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신세계가 열릴까? 현실과 가상의 만남, 메타버스 완전정복

2022-06-09     이철호 기자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메타버스(Metaverse)'라는 키워드가 너무나도 뜨겁다. 작년까지만 해도 메타버스라는 말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메타버스가 핫한 키워드로 등장하더니 이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타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수많은 IT 기술이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왔다. 저 멀리 에니악부터 인터넷,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이들처럼 우리 삶을 확 바꿀 수 있을까? 메타버스의 현황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살펴보자.

Q. 그래서 메타버스라는 말이 도대체 무엇인가?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한 말로,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면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메타버스의 기원은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SF 소설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은 1992년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라는 소설을 발간했다. 이 소설에서 가상의 분신, 아바타(Avatar)와 메타버스가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주인공이 메타버스 속에서 퍼지는 마약의 실체를 추적하는 것이 소설의 주된 줄거리다.
메타버스라는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말을 이제 일반인들도 어느 정도 알게 된 것은 올해부터라고 볼 수 있다. 2014년 시작된 로블록스(Roblox)는 아바타가 되어 가상세계에서 활동하는 게임으로, 올해 3월 주식시장에 상장되자마자 기준가에서 43% 상승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 주식이 메타버스 테마주로 알려지면서 메타버스라는 말이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게 된다.
로블록스의

Q. 메타버스는 그동안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

오늘날의 메타버스는 2000년대 초기부터 그 토대가 형성되어 왔다. 게임 그래픽이 2D에서 3D로 진화하면서 더 현실 같은 가상세계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이후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나 싸이월드(Cyworld)처럼 가상세계에서 생활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이 인기를 끌며 메타버스의 기반을 다진다.
인터넷
초기의 메타버스는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거나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의 메타버스는 별도의 생활공간이나 소통할 장소를 제공하는 한편, 가상공간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객체로 공감각적 체험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이전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Q. 지금의 메타버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앞서 설명한 로블록스는 게임을 바탕으로 한 가상 플랫폼이다. 여기서는 블록으로 구성된 3D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로 된 개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2,000만개의 게임이 제작되어 업로드된다. 또한, 가상화폐 '로벅스(Robux)'로 아바타를 꾸밀 패션 아이템이나 감정표현을 구매할 수 있다. 2017년에 출시된 서바이벌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도 메타버스의 한 예시로 볼 수 있다. 포트나이트에는 파티 로얄(Party Royale)이라는 비무장지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사용자들이 소통하며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포트나이트는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제페토(Zepeto)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페토에서는 사용자 고유의 아바타로 현실과 비슷한 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물론 콘서트나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아이템을 사고 팔 수도 있다.
지난

Q. 아직까지는 메타버스는 놀이터에 불과하지 않은가?

지금까지의 모습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앞으로는 메타버스가 새로운 업무 플랫폼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스페이셜(Spatial)에서는 실제 얼굴을 스캔해 만든 3D 아바타로 가상공간에서 함께 업무를 볼 수 있으며, 게더(Gather)에서는 오프라인 사무실을 가상세계에서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메타버스의 업무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대해 업계 관계자 A는 "줌(Zoom)과 같은 기존의 화상회의 기반 플랫폼에서는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메타버스에서는 현실과 유사한 가상공간에서 동료와 함께 소통하며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셜에서는
심지어는 메타버스가 현실 정치의 홍보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Joe Biden) 후보는 닌텐도의 가상세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에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바이든 섬'을 만들었다. 바이든 섬에서는 바이든 후보의 아바타와 선거홍보물, 가상 사무실 등이 구현됐다.  

Q. 메타버스 열풍 속에서 디지털 휴먼도 뜨고 있다는데…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은 인간의 모습, 행동과 유사한 형태를 지닌 3D 가상 인간이다. Y2K 시절 여러 모로 화제가 되었던 사이버 가수 아담이 더 발전된 3D 그래픽과 AI 기술을 접목한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 등을 통해 실제 사람과 흡사한 비주얼과 목소리를 지니게 된 것이라 보면 되겠다. 최근에는 디지털 휴먼이 다양한 공간과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비대면 금연 상담 서비스를 위해 디지털 휴먼 플로렌스(Florence)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플로렌스는 사용자와 여러 가지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금연을 위한 맞춤 전략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디지털 휴먼이 엔터테인먼트, 방송, 교육 등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디오비스튜디오의 버추얼 휴먼 루이(Rui)는 유튜브 채널에서 노래 커버 영상을 업로드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머니브레인은 사람의 목소리와 얼굴을 똑같이 합성해 제작한 인공지능 뉴스 앵커를 선보였다. 디오비스튜디오 오제욱 CEO는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매니지먼트 사업을 비롯해 광고 분야에서 버추얼 휴먼을 기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버추얼 휴먼은 모럴 해저드 이슈가 현저히 적고 이용자와의 상호작용도 가능하며 실제 CF모델에 비해 오랫동안 모델의 이미지를 광고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디오비스튜디오의

Q. 메타버스, 앞으로의 과제는 없을까?

우선은 더 편안하면서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의 발전이 요구된다. 지금의 메타버스 이전에 전도유망한 기술로 떠올랐던 VR(가상현실)은 헤드셋과 컨트롤러를 착용할 때의 불편함 때문에 쉽게 퍼지지 못했다. 더 사용하기 편하면서 화질이 좋은 VR HMD나 AR 글래스 등의 확산이 요구된다. 공유와 확장으로 대표되는 메타버스의 특성은 전에 없던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AI 휴먼이 잘못된 학습 때문에 메타버스나 현실 세계에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데이터를 통한 AI 학습이 잘못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는 이루다 사태가 잘 보여준 바 있다. 메타버스상에서의 재화 거래가 많아지는 요즘, 메타버스 내 자산을 대상으로 한 투기나 해킹, 사기 등의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 메타버스 속에서의 프라이버시 침해 역시 고민해야 할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