확실히 독특한 게임이다. 만약 게임을 많이 즐겼던 게이머라면 정말 신선하게 다가올 게임일 것이다. 메탈 기어 시리즈처럼 잠입 요소가 있으면서도 전투에는 특화되지 않고 이동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게임 플레이는 그 어떤 게임에서도 보여주지 않았으며, 비교할 대상도 없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데스 스트랜딩은 그 자체만으로도 독보적인 게임이다.

그러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는 별다른 재미를 느낄 수 없을 수 있다. 그래픽은 뛰어나지만 플레이를 몰입하게 하는 특별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초반 스토리는 난해하고 주어진 미션은 빵셔틀이나 다름없고 단순히 이동하는데도 신경 쓸 부분은 많아 복잡하기 그지없다.

기자의 경우, 전투 액션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데스 스트랜딩은 전투 시스템이 거의 없어 철저하게 잠입 플레이를 강요한다. 이는 배달부인 샘의 의지와도 같기 때문에 적을 기절시키거나 하는 플레이만 가능하다. 물론, 차량을 이용해 뮬을 치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말로만 비살상 플레이이긴 하다.

그나마 초반을 지나면 뮬을 제압하거나 BT를 없애는 것도 가능해 답답함은 조금 해소되지만, 전투 플레이 자체가 단조롭고 반복적이라 재미가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전투 액션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이머라면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 할 수 있다. 하지만 독특하고 색다른 게임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어 꼭 한번 즐겨볼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