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험. 삼성 센스 X180 노트북 With 인텔 와이맥스
1부- 센스 X180 노트북을 사기 전에…
노트북 구매 문제로 나는 무려 네 가지 선택의 갈래에서 고민해야 했다.
1. 애플 아이패드
단순 용도로 쓰려면 웬만한 노트북보다 낫다. 하지만 몇 개월만 더 참고 기다리면 더 매력적인 아이패드 2세대가 나올 것이다.
맨 처음 아이패드가 거론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분명 아이패드가 노트북의 영역을 완전히 대체하기란 무리다. 하지만 내 사용 영역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판단했다.
키보드가 없는 문제는 키보드 독이나 블루투스 키보드라는 대안이 있으며, 페이스북이나 간단한 메모라면 터치스크린의 가상 키보드로도 불만 없이 쓸 수 있다. 사이즈 문제도 노트북 대체용이라면 오히려 아이패드가 작고 가볍다. USB나 카드 리더가 없는 문제 또한 관련 액세서리가 시중에 나와 있어 다소 불편할 지는 몰라도 해결이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최종적으로 아이패드를 사지 않은 이유는 지금의 아이패드가 출시된 지 너무 오래됐다는 것, 아이패드 2세대가 한달 후 발표될 예정이라는 것 때문이다. 아이패드가 지난 1월 CES2010에서 처음 발표됐기 때문에 후속모델 또한 1년이 지난 내년 1월 발표될 확률이 높다. 아이폰 4가 발표된 후 국내 출시까지 약 4개월 정도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아이패드는 아마 늦어도 내년 여름이면 국내 출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가 구매하는 제품이 무엇이냐를 떠나서, 최소한 6개월 정도는 신제품이라는 기분을 내고 싶다.
2. 애플 맥북 에어
이 정도 크기에 이 정도 성능을 낼 수 있는 노트북은 지구상에서 맥북 에어밖에 없다. 하지만 가격도 비싸다.
내가 노트북을 살 것이라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추천했던 제품이 바로 맥북 에어였다. 확실히 맥북 에어는 매력적이다. 같은 울트라 씬 노트북이라도 맥북 에어와 다른 제품의 차이는 엄청나다.
성능부터 얘기하자면, 우선 맥북 에어는 이 크기대 제품 중 가장 강력한 그래픽 카드가 달려 있다. 아니,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작은 울트라 씬 노트북에 화려한 그래픽 성능을 기대하는 건 꿈과 같다. 하지만 맥북 에어는 해냈다. 지포스 320M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달아 HD 동영상을 거뜬히 돌리는 것은 물론 스타 2 같은 게임도 일부 옵션을 조절해 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SSD는 노트북용 하드디스크의 느린 속도와 차원이 다른 성능을 가졌다. 부팅 속도뿐 아니라 절전/대기 모드 상태에서 빠르게 복원되며 빠르게 돌아간다. 게다가 그 얇고 가볍다는 울트라 씬보다 얇고 가볍다. 이 정도 두께와 무게는 넷북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최고의 제품이자, 진정한 노트북인 셈.
하지만 좋은 만큼 손에 넣기 위한 대가도 크다. 맥북 에어에 필수라 할 수 있는 옵션(메모리와 SSD 용량 확장, 아이웍스와 애플케어 정도 되겠다)을 더하면 어느새 200만 원 안팎이다. 그리고 골수 윈도 유저가 맥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맥북 에어의 부트캠프 기능으로 윈도 설치가 가능하나,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았다.
3. 에이서 아스파이어 1430Z
싸다. 그런데 그거 말고는…
아스파이어 1430Z의 가장 큰 미덕은 ‘싸다’는 것. 최저가 검색을 통해 쇼핑몰에서 50만 원 중후반이면 살 수 있다. 삼성의 듀얼코어 넷북 NF110과 비슷한 가격대로, 이 정도면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디자인과 키보드 구성이 매력적이다. 마감 품질이야 이 가격대에서 뭘 바라겠냐만, 보기만 좋고 관리하기 어려운 하이그로시를 쓰지 않은 것은 정말 칭찬해 주고 싶다. 게다가 노트북에서 예민한 우측 시프트/방향키 배치도 데스크톱과 거의 같아 쓰기 좋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
하지만 그뿐이다. 가격 말고 뚜렷한 장점이 없다. 게다가 아스파이어 1430Z는 가격 절감을 위해 윈도 대신 리눅스를 내장해, 윈도를 쓰려면 따로 구해서 깔아야 한다. 가격 하나로 이러한 단점을 커버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나의 경우 그렇게 끌리지는 않았다.
4. 삼성 센스 X180(KT 와이브로 무제한 50요금제)
여러 모로 괜찮고 와이맥스는 생각보다 멋진 기능이다. 하지만 3년 노예약정의 족쇄도 감당해야겠지.
가격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사실 통신사 약정이 걸리는 제품이라면 굳이 가격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센스 X180 코어 i3급 제품을 시중에서 구매하려면 100만 원대로, 위의 아스파이어 1430Z에 비하면 비싸긴 하다. 하지만 그 외 여러 장점(성능, 윈도 OS, A/S 편의성)을 고려하면 약간 거품이 있을지언정 비싸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센스 X180을 KT의 와이브로(와이맥스) 패키지로 3년 약정을 걸면 한 달에 43,183 원씩 3년을 내야 하는데, 합치면 1,554,588원이 된다. 기기 값이 150만 원대라면 터무니없이 비싸지만 3년 내내 전국 웬만한 장소에서 무선인터넷을 편하게 쓸 수 있는 조건이 더해진 거라면 결코 비싸지 않다고 본다.(참고로 광랜 한 달 비용이 2만 6천 원이라 치면 3년 비용이 93만 6천 원이다.) 사족을 붙이자면 위의 맥북 에어보다 싼 값으로 노트북+3년 무선인터넷을 얻는 것이다. 물론 나중에 중고로 팔 것을 생각하면 맥북 에어가 낫겠지만 중고값까지 신경쓰면서 노트북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따라서 가격 대비 성능이나 구매 조건만 따지면 넷 중 가장 매력적이며, 윈도를 쓰기에도 이상적이다. 하지만 3년 약정이라는 전제 조건을 감수해야 하며, 울트라 씬임에도 크기와 무게가 일반 노트북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그 외
LG 엑스노트 T290: 센스 X180과 성능, 요금제 모두 동일하다. LG라는 것만 다를 뿐.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엑스노트 T290이 더 맘에 들었다. 하지만 키보드와 터치패드 사용이 너무 불편해 센스 X180으로 마음을 돌렸다.
이와 같은 조건들을 놓고 지난 한 달간 고민을 하다가 결국 센스 X180으로 결정했다. 여러 조건을 견주었을 때 가장 매력적인 데다 와이맥스에 대한 호기심도 더했던 것이다.
색상은 흰색을 골랐다. 원래 '노트북은 검정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는데, 센스 X180의 검정색 모델은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최근 출시된 센스 SF310의 디자인을 보면 정말 같은 회사 제품이 맞나 싶을 정도다. 다행히 흰색은 극악스러운 검정색과 달리 예쁘다. 변색 걱정도 들지만;;;
제품 사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2부를 통해 다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