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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은 역시 레이저? '로지텍 vs 레이저' 무선 게이밍 키보드 진검승부

2021-11-02     남지율 기자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30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무선 게이밍 키보드에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우수한 타건감, 뛰어난 연결성, 게이밍급의 낮은 딜레이는 기본이고 소비자 친화적인 소모품 서비스 정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브랜드를 통해 결정된다. 따라서 브랜드만 믿고 무선 게이밍 키보드를 구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하면 땅을 치고 후회할 수 있다. 비슷한 가격대라 하더라도 품질, 기능이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동글을 분실하면 유선으로만 게임을 즐겨야 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실제로 비슷한 가격대임에도 차이가 큰 사례가 있다. 로지텍과 레이저의 플래그쉽 무선 게이밍 키보드가 대표적인 예다.

 

단점 가득한 무선 게이밍 키보드
로지텍 G913

‘로지텍 G913’은 무선 연결이 가능한 게이밍 키보드로 풀사이즈와 텐키리스 2가지 폼팩터로 출시된 바 있다. 가격은 풀사이즈 모델이 299,000원, 텐키리스 모델은 279,000원으로 로지텍의 게이밍 키보드 중 가장 비싸다. 즉, 로지텍을 대표하는 플래그쉽 게이밍 키보드인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본 로지텍 G913은 과연 하나의 게이밍 브랜드를 대표할 정도의 키보드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우선 마감 상태부터가 좋지 않았다. 키캡의 사출부터가 불량했다. 플라스틱이 깔끔하게 잘리지 않았다. 한두 개의 키만 그런 것이 아닌 30여 개의 키가 불량했다.

로지텍 G913은 가격에 걸맞지 않게 USB Type-C가 아닌 마이크로 5핀 포트를 사용한다. 포트가 마이크로 5핀이라는 점만으로 불편한데, 포트의 위치마저 어긋난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한 대의 샘플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닌 기자가 사용해본 G913 두 대에서 모두 같은 불량이 있었다.

독특한 점은 로지텍의 가장 비싼 게이밍 키보드임에도 로우 프로파일이라는 점. 이는 레이저, 커세어, 스틸시리즈, 로켓, HyperX 등 타 게이밍 기어의 플래그쉽 게이밍 키보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행보다.

2.4GHz 무선 연결 외의 블루투스도 지원하지만, 1대의 기기에만 페어링할 수 있어 한계가 크다. 또한, 유니파잉 동글로 유명한 로지텍의 이미지와 달리 로지텍 게이밍 기어는 1:1 페어링만 가능해 하나의 동글로 다양한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도 없다.

A/S 관련 이슈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로지텍 G913은 동글 분실 시 유선 게이밍 키보드나 블루투스 키보드로만 활용할 수 있다. 별도로 무선 동글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G913은

키캡과 관련한 문제도 있다. G913은 키캡이 얇아 간혹 키캡이 부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로지텍 코리아는 키캡을 별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해외 직구로 영문 키캡을 구매해야 한다. 다른 기계식 키보드라면 대체용 키캡을 충분히 구매할 수 있겠지만, G913은 독특한 배열로 인해 대체 키캡을 구매하는 것도 어렵다.

 

무선으로 돌아온 레이저 대표 키보드
레이저 BlackWidow V3 Pro

‘BlackWidow V3 Pro(이하 블랙위도우 프로)’는 레이저를 대표하는 키보드 라인업 ‘블랙위도우’의 무선 버전이다. 가격은 310,000원으로 로지텍 G913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제품의 완성도는 로지텍 G913과 궤를 달리한다. 우선 마감 품질부터 살펴봤는데, 로지텍 G913보다 훨씬 깔끔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키캡의 플라스틱 사출부터가 훨씬 깔끔했으며, 자세히 살펴봐도 마감 상태가 불량한 키캡을 찾아볼 수 없었다.

