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려잡지도 못하는 쥐, 근육경련 다스리는 법

2011-11-08     편집부

근육경련이 일어나는 이유는?
지난 추석, 긴 연휴라고 방심했다가 귀성길에 고생한 이들이 적지 않다. 운전하는 동안 액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를 밟다보면 종종 다리가 경직되어 쥐가 나기도 한다. 몸이 피곤하면 자다가 쥐가 나서 잠을 설쳐 다음 날 더 피로한 경우도 있다. 그나마 자다가 쥐가 나면 풀면 되지만 운전 중에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풀었다고 생각해도 액셀러레이터를 밟느라 힘을 주면 다시 경련이 일어난다. 왜 그럴까?

가늘고 예쁜 다리나 굵고 튼튼한 다리나 모두 근육이 보호하고 있다. 근육은 강약에 관계없이 근육이 지탱하는 힘을 넘어서거나 탄력을 오래 유지하면 피로가 쌓여 경직을 일으킨다. 비슷한 상황으로 책상 앞에 오래 앉은 동료나 친구 어깨를 꽉 잡아보면 알 수 있다. 어깨가 무척 단단한 상태인데, 잡힌 사람은 심한 통증을 느낀다.

다리도 이와 같다. 근육이 피로하면 통증이 생기고 단단하게 굳는다. 굳은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 그것이 쥐가 나는 현상이다. 물론 어깨에는 쥐가 나지 않는다. 대신 상체는 흔히 담이 든다는 표현으로 대신한다.

다리는 담이 드는 상체와 달리 자주 쥐가 나는데, 이는 근육 경직이 있는 상태에서 경련이 함께 일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리 근육을 과하게 쓰는 축구나 농구선수들이 쥐가 나서 그라운드에 눕는 것을 종종 봤을 것이다.

운동선수처럼 근육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쥐가 나는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가만히 있는데도 쥐가 나는 경우는 왜 그럴까? 오래 서 있거나 앉아만 있어도 근육 경직과 피로를 가져온다. 근육은 우리 뇌 신호를 받아 지속적으로 일정한 자세와 탄력을 유지한다. 가만히 있는 것도 뇌가 복잡한 근육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상태다. 갓난아기들이 손발이나 자기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는 것만 봐도 근육 제어가 얼마나 힘들고 정밀한 학습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가만히 서 있거나 앉는다고 근육이 쉬는 것은 아니다. 근육은 어느 정도 탄력을 계속 유지하는데 서 있는 자세는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근육에 긴장을 발생시킨다. 오래 앉기만 해도 종아리 근육이 피로하고 다리의 혈류 순환이 정체되면서 피로가 쌓인다. 그래서 오래 서거나 앉아 일하는 사람이 다리가 자주 아프고 쥐가 쉽게 난다.

자주 쥐가 나는 다리는 어찌해야 하나?
근육경직 같은 질환은 근육에 침을 놔 이완하는 것이 제일 빠른 방법이다. 하지만 쥐가 날 때마다 의원을 찾을 수 없으니 지압과 마사지를 생활화하자. 혼자서 할 수 있는 쉬운 방법 중 하나는 평소 틈틈이 자기 다리를 잘 주물러서 통증을 해소해 쥐를 예방하는 일이다.

한의학 경락이론에 따르면 다리 쪽으로 가는 경락은 위장, 비장, 간장, 신장, 방광, 쓸개 경락이다. 이 경락에 해당하는 장기의 강약이나 기능저하가 다리 근육 약화나 경직을 만드는 밑바탕이 된다고 본다.

흔히 쥐가 자주 나는 부위는 장딴지 쪽이다. 해부학에서는 비복근, 가자미근이라고 부른다. 넓적하고 두툼한 근육으로, 운동을 많이 한 사람이거나 다리가 굵은 사람은 이곳이 두툼하게 솟아 있고 단단하다.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 부분이 단단하게 뭉치고 만지기만 해도 통증이 있다면 틈틈이 잘 주물러 풀어주자. 지압은 하는 동안에 아프지만 조금만 참으면 잠잘 때나 운전 중에 갑작스레 찾아오는 쥐를 예방할 수 있다.

지압을 위해 눌러주면 좋은 경혈점은 근육이 경직하면서 생기는 자극점과 비슷한 위치다. 위 경락의 족삼리 혈과 방광 경락의 승산 승근 혈 주위를 약간 통증이 올만큼 꾹꾹 누르거나 힘 있게 문지르면 좋다. 소화기가 약한 사람이나 다리 통증, 혹은 다리가 약해 무릎까지 아픈 경우에 족삼리 혈을 이용해 호전시킬 수 있다. 틈틈이 습관적으로 지압하면 소화기가 약한 사람도 도움을 받는다.



쥐를 다스리는 한방차
밤에 쥐가 자주 나는 사람은 평소 과로로 인해 몸속 영양소와 무기질 같은 진액을 과하게 소모한 상태다. 신경을 많이 쓰고 몸이 마른 사람이라면 더 자주 겪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충분한 영양 섭취와 휴식이 필수인데, 그런 여유를 갖지 못한다면 다음의 한방차를 틈틈이 마시자.

쌍화차
한방차 중에 제일 널리 알려진 차는 다름 아닌 쌍화차다. 예전에는 다방을 찾는 어르신들이 쌍화차에 계란 노른자를 띄워 드시곤 했다. 보양을 위한 것인데, 쌍화차는 맛이 달고 먹기 좋아 과로와 근육통, 가벼운 초기 감기를 다스릴 때 좋다. 한방 처방인 쌍화탕과 비슷한데, 한의원에서 처방하는 쌍화탕과 비교하면 용량이나 약효가 강력하지는 않다. 그러나 자주, 쉽게 마실 수 있는 차이니 만큼 습관적으로 마시면 효과가 있다. 쌍화차와 달리 쌍화탕에는 작약이 많이 들어 있어 뻣뻣한 근육을 이완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약방의 감초’라는 말처럼 감초를 넣은 쌍화차는 보양에도 좋고 근육통에도 이롭다.

율무차, 자소엽차
율무는 수분대사를 촉진하고 부종을 치료한다. 자소엽차는 소화를 돕고 기분을 좋게 해 위장을 건강하게 만든다. 다리가 잘 붓고 아픈데 쥐까지 자주 난다면 지압이나 마사지와 함께 율무나 자소엽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다리가 뻣뻣한 것도 모자라 복근까지 당기는 느낌이 든다면 쌍화탕에 들어가는 작약과 감초를 같은 비율로 우려내 마셔도 좋다. 감초의 단맛은 마른 사람의 진액 부족을 해소하고 작약과 함께 이완작용을 해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