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결산 ①] CES 2020이 제시한 미래 기술의 모습은?

세상을 바꿀 IT 기술, 모두 모이다

2021-01-29     이철호 기자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이 지난 2020년 1월 7일에서 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전세계 4,400여 전시 업체가 참가해 약 17만명의 관람객에게 AI(인공지능), 5G, 모빌리티 등과 관련된 최신 기술을 선보였으며 2만여개에 달하는 신제품이 최초로 공개됐다. 또한, 이번 CES는 노트북, CPU, 그래픽카드 등 다양한 PC 관련 분야에서 신기술, 신제품이 공개돼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CES에서 공개된 새로운 기술, 제품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우리 삶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CES 2020에서 제시된 최신 기술 트렌드와 인상적인 신기술, 신제품을 살펴보자.  

AI 기술, 다양한 하드웨어와 만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제품의 소유 자체가 아니라 그 제품이 가져다주는 편리함, 안정, 즐거움 등 삶의 긍정적 경험을 기대한다. 이러한 시대에는 다양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변화시키고 도시를 재구성해야 한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CE부문장)이 CES 2020 기조연설에서 향후 10년을 '경험의 시대'로 정의하며 한 말이다. 이번 CES에서는 AI 기술과 다양한 최신 하드웨어를 결합해 개인에게 보다 최적화된 경험과 환경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이뤄졌다. 삼성전자의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 '볼리(Ballie)', 인공지능과 3D 카메라로 사용자와 닮은 3D 아바타를 만들어 실제와 같은 가상 피팅을 경험할 수 있는 LG전자의 '씽큐 핏 콜렉션' 등이 그 예다. 또한, 그동안 IT와 거리가 멀었던 분야에서도 AI가 새롭게 적용됐다. 두산은 드론을 통한 3D 스캐닝과 AI 기술을 통해 무인 건설장비를 운용하는 '콘셉트-엑스(Concept-X)'를 선보였으며, 보쉬는 AI 기반의 디지털 차량용 썬바이저와 국제 우주정거장을 위한 예방 정비 애플리케이션 등을 공개했다.
 

생활 로봇 대거 등장

올해 CES에서는 예년보다 전시 로봇의 수가 많아졌다. 특히 실제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로봇이 대거 공개됐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로봇은 흥미 유도 영역임은 확실하나, 시장성 확보까지는 요원하다는 판단이었으나, 올해에는 현실화된 제품들이 다수 출품됐다"며 "특히 주방기기들의 로봇화는 대중적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CES 기조연설에서 등장한 볼리 이외에도 다양한 기업이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을 출시했다. 특히 LG전자는 접객, 주문, 음식 조리, 서빙, 설거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들을 선보였다. 레스토랑에서 국수 삶기와 같은 반복 조리 작업을 대신하는 '셰프봇',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로봇' 등이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해외 업체들 또한 다양한 로봇을 CES 2020에서 공개했다. 낙상 감지 기술을 탑재해 노인들이 넘어졌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대만 ITRI의 '페콜라(PECOLA)', 유아를 대상으로 언어, 과학, 공학, 미술, 수학 등을 가르치는 미국 '로이비(ROYBI)'의 로이비 로봇 등이 그것이다.
 

다양한 5G 기술 모습 드러내

CES는 연결, 수송, VR/AR, 디지털 헬스 등의 근간인 5G 생태계가 한 자리에 모이는 유일한 전시회다. 이번 CES 2020에서도 5G의 초고속, 초저지연성, 초연결 등을 활용한 IoT(사물인터넷), AI, 스마트팩토리 등의 솔루션이 공개됐다. 국내 통신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CES 2020에 참가한 SK텔레콤은 5G MEC(모바일 에지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한 5G 8K TV와 삼성전자 '더 세로 TV'와 영상통화 서비스를 접목한 '콜라 for 세로 TV'를 선보였으며, 미국의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노키아와 에릭슨 등의 통신장비업체도 참가해 다양한 5G 솔루션을 시연했다. 새로운 5G 디바이스도 공개됐다. 중국의 TCL은 500달러 이하에 후면 쿼드 카메라를 장착한 5G 스마트폰 'TCL 10 5G'를 공개했고,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5G 태블릿PC '갤럭시 탭 S6 5G'를 전시했다. 다만, 오는 2월에 개최되는 세계 최대 모바일 관련 전시회인 MWC 2020 때문인지 본격적으로 시장을 이끌 신제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세로 떠오른 8K, OLED

CES에서 TV, 모니터 등의 디스플레이는 가장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분야다. 올해 CES에서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신기술'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8K, OLED, AI 등의 기존 기술을 더욱 발전시킨 신제품이 등장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딥러닝이 적용된 AI 퀀텀 프로세서와 화면 베젤을 없앤 인피니티 디자인을 채택한 QLED 8K TV를 선보였으며, LG전자는 알파9 3세대 AI 프로세서와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OLED 패널,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AMD 프리싱크 등의 기능을 갖춘 8K TV를 전시했다. 모니터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MSI 등이 1000R 커브드 모니터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모니터를 사용할 때 두는 거리인 1m 안팎에서 최적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ASUS가 선보인 360Hz 고주사율 게이밍 모니터도 화제였다.
 

노트북에도 불어온 폴더블 바람

CES 2020은 폴더블 디바이스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로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로욜(Royole), 화웨이도 이전보다 개선된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TCL은 폴더블 태블릿을 공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노트북에도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모습을 보였다. 레노버가 CES 2020에서 공개한 '씽크패드 X1 폴드'는 반으로 접으면 다이어리처럼 휴대할 수 있고, 펼치면 13.3인치 노트북처럼 활용할 수 있다. 레노버에 따르면, 이 노트북은 최대 3만회 동안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다고 한다. 한편, 듀얼 스크린을 갖춘 노트북도 이번 CES에서 공개됐다. 델이 선보인 듀얼 스크린 디바이스 ‘델 콘셉트 듀엣’은 물리 키보드를 한쪽 화면에 거치해 노트북처럼 쓸 수 있고, 두 개의 화면에서 서로 다른 앱을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모빌리티의 또다른 미래를 그리다

CES 2020에서는 AI, 5G, IoT 등과 결합된 차세대 모빌리티 관련 기술과 서비스가 다양하게 전시됐다. IT와 모빌리티의 융합이 계속되면서 기존의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여러 IT기업도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를 CES에서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통해 새로운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는 우버와 함께 개발한 UAM을 비롯한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선보였고, 다임러는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을 얻은 자율주행 콘셉트카 '비전 ATVR'을 공개했다. 수많은 IT기업들도 커넥티드 카, 자율주행차 등을 위한 기술을 전시했다. 인텔은 새롭게 인수한 '모빌아이'의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했으며, 소니는 자체 자작한 전기 콘셉트카 '비전-S'를 공개했다. 아마존도 AI 스피커 알렉사와 자동차를 결합한 '에코 오토'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