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위험 없는 차세대 플렉서블 배터리가 온다! 배터리 전문기업 제낙스(JENAX) 김창현 신사업개발실장 인터뷰

2021-03-04     이철호 기자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리튬 이온 배터리는 IT 산업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에너지의 고용량화, 경량화, 소형화 조건에 적합해 각종 제품에서 핵심 부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ESS(에너지 저장 장치) 배터리, 전기자동차 화재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잘 휘어지면서 화재 위험도 최소화한 플렉서블 배터리가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제낙스(JENAX)가 있다. 배터리 제조 전문 기업, 제낙스는 자사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배터리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제낙스 플렉서블 배터리 개발의 중심에 있는 김창현 신사업개발실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제낙스(JENAX)
 

Q. 먼저 제낙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저희 제낙스는 지난 1991년, 스테인리스 와이어 사업을 시작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2002년도에 코스닥에 상장됐습니다. 창업 초창기에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저희의 독보적인 소재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배터리 사업입니다. 특히 저희만의 스테인레스 와이어 가공 역량을 바탕으로 배터리 안정성을 향상시킨 기술을 개발해 현재 업계 내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상적인 산학협력의 성과를 통해 개발된 저희 제낙스 플렉서블 배터리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 ESS 핵심 부품 등에서도 큰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Q. 현재 배터리 시장의 기술 수준과 현황은 어떠한지?

현재 배터리 시장은 소형 원통형 셀 분야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소형 원통형 셀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제품의 성능 편차가 최소화되어 있어 안정적으로 다량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용량이 1∼2Ah 수준이어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폭발 정도도 상대적으로 작고 화재 진압이 쉬워서 산업계의 니즈에 잘 맞는 제품입니다. 저희 제낙스는 이러한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노하우를 바탕으로 배터리 제작에 나섰습니다. 이를 통해 공개된 플렉서블 배터리는 양산 채비에 한창입니다.  

Q. 제낙스 플렉서블 배터리에는 자체 개발한 신소재가 적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소재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린다.

지금까지의 배터리는 알루미늄 포일에 활물질(배터리의 양극에서 실제 배터리의 전극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을 도포하는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생산이 간편하지만, 배터리에 힘을 가해 구부리면 활물질이 떨어져서 배터리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제낙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소재로 자체 연구‧개발한 메탈 파이버를 선택했습니다. 저희는 메탈 파이버에 활물질을 바르면 활물질과 전기를 전달하는 도전성 입자들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밝혀냈고, 여기에 유연성을 지닌 포장재 기술까지 확보해 플렉서블 배터리 제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개발된 플렉서블 배터리는 2차원 평면구조가 아닌 3차원 입체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통해 전자 이동의 자유도가 높고, 전자가 이동하는 거리도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전극 내부저항도 최소화되어 전자이동이 더 용이해졌습니다. 게다가 리튬이온도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구부러진 상태에서도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기존
 

Q. 배터리가 구부러지고 펴지는 과정에서 외부 충격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제낙스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배터리 산업은 종합 예술과도 같아서, 소재 하나가 훌륭하다고 해서 안전성을 비롯한 2차 전지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 역시 메탈 파이버 소재 이외에 여러 독자적인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메탈 파이버를 활용한 독점적인 배터리 제조 기술은 겔 전해질을 이용한 2차 전지는 물론 화재 위험을 최소화한 불연성 전해질에도 사용이 가능해서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제낙스
다양한
 

Q. 이렇게 개발된 제낙스 플렉서블 배터리는 앞으로 어떤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지?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분야로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있습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27% 증가한 총 52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특히 현재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스마트워치는 물론 옷처럼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스마트 의류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에 저희 제낙스 플렉서블 배터리가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도 제낙스 플렉서블 배터리가 많이 쓰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에서는 모터와 함께 배터리가 가장 중요한데, 플렉서블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전기차 설계와 디자인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뿐만 아니라 ESS 분야에서도 쓸모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발전을 통해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는 ESS의 경우 최근 화재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희 제낙스의 플렉서블 배터리는 전력효율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뛰어나 화재 걱정 없는 ESS 제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Q. 제낙스 플렉서블 배터리에 대한 국내외 반응은 어떠한가?

제낙스 플렉서블 배터리는 지난 CES 2015 박람회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됐으며, 같은 해 1월 일본 웨어러블 박람회에서도 선보여 현지 바이어들의 열띤 호응을 모은 바 있습니다. 발표 직후부터 해외 굴지의 기업들은 물론 국내 대기업, 중국 기업도 큰 관심을 보이면서 제낙스는 배터리 산업계에서 주목받는 플레이어로 우뚝 서는 데 성공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분리막 분야 기술 기업인 명성티엔에스와 차세대 2차전지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에 나섰습니다. 지난 2월 제낙스와 명성티엔에스는 메탈파이버를 활용한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관련 특허 공동 사용권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으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분야에서도 협력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EV)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지난 2월 26일에는 부산대학교 병원과 웨어러블 의료기기 및 의료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연구교류 및 임상연구 등에서 협력을 이어 나가게 됩니다. 해마다 헬스케어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웨어러블 및 IOT 디바이스 제품 개발은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손꼽히고 있으며, 제낙스가 국내외 의료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제낙스의 향후 비전과 계획은?

현재 대한민국의 최대 먹거리가 반도체라면, 미래에는 배터리가 새로운 효자산업으로 등극할 것입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디바이스, 무선 기기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전자제품에는 배터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제낙스는 유연하면서 전력효율이 좋고 안전성도 뛰어난 플렉서블 배터리를 통해 대한민국 제조업 부흥에 이바지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독보적인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전극 제조 설계 단계를 최적화시키는 한편, 양산을 가능케 하는 제작 공장에서의 역량도 최적화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2차전지 완제품 제조에 대한 노하우를 배터리 관련 사업 전체에 확대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