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은 블루투스가 안된다고? '로지텍 vs 스틸시리즈' 25만원 게이밍 헤드셋 진검승부 ②

2021-08-06     남지율 기자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25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게이밍 헤드셋에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무선 연결, 뛰어난 음질, 우수한 공간감, 편안한 착용감은 기본이고 블루투스 동시 연결, 뛰어난 전용 소프트웨어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 같지만, 이런 특징들은 25만원 정도의 게이밍 헤드셋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앞서 언급한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도 있다. 하지만 일부 브랜드의 제품은 전혀 이런 조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한다. 심지어 게임 플레이에 치명적인 딜레이가 큰 제품도 있다. 따라서 가격대와 브랜드만 믿고 게이밍 헤드셋을 구매하면 땅을 치고 후회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기사에서 비교할 로지텍과 스틸시리즈 제품은 극단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  

가격을 정당화할 수 없는 게이밍 헤드셋
로지텍 G PRO X WIRELESS

‘로지텍 G PRO X WIRELESS(이하 로지텍 무선)’는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과연 25만원이라는 가격이 합당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던 게이밍 헤드셋이다. 로지텍 무선은 딜레이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제외하면, 가격대비 기본 성능은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이외에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디자인부터가 다소 투박한 편이다. 헤드셋 유닛 왼쪽과 오른쪽을 연결하는 케이블이 특히 거슬렸다. 게다가 적용된 케이블도 패브릭이 아닌 꼬인 형태이다 보니 게이밍 헤드셋보다는 오래된 음악 감상용 헤드셋 같은 느낌이 든다. 아웃도어용으로는 아예 엄두도 나지 않는 디자인이며, 주 타겟인 게이머의 관점에서 봐도 썩 만족스럽지 않다.
마이크는 탈착식이고 3.5mm 포트로 결합된다. 분리가 아예 불가능한 것보다는 낫지만, USB 연결 방식이 아닌 3.5mm 방식이고 수납형 마이크와 달리 분실이 염려된다.
볼륨 조절 휠은 무한 휠 방식인데, 개인차는 있겠으나 원하는 볼륨을 섬세하게 조절할 수 없어 매우 불편했다.
이어패드는 인조 가죽 재질이 기본 장착되어 있다. 통기성에 특화된 구조는 아니기에 여름에 플레이하기엔 불리하다. 포트는 USB Type-C를 탑재했다. 그런데 이 포트는 충전용으로만 사용된다. 즉, USB를 통한 유선 연결이 불가능하다. 이는 게이머에게 있어 매우 치명적인 약점이다. 퇴근 후 오버워치를 한 판 하려는데, 배터리가 없다면? 헤드셋이 충전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3.5mm 포트도 없다. 따라서 닌텐도 스위치나 스마트폰과 바로 연결할 수 없다. 사용 가능한 플랫폼이 제한적이기에 자칫하면 다른 헤드셋을 새로 구매해야 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닌텐도 스위치와 연결이 가능하긴 했는데, USB Type-C 어댑터를 스위치에 장착해야만 했다. 로지텍 무선이 USB 유선 연결만 지원했더라도 이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블루투스가 더해진 멀티 플랫폼 무선 게이밍 헤드셋
스틸시리즈 Arctis 9 Wireless

