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게임 전쟁, 2020년 하반기 제2막 열리다!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그동안 베타 서비스 등으로 진행되던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 3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한다. 클라우드 게임은 서버 쪽의 고성능의 PC 등으로 구동되는 게임을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기기의 화면으로 스트리밍해서 즐기는 방식이다. 비교적 성능이 낮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으로 고성능 PC나 콘솔 게임기 못지않은 그래픽의 AAA급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통 3사는 그동안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문제점의 개선 방안을 찾고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게임과 요금제 등을 확정 지었다. 각 이통사의 클라우드 게임의 정식 서비스는 이전 베타 서비스와는 다른 부분도 보인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바뀌었는지 알아보자.
통신사 관계없는 진검승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베타 서비스 기간 제한되는 조건이 많았다. 특히 통신사 간의 제약 조건이 컸는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통신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아니면 즐기기가 쉽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사용 중인 통신사와 관계없이 베타 체험을 모집했지만, SK텔레콤의 5G 서비스를 사용 중인 사용자가 우선순위로 선정됐다. KT는 KT 사용자가 아니면 신청을 하지 못했으며, LG유플러스도 초기에는 LG유플러스 사용자만 사용 가능했다가 타 통신사 사용자는 제한적으로 선정해 베타 체험이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각 통신사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정식으로 오픈되면 이러한 제약 조건을 모두 없애고 콘텐츠로 승부할 계획이다. 먼저 LG유플러스는 8월 말, KT는 오는 9월부터 정식 서비스하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다른 통신사 이용자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는 9월에 모든 통신사 이용자들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이통 3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여전히 iOS 기반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즐길 수 없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 업체에 직접 결제하는 구독 서비스 형태인데 애플에서는 이 같은 판매 행위를 앱스토어에서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추후 정책이 바뀌면 가능할지 몰라도 현재로는 안드로이드 OS 기반 기기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하다.
SK텔레콤 & MS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
SK텔레콤은 오는 9월 15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XBOX) 클라우드 게임’을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지난해 양사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본부장은 “시범서비스를 11개월간 운영하며 네트워크 품질 개선, 게임 성능·사용자환경(UI) 향상, 한국어 지원 확대, 마케팅 채널 구축 등 여러 방면에서 출시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SK텔레콤은 오는 2023년까지 가입자 100만명을 유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은 MS의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에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은 MS에서 제공하는 게임 구독 서비스인 ‘엑스박스용 게임 패스’와 ‘PC용 게임 패스’, 엑스박스 멀티 플레이 이용 서비스인 ‘엑스박스 라이브 골드’를 모두 합친 서비스이다. 한 달 이용료가 16,700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게임을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100여종의 게임을 엑스박스, PC, 모바일 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KT
게임 박스
KT는 자체 구독형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명칭을 ‘게임박스(GameBox)’로 바꾸고 지난 8월 12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KT의 ‘게임박스’는 월 9,900원만 내면 별도의 게임 구매 비용 없이 스마트폰, PC, 인터넷TV(IPTV) 등을 이용해 100여종의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올해까지는 50% 할인한 금액인 4,950원에 즐길 수 있으며, 첫 달은 무료로 제공된다. KT의 ‘게임 박스’는 9월부터 다른 통신사 사용자에게도 개방될 예정이다.
현재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무료 플레이는 5분만 가능하다. 게임을 실행하고 5분이 지나면 접속이 끊기고 재접속해야 하는 방식이다. ‘게임 박스’의 서비스가 어떤지 확인하고 싶다면 무료 플레이로 확인해보고 구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KT는 오는 2022년까지 가입자 1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월 10개 이상 인기 게임을 제공해 올 연말까지 서비스하는 게임을 200개로 확대하고, 모바일이나 PC 등 다양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N 스크린’을 지원할 계획이다. 9월에는 PC 버전, 10월에는 IPTV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손을 잡고 ‘지포스 나우(GeForce Now)’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포스 나우’는 이미 지난 2020년 4월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이다. ‘지포스 나우’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가 탑재된 서버에서 게임을 구동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자의 장치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타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와 달리 하드웨어를 대여해주는 것일 뿐 게임은 별도로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용자는 자신의 스팀 계정이나 유플레이 계정을 연동해 구매한 게임을 ‘지포스 나우’로 즐길 수 있다. 물론, 모든 게임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며, 계속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 게임을 늘리고 있다.
기존 ‘지포스 나우’는 LG유플러스 사용자만 서비스 신청이 가능했지만, 8월 24일부터 다른 통신사 사용자도 신청이 가능해졌다. 이번 서비스 개방과 함께 모든 사람이 ‘지포스 나우 프리미엄’(월 12,900원)을 가입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 사용자라면 프리미엄 50% 할인 혜택이 제공되고, ‘지포스 나우 베이직’은 LG유플러스의 5G, 유선 인터넷 고객에게만 제공된다.
손민선 LG유플러스 클라우드서비스담당 상무는 “서비스 출시 이후 돈을 지불할 테니 ‘지포스나우’를 쓰게 해달라는 타사 고객의 요청이 많았다”며 “더 많은 게이머가 스마트폰뿐 아니라 일반PC, Mac, IPTV 등의 다양한 기기에서 본인의 게임을 즐기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5G 새로운 킬러 콘텐츠, 게임
이통 3사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빠른 무선 통신 서비스인 5G에 특화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과거 이통 3사는 3G에서는 음악, 4G에서는 동영상을 주된 스트리밍 콘텐츠로 내세웠으며, 5G는 양방향 통신 속도가 빨라야 하는 게임을 주된 스트리밍 콘텐츠로 선택한 것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IHS Markit)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가 2018년에는 3억 8,700만 달러(약 4,600억원)였지만, 2023년에는 25억 달러(약 3조원)로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게임이 효율적인 여가 콘텐츠로 떠오르면서 클라우드 게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렇듯 이통 3사는 하반기 신규 먹거리로 클라우드 게임을 선택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