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IT업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몸살 앓아…재고 부족, 신제품 출시 연기
2021-02-12 이철호 기자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인해 국내는 물론 전세계 PC·IT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IT기기의 상당수가 중국에서 제조되는 상황에서 공장 가동이 멈추자 재고가 바닥나고 가격이 급등하는가 하면 신제품 출시가 연기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 연휴를 마친 중국 공장들은 전날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당국의 규제가 강화된데다가 연휴 기간 고향을 방문한 근로자들이 이동 통제로 인해 직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해 정상화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아카데미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해 피해를 보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 A는 "그동안 거래를 진행해오던 중국 공장이 가동을 중단해 필요한 제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물건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전화를 드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PC 관련 제품 중에서는 대부분의 제품이 중국에서 제작되는 키보드, 마우스, 케이스 등의 타격이 심각하다. 주변기기 업체 관계자 B는 "현지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신제품 출시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특히 PC케이스처럼 사이즈가 큰 제품의 경우 새 제품을 들여오기도 힘든 상황에서 재고를 창고에 보관하기도 어려워 여러 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고 밝혔다.
노트북, 모니터, 스마트폰, TV 등에 필요한 LCD 생산도 차질을 겪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된 중국 우한에는 BOE, CSOT 등 중국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생산라인이 조성되어 있는데, 중국 정부의 우한 폐쇄 조치로 인해 패널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인력,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생산 차질은 벌써부터 PC와 IT기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가격비교사이트의 일부 메인보드의 가격은 1개월 전까지만 해도 최저가가 6만원대에 불과했으나 2월 들어 2배 이상인 12만원에서 14만원까지 상승했다. 그나마도 재고가 없어 구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IT기기 생산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닌텐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닌텐도 스위치 출하를 연기했다. 한국과 일본에 출하되는 닌텐도 스위치는 닌텐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다. 또한, 오는 3월 출시될 예정인 '동물의 숲' 신작 번들의 사전예약 일정도 뒤로 미뤄졌다.
업계 관계자 C는 "오는 17일부터 중국 공장이 다시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에 따라 이번 충격이 얼마나 오래 갈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잠잠해지고 생산라인이 안정을 되찾는지에 따라 2020년 상반기 PC·IT업계 상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