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가볍게 즐기는 미스터리 어드벤처 게임, 루트 필름
2020-09-07 남지율 기자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어드벤처 게임은 텍스트와 일러스트가 메인이 되는 게임이며, 대체로 조작이 단순한 편에 속한다. 장르의 특성으로 인해 어드벤처 게임은 느긋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인상을 지녔다. 그러나 '역전재판'처럼 의외로 깊은 추리가 필요하거나 진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2회차 플레이가 필수인 등 마냥 가볍게 즐기기는 어려운 작품이 제법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어드벤처 게임 '루트 필름'은 다르다. 추리 시스템이 있지만 난이도가 낮은 편이고 옴니버스 방식으로 구성된 에피소드 덕에 템포를 조절하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어드벤처 게임에 처음 입문하는 이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리뷰를 통해 루트 필름을 살펴보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어드벤처 신작
게임의 첫 에피소드는 '야구모 영상'을 운영하는 영상 작가인 '야구모 린타로'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야구모는 10년 전에 모종의 이유로 중단되었다가 부활한 미스터리 드라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참고로 게임의 배경은 시마네현을 다루는데, 이는 카도카와 게임즈의 전작인 '루트 레터'와 동일하다. 하지만 루트 필름은 루트 레터와 연관 없는 내용이기에 전작을 접하지 않았더라도 문제없이 즐길 수 있다.
'미스터리 어드벤처'에 걸맞게 이 게임에서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프롤로그 격인 첫 에피소드에서는 야구모가 10년 전에 촬영된 영상 소스에서 수상한 부분을 발견하며, 이에 수상함을 느낀 야구모가 관계자들을 추궁하며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총 7개의 에피소드가 제공되는 이 게임은 에피소드 당 약 2시간 분량을 지녔으며, 각 에피소드마다 드라마가 연상되는 엔딩 크레딧이 존재한다. 따라서 연속적으로 즐겨야 하는 게임이 아니라 마치 넷플릭스를 감상하는 느낌으로 템포를 조절하며 가볍게 즐길 수 있었다. 시나리오의 완성도도 제법 뛰어난 편에 속했다.
또한, 다회차 플레이가 거의 필수적이었던 '베리드 스타즈'와 달리 하나의 엔딩만 존재하는데, 이 점 역시 플레이어의 부담감을 덜어주기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단순하지만 몰입감 높은 시스템
게임의 시스템도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기보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을 지녔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는 배경과 사물에서 단서를 찾는 과정을 꼽을 수 있다. 어디를 찾아볼 수 있는지가 전부 표시되기 때문에 배경을 일일이 관찰하고 눌러보는 것에서 발생하는 피로감이 없다.
인물과의 대화에서도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이에 대한 시스템은 '공감각 워드'라는 이름으로 구현되어 있는데, 대화 중에 이를 직접 찾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연출이 발생한다. 연출이 발생한 뒤에는 '세모 버튼'을 눌러 공감각 워드를 기억할 수 있으며, 이는 후술할 '진상 해명' 파트에서 사용된다.
단서들이 충분히 모여지고 스토리가 진행되면, '진상 해명' 파트에 돌입하게 된다. 진상 해명 파트에서는 '맥스 모드'라는 시스템이 적용되었는데, 적절한 공감각 워드를 활용해 진실을 파헤칠 수 있다. 맥스 모드의 추리 난이도는 낮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맥스 모드에는 마치 격투 게임이 연상되는 게이지가 적용되어 있어 단순하지만, 몰입감이 상당했다.
마치며
루트 필름은 마치 넷플릭스를 감상하듯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미스터리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 게임은 시나리오의 높은 완성도와 간결하지만, 몰입감 높은 시스템을 지녔으며, 번역의 퀄리티도 준수한 편이다. 비록 69,800원이라는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 플레이 타임이 15시간이라는 점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즐겨볼 가치가 충분한 게임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