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만 놨다하면 눈꺼풀이 천근만근 - 춘곤증 몰아내는 한방차와 지압법
신나는 봄, 하지만 몸은 피곤해
해마다 봄이면 춘곤증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흔해진다. 그런 탓인지 매년 이맘때면 방송이나 신문지상에 춘곤증에 관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춘곤증이란 어찌 보면 식상한 소재지만, 매년 반복하며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는 말도 된다.
춘곤증 증세는 다양하다. 나른함, 피로감, 집중력 저하, 소화불량 등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그 중에서 계절 변화에 따른 피로감이 춘곤증을 대표하는 증상이다. 춘곤증은 일반적으로 겨우내 움츠렸던 신진대사와 생리활동이 활발해지고, 계절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되면 실제 활동량도 늘어나고, 그에 따른 환경 변화는 알게 모르게 신체에 스트레스를 일으켜 심신을 지치게 한다. 특히 체력이 약한 사람이나 노약자,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대인들일수록 춘곤증에 허덕이게 된다.
익히 알듯이 봄은 각종 동식물들이 자라고, 활동을 재개하며 생명력을 뿜어내는 시기다. 한방에서는 이를 두고 겨울처럼 마냥 움츠려 있기보다 봄의 기운을 본받아 가볍게 활동하는 것을 권한다. 더불어 만물이 발생하는 시기이므로 생명에 해를 가하지 말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즐거운 마음을 지니고 생활하라고 이야기한다.
생리적으로도 봄철은 발생의 기운이 충만한 시기다. 이는 간의 기운이 주도하는 시기기도 하다. 즉, 간 기운이 활발히 뻗어나가려면 그 바탕이 되는 신장 원기와 물질적 토대인 진액과 혈액이 충분해야 한다. 이 밑바탕이 부족하면 기운이 부족한 원인이 된다. 원기와 진액이 부족한 사람은 당연히 보충하는 것이 좋다. 기운 자체가 잘 뻗어나가지 못하는 사람은 더 활발하고 힘찬 기운이 솟도록 기력 자체를 보충하고 상승하도록 힘을 실어줄 때가 이맘때다. 그렇다고 춘곤증 원인이 요새 유행하는 제약회사 광고음악처럼 ‘간 때문’일까. 춘곤증을 겪는다면 혹 간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놀랄 것은 없다. 춘곤증이 간 기능과 연관된 증상으로 보는 것이지, 간이 큰 병에 걸렸다는 의미는 아니다.
식후 가벼운 운동으로 춘곤증 타파
춘곤증에 대처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가벼운 맨손 체조와 산책으로 잠을 쫓고, 스스로를 좀먹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다. 소화불량으로 괴롭다면 역시 가벼운 활동과 운동만으로도 소화를 돕고 집중력도 높일 수 있다.
평소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록 봄철 피로를 줄이겠다며 보양이랍시고 지나치게 기름진 육류를 섭취하면 오히려 역효과다. 그보다 봄철에 나는 제철 음식과 채소를 자주 섭취해 장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이 현명하다. 여기에 미네랄과 비타민을 보충하면 기운 회복에 보다 효과적이다.
식후에 소화를 핑계로 의자에 앉거나 낮잠을 자는 것도 소화에 악영향을 끼치니 삼간다. 그보다 활기차게 주변을 걷는 편이 좋다. 그래도 잠을 떨치지 못하겠다면 편안한 분위기에서 15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괜찮다. 대신 지나치게 잠에 심취하거나 낮잠이 습관이 되면 오히려 머리가 더 무겁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잠에서 깨지 못한 뇌 때문에 나른함이 더 심해지니 활기찬 운동으로 머리를 맑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춘곤증 때문에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힘들거나 심각하게 시달린다면 한의사와 상담을 통해 치료하는 것도 방법이다. 통상적으로 춘곤증도 그 사람의 건강 상태에 따라 비슷하게 발생한다. 예컨대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더부룩함과 같은 소화불량, 식후 무력감, 두통이나 집중력 저하를 불러온다. 스트레스에 예민하거나 간 기능이 약한 사람은 만성 피로나 무기력함, 짜증, 두통이 따라 온다.
이 밖에도 지나치게 졸음이 몰려오는 경우는 내부보다 외부 요인에 의할 때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제철에 맞지 않는 옷이다. 졸음은 대체로 몸이 더울 때 더 잘 발생한다. 옷을 기온에 맞지 않게 두텁게 입거나 환기를 하지 않는 공간에 있을 때도 졸음이 쏟아진다. 또 몸이 마르거나 과로로 허열이 쉽게 발생하는 사람 역시 더 심한 춘곤증을 앓곤 한다.
