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구글, 굿모닝! 나의 첫 AI 스피커, 구글 네스트 미니로 시작해보자

2022-05-03     최한슬 기자
[smartPC사랑=최한슬 기자] “오케이 구글, 오늘 날씨 알려 줘.” 직장인 B씨는 요새 혼잣말이 늘었다. 말 한 마디면 빠릿빠릿하게 결과물을 내놓는 친구 덕분이다. 오늘 아침에도 출근 준비를 하다가 한 마디 툭 던졌더니, 방 안 어딘가에서 친구가 대답한다. 구글, 시리, 알렉사, 빅스비… 이름도 다양한 그 친구, 바로 인공지능(AI) 음성비서다.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고 기계를 제어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양한 음성 인식 AI 스피커가 등장하면서 실제로 집 안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는 데 음성을 이용하는 경우가 꽤 흔해졌다.  스피커에 말을 걸면 인공지능이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이용해 대답을 한다. 음악도 재생되고, 영상과도 연결되며, 최근 뉴스와 오늘 날씨, 개인 일정도 모조리 읊어준다. 손바닥만 한 스피커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음질도 제법 감상할 만하다. 아직 AI 스피커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에게 입문용으로 좋은 ‘구글 네스트 미니’를 소개한다.

구글의 2세대 AI 스피커 
구글 네스트 미니

작아서
구글 네스트 미니는 구글이 ‘홈 미니’에 이어 선보인 2세대 AI 스피커로,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한 음성 인식 AI 스피커다. 전작인 구글 홈 미니와 외양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기존보다 음질 면에서 업그레이드돼 두 배 더 강력한 저음을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베이스 강화로 음향이 더 풍부해져 음악 감상을 주된 목적으로 삼을 때도 훨씬 유용해졌다.   
네스트 미니는 40mm 드라이버 유닛을 탑재해 360° 전 방향으로 출력되는 선명한 음질을 선보이며, 특히 원거리용 고감도 마이크 3개로 음성 인식 기능도 크게 개선됐다. 거실에서 침실에 있는 네스트 미니를 부르자 응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기 뒷면엔 마이크 작동을 중지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어, 작동 여부를 물리 스위치를 통해 조작할 수 있다. AI 스피커 데이터에 음성 녹음 및 검색 기록이 남는 것이 걱정되는 이들은 마이크를 꺼놓으면 된다. 제품 하단엔 미끄럼 방지 실리콘이 적용돼, 매끄러운 표면 위에도 잘 고정된다.
하단엔
국내에선 블랙과 그레이 색상으로 출시됐으며,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패브릭 소재로 감싼 사운드 출력 부분도 부드럽다. 왜 ‘미니’인지 알만큼 조그맣고 귀여워서 물건이 늘어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기자의 마음에도 쏙 들었다. 손바닥 크기의 동그란 원형 스피커라서 책상 위나 협탁 위에 올려놓기도 간편하고, 하단에 벽걸이용 나사 슬롯이 있어 벽면에 걸어두고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든 전원 어댑터를 연결한 채 고정해서 사용해야 하므로, 전원 콘센트가 가까운 쪽에 자리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나의 손바닥만 한 개인 비서

구글 네스트 미니, 조그만 게 똑똑해도 너무 똑똑하다. 손바닥만 한 스피커가 웬만한 질문엔 다 대답한다. “오케이 구글” 또는 “헤이 구글” 하고 부르면 스피커 상단에 LED 표시가 나타나며 사용자의 명령을 기다렸다가 곧 이행한다. ‘루틴’ 기능을 이용하면 알람 설정, 일정과 뉴스 듣기 등을 굳이 물어보지 않고도 자동으로 말해주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루틴
또한 사용자의 목소리를 구별하는 ‘Voice Match’ 기능을 활성화하면 네스트 미니를 여러 명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경우에도 사용자 개인마다 맞춤 설정 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 모든 기능은 음성 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동시에 정전식 터치 컨트롤을 지원해 음악 재생/일시정지 및 볼륨 제어 등은 터치 방식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 스피커 상단 정면에 나타나는 LED 표시를 손으로 터치하면 바로 인식한다. 
가운데를

