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VR‧AR EXPO 2020] 언택트 시대를 위한 기술, 한 자리에 모이다
2021-08-14 이철호 기자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컴퓨터로 구현된 가상공간에서 실제와 유사한 체험을 가능케 하는 VR(가상현실), 현실세계에 새로운 가상 이미지를 추가하는 AR(증강현실)은 미래를 이끌 차세대 기술로 늘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를 원활히 즐길 하드웨어와 사람들을 사로잡을 콘텐츠의 부재 속에서 ‘만년 유망주’ 취급을 받아온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2020년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전망이다.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VR과 AR은 엔터테인먼트는 물론 교육, 비즈니스 등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서울 VR‧AR EXPO 2020'이 8월 13일, 서울 코엑스 C홀에서 막을 올렸다. 메쎄이상과 코엑스 주최 아래 15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2020 언택트 테크쇼'와 동시 개최되어 언택트 시대를 위한 솔루션과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언택트 시대를 선도한 최신 VR‧AR 기술과 솔루션을 만나보자.
가상현실로 즐겨요, 새로운 교육
VR, AR 기술이 가장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었던 분야 중 하나로는 교육이 있다. VR과 AR은 딱딱한 교과서와 인터넷 강의에서 벗어나 더 색다르고 재미있게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VR, AR, MR(혼합현실)을 아우르는 XR(확장현실) 기술이 새로운 교육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서울 VR‧AR EXPO 2020에서도 VR, AR을 활용한 교육 솔루션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콘텐츠로는 라이징 크래프트 스튜디오의 '코딩나이츠'를 뽑겠다. 이 게임은 VR/AR 기술을 활용한 블록형 코딩 콘텐츠로, 가상현실 속에서 직접 명령어를 조립해 아이들에게 코딩 알고리즘의 원리를 재미있게 알려줄 수 있다.
빅토리아프로덕션의 'BOOK+APP'도 눈여겨 볼만 했다. 이 서비스는 기존의 일반 도서에 2D/3D AR을 접목시켜 책 속에 담긴 콘텐츠를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은 물론 교과서나 수험서에 적용되어도 괜찮을 것이다.
실생활에 쓸모 있는 VR/AR 기술
VR, AR은 그저 비트 세이버나 포켓몬 GO와 같은 게임을 즐기는 데에만 쓰이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는 다르다. 전자기기 사용법 검색에서 신제품 설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 VR과 AR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를테면 스마트폰 카메라로 제품을 비추기만 하면 사용설명서를 볼 수 있다면 어떨까? 리드워크의 AR 앱 '겟아이즈'는 AR 카메라 스캔을 통해 손쉽게 스마트폰 화면에서 사용설명서를 볼 수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서비스가 꺼려지는 상황을 십분 반영해 비대면 A/S 서비스도 원스톱으로 신청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홈 인테리어 스타트업 티라움은 3D 가상공간에서 고객이 원하는 마감재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홈픽'을 선보였으며, 민트팟은 실제 오프라인 면접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는 VR 면접 서비스 '면접의신 VR'을 전시했다.
산업, 군사 분야에도 VR/AR 기술이 적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동서발전은 VR을 활용한 직무교육 콘텐츠를 비롯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산업용 스마트안경을 활용한 발전소 설비‧안전관리 AR 콘텐츠를 선보였으며, 젠스템은 VR 기술을 활용한 군사훈련 시뮬레이터와 산업분야 가상 교육/훈련 시스템을 공개했다.
VR/AR 게임, 재미 이상을 추구하다
이번 서울 VR‧AR EXPO 2020에서는 여러 VR/AR 게임도 다수 공개됐다. 비주얼라이트가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의 스토리를 뒤집은 VR 슈팅 게임 '울프 앤 피그스; 아웃 포 벤전스'를 시연한 가운데, 리얼리티매직, 유니즈소프트, 셀빅 등도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을 적용한 게임을 공개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단순히 즐기는 게임을 넘어 유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게임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로로아트플랜이 선보인 VR게임 '더 인사이드: 나를 찾는 모험'의 플레이어는 가상현실 속에서 모험을 즐기며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이 선택을 통해 자신의 MBTI 지표를 알 수 있어 종이테스트지보다 더 정확하고 재미있는 심리테스트가 가능하다.
손의 제스처를 인식하는 액세서리인 립모션(Leap Motion)을 VR 컨트롤러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활용한 게임도 개발되고 있다. 라이브메이커스의 'Pluck-a-mole'의 경우 립 모션을 통한 3D 모션 컨트롤로 두더지를 소탕할 수 있다. 플레이해본 결과 VR 컨트롤러에 비해 움직임이 비교적 자연스러웠다.
VR, AR 위한 디바이스도 다수 전시
더 훌륭한 VR/AR 콘텐츠 제작과 플레이를 위한 디바이스도 이번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비햅틱스가 선보인 'TactSuit'는 전신에 촉각을 전달하는 무선 웨어러블 햅틱수트로, 총 70개의 모터가 탑재되어 VR게임에서의 이펙트를 생생히 전달한다. VR/AR 콘텐츠를 즐길 때 사용자가 열감과 냉감을 느낄 수 있게 한 테그웨이의 'ThermoReal'도 눈길을 끌었다.
또한, 셀코스는 VR/AR HMD에 활용되는 1080p 패널 2종과 더불어 세계 최초로 개발한 4K UHD 화질의 패널 2종도 선보였다. 올아이피정보통신은 8K 콘텐츠 재생이 가능한 고해상도용 독립형 VR HMD인 '드래곤아이 8K'를 전시했다.
뉴 노멀 시대에 필요한 언택트 솔루션도 선보여
서울 VR‧AR EXPO 2020 전시장 한 쪽에는 2020 언택트 테크쇼 전시장이 마련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시점에서 비대면 산업을 이끄는 기술과 솔루션이 언택트 테크쇼에서 전시됐다. 서울 VR‧AR EXPO 2020에서도 언택트 시대를 노리고 선보인 VR, AR 서비스가 많은 편이었다.
2020 언택트 솔루션에서는 주로 온라인 강의를 위한 교육용 솔루션이 많이 전시됐다. 피케이엘앤에스는 22인치 터치모니터와 내장형 OPS PC 등이 내장된 무선전자교탁을 전시했고, 다림비젼은 교실에서 쉽게 이러닝, 원격수업이 가능한 인터넷 방송 솔루션과 스마트 교실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교육 이외의 실생활에 언택트 서비스를 접목하려는 시도도 만나볼 수 있었다. 엠투소프트는 신청서, 계약서, 동의서 등의 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손쉽게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크로닉스 스마트폼 7'을 전시했고, 메클라우즈는 리얼 아바타와 실시간 VR을 통해 모바일에서도 세계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여행 매칭 서비스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