춘곤증 치료는 앞서 말한 대로 평소 약했던 부분을 보완함으로써 해결한다. 그러나 춘곤증은 계절 변화에 적응하고 변화하는 우리 몸의 일상적인 반응이니 크게 걱정할 것까지는 없다. 여름에 더위를 타고, 겨울에 감기에 걸리듯이 춘곤증 역시 몸이 계절에 반응하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다만 평소 몸 건강에 유의하고 건강을 지키는 것이 계절 변화에 따른 불편함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평소에 건강에 신경 쓴다면 봄철 춘곤증이나 여름철 더위, 겨우내 감기에 시달리지 않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만큼 지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귤피
인삼
생강
춘곤증 물리치는 한방차
춘곤증을 물리치기 위한 한방차 중에는 한방 제약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도 있다. 안정성이나 신뢰도 면에서 믿을 수 있으니 천연재료를 구하기 힘들다면 이를 이용하자.
먼저 통통한 몸매 때문에 자주 몸이 무겁다고 느껴지고, 소화가 잘 안되거나 피로한 느낌이라면 귤피차와 생강차를 마셔보자. 한방차 중에 단골손님인 귤피나 진피, 생강은 한방 약재로 쓰일 만큼 효과적이다. 각종 소화불량 증세를 다스리고, 기운이 잘 돌지 않아 아프거나 몸이 무거운 경우에 적당량을 차로 음용하면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한약재는 안정성이 중요하므로, 집에서 귤피차를 만들 때는 유기농 재배를 거친 귤을 써야 한다. 농약 성분 때문인데, 유기농 귤을 구하기 힘들다면 관련 차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몸이 마르고 허약한 이라면 인삼차가 좋다. 시중에서 쉽게 구하는 것이 인삼과 홍삼인데, 그만큼 부작용도 많은 것도 사실. 그러나 허약 체질이나 기력 저하가 심한 사람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약재이기도 하다. 다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니 무턱대고 많이 먹는 것은 삼갈 일이다. 배에 가스가 잘 차고 쉽게 체하는 사람은 인삼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 그러므로 전문가인 한의사와 상담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인삼차 역시 몸에 좋다고 지나치게 진하게 달여 마시면 역효과를 내니 주의한다.
졸음을 물리치는 지압법
차를 마셔도 졸음이 쏟아지고 몸이 나른하다면 지압도 함께 해본다. 대체로 머리 쪽 혈액순환 개선과 두통, 집중력 저하를 해소하는 것이 방법이다. 이를 위해 굳은목과 어깨를 많이 풀어주면서 머리 자체에 지압하는 것이 좋다.
지압자리는 방광경락, 담경락 등에 해당하는 풍지, 완골, 견정 혈자리다. 꼭 정확한 자리를 누를 것 없이, 그 근처에 뭉친 근육을 아프도록 주물러 풀어주면 머리가 시원해지고 잠도 달아난다. 두피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듯 지압하면 두통도 예방하고 집중력도 높일 수 있다.
● 풍지경혈
뒷머리에서 귀 뒷부분 쪽으로 뼈가 툭 튀어나온 곳을 바로 지나 움푹 들어간 곳.
[효과]
풍지혈은 바람이 모이는 못, 즉 풍사가 모이는 곳이니 이곳을 잘 눌러주면 풍사를 흩어버리고, 열을 내리며 머리를 맑게 해준다. 눈이 피로하고 뒷목이 뻣뻣한 증상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혈점. 지압은 본인 엄지손가락으로 혈점을 잘 찾아 몇 초 동안 꾹 눌렀다가 떼 주고 하기를 몇 차례 반복한다.
● 완골경혈
귀 뒤에 돌출되어 있는 뼈 바로 뒤쪽,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의 중앙.
[효과]
현기증, 두통, 가슴이 두근거리며 피로할 때 몇 회 꾹꾹 누르면 효과적. 엄지손가락으로 세게 누르되, 한번에 10회씩 하루 3회 정도 해준다. 이때 천주혈(뒷목줄기에서 머리카락이 끝나는 지점)도 함께 지압하면 피로 회복에 더욱 효과적이다.
● 견정 경혈
뒤 목 부분과 어깨 끝 부분 정중앙. 이곳을 누르면 아프다.
[효과]
목의 림프절이 붓고 목을 돌릴 수 없을 때나 과로, 피가 머리로 모이거나 손발이 차가운 증상에 효과가 뛰어나다. 어깨통증, 오십견, 잠을 자서 목이 뻐근한 증상, 피로한 증상, 피로한 눈, 나른함 등에도 효과적이다. 지압할 때 엄지손가락으로 이 경혈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통증 완화 효과를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