스틸시리즈 Arctis 9 Wireless(이하 아크티스 9 무선)은 로지텍 무선과 거의 비슷한 가격대에 출시된 무선 게이밍 헤드셋이다. 가격차가 적은 만큼 기본기는 비슷하다. 두 헤드셋 모두 ‘DTS HEADPHONE:X 2.0’를 지원하고 디스코드 인증 마이크를 탑재했다. 최대 배터리 사용 시간도 20시간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헤드셋의 완성도와 부가기능은 아크티스 9 무선이 로지텍 무선을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가볍게 압도한다.
우선 아크티스 9 무선의 패키지부터 살펴봤는데, 금속 프레임이 적용됐고 2.4GHz와 블루투스 동시 연결이 가능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블루투스 연결은 로지텍 무선에 없는 기능이다.
구성품은
구성품은 헤드셋 본체, 마이크로 5핀 충전 케이블, 2.4GHz 무선 동글로 구성된다. 충전 케이블이 마이크로 5핀이라는 점은 다소 아쉽다.
아크티스 9 무선은 로지텍 무선과 다르게 이어컵을 회전할 수 있다. 따라서 보관/휴대가 더 간편하다. 디자인도 아크티스 9 무선이 더 차분한 편이기에 아웃도어 헤드셋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포트/휠은 헤드셋 오른쪽 유닛에 집중됐다. 블루투스 연결을 위한 페어링 버튼, 전원 버튼, 마이크로 5핀 포트, 3.5mm 오디오 포트가 위치한다. 로지텍 무선과 달리 USB 케이블을 통한 연결도 가능하고 3.5mm 오디오 케이블을 별도로 구매하면 닌텐도 스위치와도 바로 연결할 수 있다.
볼륨 조절 휠과 음소거 버튼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중 음소거 버튼의 경우 스위치가 아닌 버튼 방식이기에 조작하기 쉬웠다.
고급형 게이밍 헤드셋답게 챗믹스 컨트롤도 갖췄다. 헤드셋에 장착된 다이얼로 게임과 채팅 오디오의 균형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참고로 로지텍 무선에는 챗믹스 컨트롤이 탑재되지 않았다.
이어컵에는 ‘에어위브 쿠션’이 적용됐다. 로지텍 무선보다 통기성이 훨씬 좋고 마치 스포츠용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쾌적하다. 스키 고글 형태의 서스펜션 헤드밴드 역시 쾌적함을 더하는 요소다.
드라이버는 40mm 네오디뮴 드라이버가 탑재됐고 20~20000Hz의 소리를 재생할 수 있다.
LED
동글을 살펴보니 스위치를 통해 PC 모드와 플레이스테이션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작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LED 인디케이터를 통해 현재 선택된 플랫폼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얀색이면 PC 모드, 파란색이면 플레이스테이션 모드다.
참고로 동글에는 3,5mm 오디오 포트가 위치하는데, 이 포트에 PC 스피커를 연결하면 헤드셋 사용 시 스피커와 헤드셋이 자동으로 전환된다.
탈착형
마이크는 수납형이다. 탈착형 마이크를 사용하는 로지텍 무선과 달리 분실의 염려가 없다. 또한, 마이크가 음소거된 상태에서는 빨간 LED가 점등되기 때문에 마이크 작동 여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역시 로지텍 무선에는 없는 기능이다.
그렇다면 실사용에서는 어떨까? 먼저 블루투스 연결부터 테스트해봤다. 블루투스 버튼을 길게 누르니 파란 LED가 점등됐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헤드셋을 페어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아이폰 11 프로와의 연결도 매끄러웠다.
2.4GHz 무선과 블루투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폰에서 음악을 재생한 상태로 PC를 사용해보니 양쪽 다 정상 인식됐다. 게임을 즐기면서 아이폰의 음악을 감상할 때도 큰 문제가 없었다.
블루투스와
무선 게이밍 헤드셋의 본질에도 충실하다. 무선 신호가 복잡한 사무실에서 게임을 즐겼음에도 끊김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블루투스와 동시 사용 중인 상태에서도 끊김이 없었다. 로지텍 무선과 달리 게임 중 전화가 와도 헤드셋을 벗을 필요 없이 그대로 받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헤드셋을 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아크티스 9의 장점이다.  

마치며

이번 기사를 통해 25만원 게이밍 헤드셋 2종을 비교해 봤다. 가격대가 비슷함에도 스틸시리즈의 부가 기능이 로지텍보다 월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스틸시리즈 제품은 로지텍보다 더 다양한 플랫폼과 호환성을 지닌 점이 돋보였다. 현명한 구매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기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