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원작에 부끄럽지 않은 리메이크,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파이널 판타지 7’은 게임 역사에서 손꼽힐만한 명작이다. 단순히 JRPG의 카테고리를 떠나 모든 게임 장르를 통틀어서도 정말 잘 만든 게임이다. 이러한 명작이 리메이크된다고 하면 기존 게이머들은 환호하기보단 걱정이 앞선다. 명작이 리메이크된 것 중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파이널 판타지 7’의 리메이크는 스퀘어에닉스가 망할 위기였을 때 꺼낼 ‘비장의 카드’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런 ‘파이널 판타지 7’의 리메이크가 지난 2015년 발표되었을 때 많은 게이머가 걱정했지만, 놀라운 그래픽으로 재탄생된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의 모습을 확인한 후 모두 하나같이 열광했다. 문제는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가 발표된 후 4년이 넘도록 출시가 되지 않아 게이머들의 애간장만 녹였다.
그리고 마침내 2020년 4월 10일,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의 발매일이 결정되었다. 물론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에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좋은 소식은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퀄리티로 나왔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분할 판매라는 것이다.
완전히 바뀐 전투 시스템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는 기존 설정만 가져온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원작은 턴제 기반 전투 시스템을 좀 더 액티브하게 바꾼 ‘액티브 타임 배틀(ATB)’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기존 턴제 RPG는 아군이 모두 움직인 턴을 넘겨 적군이 모두 움직이고, 다시 아군에게 턴이 넘어오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7’의 ATB는 아군과 적군 모두 민첩성 수치에 따라 턴이 돌아오는 방식이다. 턴이 돌아온 캐릭터에게 명령을 내리는 시간에도 시간이 흐르기 때문에 빠른 판단과 전략이 필요하다.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보다 효과적으로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전략의 깊이가 필요하다.
이번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는 ‘파이널 판타지 15’처럼 실시간 액션 배틀로 변경되었다. 실시간으로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면서 공격과 회피, 방어를 해야 한다. 어빌리티나 마법, 아이템 등은 직접 선택해 발동해야 하며, 선택 도중에는 시간 흐름을 느리게 해 전투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다만, 기존 팬들의 경우 이러한 시스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 전투 시스템도 넣었다.
실시간 액션 배틀은 단순하면서 알기 쉽지만, 그만큼 조작이 복잡하다. 더구나 전투에 참전하는 캐릭터는 최대 3명인데 직접 조작하지 않는 캐릭터의 인공지능이 좋지 않아 비효율적인 전투를 한다. 이렇다 보니 난도가 올라가면 실시간으로 조작 캐릭터를 바꿔가며 어빌리티나 마법, 아이템을 사용해 줘야 한다.
좀 더 심도 깊은 캐릭터‧세계관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는 원작 스토리를 분할했지만, 그만큼 더 심도 깊은 내용이 진행된다. 원작에서는 별 관심도 없었던 캐릭터나 장소도 보다 상세하게 표현했고 중간에 간략히 지나치는 스토리도 좀 더 상세하게 묘사한다.
물론, 원작을 해봤던 게이머라면 ‘아 그랬구나!’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게이머에게는 ‘굳이 이걸?’이라는 반응도 나올 수 있다. 게다가 플레이 타임을 늘려놓은 만큼, 메인 퀘스트는 상당히 멋지게 그려지지만, 서브 퀘스트는 단순히 시간 때우기나 노가다가 많다. 서브 퀘스트는 무조건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지만, 최근 액션 RPG는 서브 퀘스트에도 공을 들이는 것이 트렌드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충분한 개발 시간에도 사소한 퀄리티 부족이 눈에 띈다. 특히 텍스쳐 부분이 가장 거슬리는데 일부 풍경 표현이나 탁자, 벽 등의 텍스쳐를 보면 PS2급 퀄리티라 이게 과연 PS4 황혼기에 나온 게임이 맞나 싶기도 하다.
이외에도 여러 단점이 있지만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를 하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이미 완결된 스토리를 잘라서 즐겨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뒷이야기가 궁금하면 원작을 플레이하는 것도 좋겠지만,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로 높아진 눈높이를 해소할 수는 없다고 본다. 앞으로 몇 년 뒤에 나올지 모르는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파트2’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