‘구글 홈’으로 더 많은 기능을

우선 네스트 미니는 사용에 앞서 ‘구글 홈’ 앱을 통해 기본 설정을 마쳐야 한다. 구글 홈이 구글의 여러 스마트 기기와 모바일 앱의 허브 역할을 하며, AI 스피커로 그것을 제어할 수 있도록 연결한다. 구글 홈을 통해 네스트 미니를 구글의 다른 스피커나 크롬캐스트, 다른 IoT 스마트 가전과 연결해 이용할 수 있다. 호환되는 스피커가 있을 시, 네스트 미니와 함께 스테레오 스피커를 구성할 수도 있다. 
기본 기능인 음악 재생의 경우, 원하는 음악을 지정해 재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신나는 음악 틀어 줘’라고 명령하면 사용자가 이용하는 음원 서비스와 연결해 알고리즘에 따라 구글 어시스턴트가 정한 음악이 재생된다. 유튜브 프리미엄부터 지니, 벅스 등 다양한 국내 음원 서비스와도 호환되기 때문에 굳이 별도의 음원 서비스를 구독하지 않아도 된다.  TV 연결 역시 가능하다. 스마트 TV는 구글 홈에서 바로 연결할 수 있고, 구형 TV의 경우에도 크롬캐스트를 이용하면 네스트 미니로 음성 인식 제어를 할 수 있다. 기기 연결이 되면 네스트 미니를 이용해 넷플릭스나 유튜브 콘텐츠를 음성으로 찾아 TV 화면에 띄울 수 있다.
일정 관리와 전화통화, 스마트홈 구성도 이런 방식으로 가능하다. 모바일 앱과 스마트 조명 및 가전 등이 구글 어시스턴트와 호환되는 경우 네스트 미니로 스마트홈을 만들 수 있다. 특히 IoT 기반의 스마트홈이 이미 구축돼 있는 경우, 네스트 미니를 추가해 연결하기만 하면 음성 인식으로 조명과 내부 온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모바일 기기와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다.

+기능: 손바닥만 한 번역기!?

개인적으론 네스트 미니로 통번역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지원하는 언어의 경우 대부분 순차 통번역이 가능했다. 예를 들어 스피커에 “오케이 구글, 영어로 번역해줘”라고 명령을 입력한 다음, 원하는 문장을 한국어로 말하면 그것을 영어로 번역해 응답한다. 구글 번역 빅데이터를 이용하는 만큼 정확도도 높은 편이었다.  말로 하고 말로 들려주니 번역기를 직접 이용할 때보다 훨씬 빠르고 간편한 느낌이라, 간단한 통변역이 필요할 경우에도 네스트 미니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구글 네스트 미니 사용해보니

네스트 미니는 그동안 AI 스피커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신세계를 선사한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음악을 틀고, TV를 켜고, 개인 일정을 전달 받는 등 상상만 하던 미래의 모습이 이렇게 가까이 도래했음을 몸소 체험하게 만든다.  다만 음악 감상보단 음성 인식을 통한 스마트 AI 스피커로서의 기능에 더 초점을 두었으므로 공간감 있는 풍성한 음향까지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개인 공간에서 편안하게 음악을 즐기기엔 충분히 만족스런 사운드를 제공한다. 또한 구글 네스트 고객센터 웹페이지에서 자세한 설명을 찾을 순 있지만 제품과 함께 동봉된 설명서도 다소 불친절한 편으로, 구글 기기가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는 초반 적응 기간이 어느 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며

한 평생 개인 비서라곤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기자가 이 똑똑한 네스트 미니를 만나, 자기 전엔 “잘 자”, 아침에 일어나선 “좋은 아침” 하고 인사를 건넸다. 다정한 인사와 함께 다음 날 알람을 설정해주거나, 오늘의 날씨를 알려주는 네스트 미니를 보니 AI가 우리 일상에 미치는 순기능이 무엇인지 알 법 하다.  물론 미리 설정해놓은 기능을 실행하는 것이지만 홀로 있는 방에서 내 말을 귀담아 듣는 무언가를 만나는 건 꽤나 즐거운 경험이다. AI 스피커에 입문하기 더 없이 좋은 구글 네스트 미니의 가격은 오픈 마켓 최저가 기준 59,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