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브리지를 위한 화룡점정 - MSI Z68A-GD80(B3)

2012-06-10     PC사랑
샌디브리지 이용자들의 여러 가지 불만 중 협소한 CPU 제품군, 칩셋 리콜로 인한 부수적인 피해 등은 차차 해결이 되어 가는 중이고, 일부는 이미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다. 이전 제품과 달리 클록 조절을 통한 오버클록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고성능 칩셋인 Z68이 나오면 해결되리라 예상했지만 안타깝게도 CPU 설계상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듯하다. 대신 SSD를 캐시처럼 활용해 하드디스크 속도를 높이는 스마트 리스폰스 기술과 내장 그래픽과 외장 그래픽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이용하는 루시드 버추라는 기술이 추가되었다. 근사해 보이는 이름과 달리 실질적인 혜택은 크지 않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인텔이 자랑스레 선보인 스마트 리스폰스 기술은 SSD를 추가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굳이 이런 복잡한 이름의 기술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SSD를 달면 어떤 PC든 확실히 빨라진다. 루시드 버추 역시 인텔의 외장 그래픽카드와 공존을 시도했다는 데 의미가 있을 뿐 이용자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이 거의 없다. 그래픽카드의 전원을 물리적으로 차단하지 않는 이상 소비전력이 크게 줄 턱이 없기 때문이다.

MSI의 ‘Z68A-GD80’은 현실감각 부족한 인텔의 몽상가들 때문에 메인보드 제조사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온몸으로 보여 주는 제품이다. 효율은 높고, 발열은 적으며, 수명은 훨씬 긴 고품질 부품으로 전원회로를 꾸며 오버클록은 물론 잔 고장 없이 오랫동안 쓸 수 있게 설계했다. 인텔이 무어의 법칙을 폐기했을 정도로 CPU 성능 향상이 지지부진하다. 과거에는 적당한 가격에 PC를 구입해서 쓰다가 적절한 시기에 업그레이드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였다면 지금은 되도록 오랜 기간 고장 없이 쓸 수 있는 부품을 골라 PC가 천수를 누리도록 하는 게 지혜로운 선택이다.

길고 가늘게 사는 것보다 짧고 굵은 삶을 원하는 이용자를 위한 기능도 섭섭지 않게 챙겼다. 이미 여러 제품을 통해 안정성과 효율성을 인정받은 OC 지니가 대표적이다. K 버전의 샌디브리지라면 부팅 전에 단추 하나 누르는 것만으로 1GHz가량 클록을 높일 수 있다. 전지전능하지만 램프의 노예로 살 수밖에 없는 알라딘의 지니와 마찬가지로 OC 지니 역시 일반 버전의 샌디브리지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이 밖에 시스템 관리를 돕는 UEFI 바이오스와 MSI 컨트롤센터, 슈퍼차저와 티밍 지니 같은 멋들어진 기능이 가득한 Z68A-GD80는 그 가치를 알아보는 소수를 위한 메인보드다. Z68처럼 매력 없는 칩셋으로 이런 멋진 메인보드를 만들어낸 MSI 기술진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갖가지 입출력 단자를 고르게 배치하려고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P67 메인보드에서는 볼 수 없는 영상 출력 단자가 눈에 띈다.


커다란 방열판을 한 쿨러를 달 때 방해가 되지 않도록 CPU 소켓 주위를 말끔히 정비했다.


배수 잠금이 풀린 K 버전의 샌디브리지라면 OC 지니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큰 폭의 성능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