키캡은 ABS 재질이지만, 로지텍과 달리 키캡 상단에 코팅이 적용됐다. 직접 만져보니 PBT와 유사한 감촉이다. 키캡 측면 역시 두껍게 제작해 내구성을 높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트는

포트는 USB Type-C다. 포트가 틀어진 불량도 없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최신 IT 기기에 범용적으로 쓰이는 규격이기에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동봉된 USB Type-C to A 케이블도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포트 보호를 위한 플라스틱 캡이 적용된 상태로 출고되며, 포트 내부에도 레이저를 상징하는 그린 컬러가 적용됐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이 모여 레이저 마니아를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

로지텍

키 배열은 풀사이즈 폼팩터를 채택했으며, 오른쪽 상단에 미디어 키가 더해진 형태다. 멤브레인 느낌을 지닌 로지텍 G913의 미디어 키와 달리 클릭감이 살아있어 누르는 맛이 좋았다.

누르는 맛이 좋은 건 미디어 키만이 아니다. 타건의 즐거움도 블랙위도우 프로가 더 만족스러웠다. 블랙위도우 프로는 로우 프로파일 스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G913보다 더욱 깊이감 있는 타건이 가능했다.

동봉된 팜레스트를 함께 사용하니, 로우 프로파일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처럼 손목 부담이 적었고 키보드에 탑재된 2단 높이 조절 받침대도 유용했다.

이번

스위치는 황축과 녹축이 탑재된 제품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번 기사에서 사용된 제품은 황축 스위치 버전이다. 황축은 체리 MX 적축과 유사한 성향을 지닌 스위치로 걸림 없이 작동하기 때문에 조용하고 부드러운 타건감을 제공한다.

작동 지점은 체리 MX 적축(1.8mm)보다 짧은 1.2mm다. 하지만 체리 MX 적축보다 빠르게 입력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체리 MX 은축처럼 아주 민감한 느낌이 아니라 사무용으로도 무난했다.

팜레스트

RGB LED는 어떨까? 블랙위도우 프로는 은은한 RGB LED가 매력적인 키보드다. 다만, 종결급의 RGB LED라 보기는 어렵다. 무선으로 작동하는 제품인 만큼 휘도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RGB LED 생태계다.

레이저는 ‘크로마’라는 이름의 RGB LED 생태계를 갖췄다. 크로마는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마우스패드는 물론이고 모니터, 스피커, 마우스 번지, 헤드셋 거치대, 스마트 조명까지 호환 제품의 폭이 게이밍 기어 브랜드 중 가장 넓다. 이 역시 로지텍이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다.

전용

또한, 전용 소프트웨어 ‘레이저 시냅스’를 통해 매크로 사용, RGB LED 커스터마이징, 특정 게임의 상황이 반영되는 RGB LED 연동까지 가능하다.

무선 연결 기능은 어떨까? 블랙위도우 프로는 로지텍 G913처럼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한다. 하지만 로지텍 G913보다 더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 대에만 연결 가능한 로지텍 G913과 달리 블랙위도우 프로는 3대의 기기에 페어링할 수 있다. 특히, 로지텍 K380처럼 Fn키와 1,2,3키를 누르면 페어링 기기를 쉽게 오갈 수 있어 오피스 환경에서도 빛을 발휘한다.

2.4GHz 무선 연결도 로지텍 G913보다 더욱 만족스러웠다. 게임 플레이에도 적합할 정도로 응답속도가 빨랐으며, 호환 제품 사용 시 하나의 동글로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을 동시에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동글 분실 방지를 위한 커버까지 제공되는 점도 장점이다.

소모품 구매 관련 A/S 측면에서도 블랙위도우 프로가 앞선다. 레이저가 블랙위도우 프로와 호환되는 레이저 PBT 키캡을 국내에 정식 출시했기 때문에 키캡이 깨져도 대안이 있다. 또한, 동글 역시 아예 구매가 불가능한 로지텍과 달리 레이저 글로벌 사이트를 통해 새로 구매할 수 있다.

 

마치며

이번 기사를 통해 30만원 게이밍 키보드 2종을 비교해 봤다. 두 제품의 가격대가 비슷함에도 사후지원, 키감 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무선 게이밍 키보드는 G913 말고 선택지가 없다’라는 말이 꼭 옳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레이저는 로지텍이 지원하지 않는 멀티 페어링 기술이나 광범위한 RGB LED 생태계까지 갖췄다. 1:3 블루투스 연결과 소모품 구매, RGB LED 생태계까지 뛰어난 무선 게이밍 키보드를 찾고 있다면 두 제품 중 블랙위도우 프로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