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시뮬레이션 레이싱의 정체성은 어디로? 프로젝트 카스 3
2021-09-29 남지율 기자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프로젝트 카스’는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의 대표주자 중 하나다. 이 게임은 타이어의 마모도나 피트 스톱(레이싱 중 연료 보급, 타이어 교체 등을 위해 잠시 정지하는 것) 등 사실적 요소가 잘 구현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카스는 리얼함을 중시하는 게이머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으며, 실제 카레이서의 연습용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3년 만에 출시된 신작 ‘프로젝트 카스 3’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리얼함을 더해주는 요소가 대거 삭제됐으며, 아케이드성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이로 인해 초심자의 진입장벽은 낮아졌지만, 프로젝트 카스의 기존 팬들에게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은 상황이다.
양날의 검을 지닌 작품
프로젝트 카스 3는 서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리얼함과 관련된 요소가 대부분 사라졌다. 이제는 연료를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달릴 수 있으며, 현실과 달리 타이어는 마모되지 않는다. 초심자를 위한 요소도 추가됐다. 코너 마커가 도입되어 코너를 돌 때 언제 엑셀을 밟고 브레이크를 밟을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조작감도 아케이드의 느낌이 강했다. 신규 유저 영입을 위해 게임의 방향성을 크게 바꾼 모양이다.
이는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프로젝트 카스 2’에서 피곤함을 느꼈다면, 아케이드성이 더해진 프로젝트 카스 3가 만족스러울 수 있다. 반대로 프로젝트 카스 2의 리얼함에 반한 이들이라면 프로젝트 카스 3는 지난 5년간 이 시리즈가 사랑받은 이유를 대거 부정한 작품에 불과하다. 차라리 프로젝트 카스 3 대신 전작을 계속 즐기겠다는 의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릴 수 있으니 자신이 어떤 성향에 레이싱 게임을 좋아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한 뒤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양한 즐길거리, 하지만 부족한 그래픽
프로젝트 카스 3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제공되는 게임이다. 커리어 모드의 깊이가 부족하다고 비판받은 전작과 달리 이제는 본격적인 커리어 모드가 제공된다.
커스터마이징 모드가 추가된 점도 주목할 점이다. 차량의 디테일한 커스터마이징은 물론이고 레이서의 커스터마이징까지 가능하다. 다만, 레이서의 커스터마이징은 디테일한 요소를 바꿀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모드는 라이벌전이다. 라이벌전은 시간제한이 있는 모드로 일일, 주간, 월간 이벤트로 구성된다. 시간이 경과하면 다시 플레이할 수 없으며, 각 이벤트마다 도전 가능한 횟수가 정해졌다. 덕분에 긴장감이 상당하다.
하지만 그래픽은 상당히 아쉽다. 전작과 비교해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2020년에 발매되는 신작 레이싱 게임인데, 레이 트레이싱이 지원되지 않는 부분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그래픽 옵션을 변경하는 과정도 그리 매끄럽지 않았다. 레이스 도중 그래픽 옵션을 바꿀 수 없었다. 가장 불편한 점은 그래픽 옵션의 해상도 항목이다. 해상도와 주사율 옵션이 하나로 묶여있기 때문에 원하는 설정을 세세하게 적용하기 어려웠다.
마치며
프로젝트 카스 3는 리얼함을 추구하는 기존 작품의 팬이라면 추천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반면, 아케이드성이 가미된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을 선호한다면 프로젝트 카스 3는 즐길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