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노트북을 현명하게 구하는 법 - 오마이 중고

2012-08-15     PC사랑
요새 용산전자상가는 예전만큼 활기찬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북적이는 곳이 있으니, 바로 중고 노트북 판매장이다. 노트북 신제품이야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구하지만, 중고 노트북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해야 안심할 물품이라 그렇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도 따르는 법. 중고 노트북을 찾는 발길이 늘자 용산전자상가에도 시나브로 중고 노트북 전문점이 늘었다. 그 가운데 하나인 <오마이중고>()는 ‘아름다운 지인들’이라는 상표를 내걸고 중고 노트북을 판매하는 곳이다. 이곳 맹운열 대표에게 중고 노트북을 고르는 요령에 대해 물었다.

1. 매입과 판매는 어떻게 이뤄지나?
태블릿 PC 탓인지 노는 노트북이 늘었다. 그 덕에 용산에도 중고 노트북 판매장이 많아졌다. 가게마다 콕 집어 ‘중고 노트북 매장’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신제품을 파는 곳도 재정비 제품(Refurbish)이나 중고 제품을 함께 취급한다. 용산 터미널상가 3층만 가 봐도 ‘중고 노트북 삽니다’라는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일단 중고 노트북 매입은 100% 현금으로 처리한다. 노트북을 팔려는 이의 사정은 가지각색인데 어쨌든 대부분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한 대 파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수십 대를 파는 경우는 현금이 부족해 허덕이는 곳도 있다. 상대적으로 매장마다 중고 노트북 물량 확보가 중요해지자 그만큼 자본 경쟁도 심화한다는 것이 맹운열 대표의 설명. 반대로 구입할 때는 현금은 물론, 카드도 쓸 수 있다.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현금으로 살 때 조금 더 혜택이 많다.


‘H’마트만큼 다양한 제품들을 갖춘 <오마이중고> 매장.

2. 제일 궁금한 값, 그리고 상태는 어떤가?
중고 노트북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역시 값과 상태가 제일 궁금할 것이다. 새것과 값 차이가 얼마 나지 않고 상태도 고만고만하면 선뜻 사겠다는 사람은 없을 터.
일단 개인용 제품은 주로 정식 A/S 기간이 남은 제품들이 많다. 심지어 보호필름을 그대로 붙인 제품도 있다. 아예 상자를 뜯지도 않은 새것도 있었다. 이런 것은 신품 대비 15~20%정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미개봉 제품은 개인 소비자보다 기업체에서 대량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종종 일부 비양심 업주들은 이를 신제품이라고 속여 팔기도 하니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오마이중고> 같은 중고 노트북 전문 매장을 찾아가면 신제품을 취급하지 않으니 속을 일도 없다


A/S 기간이 6개월 이상 남은 제품을 쉽게 볼 수 있었다.

3. 재정비 제품과 중고의 차이는?
흔히 ‘리퍼비시’라고 부르는 재정비 제품은 판매 후 고장으로 인해 수리를 거친 제품을 일컫는다. 노트북은 잔고장이 없지만, 한 번 수리를 받은 제품은 다시 고장 날 확률도 높다는 것이 맹 대표의 설명이다. 그래서 재정비 제품보다 문제없이 쓰다가 중고로 나온 제품들을 찾는 게 현명하다. 같은 맥락으로 중고 노트북을 팔고자 할 때도 수리 전적이 없어야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
중고 노트북을 팔 때 주변기기들도 함께 처리하는 것이 돈을 조금이라도 더 받는 방법이다. 어차피 노트북에서 썼던 액세서리들은 노트북이 없는 한 쓸 일이 없으니 파는 게 낫다. 구매자 입장에서도 싼 값에 액세서리를 함께 살 수 있으면 두 번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기존 주인이 액세서리와 정품 윈도우 7까지 함께 판매한 맥북 프로. 이런 걸 고르면 노트북 값으로 여러 가지를 해결할 수 있다.

4.중고 노트북, 뭘 보고 믿어야 하나?
값과 더불어 민감한 부분이 바로 믿을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중고 제품은 아는 사람에게 사도 불편하고, 모르는 사람에게 사도 찜찜하다. 노트북을 중고로 살 때는 우선 A/S 기간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자. A/S 기간이 넉넉히 남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역설적으로 같은 제원 노트북이라도 A/S 기간이 짧거나 다했다면 값도 그만큼 싸다. 대신 고장 나면 난처해진다. 아예 자체 A/S를 보장하는 제품을 고르는 것도 답이다. <오마이중고>는 ‘아름다운 지인들’이라는 상표를 내세우는데, A/S가 없는 노트북을 구입해도 자체적으로 100일까지 무상 A/S를 보장한다. 다른 매장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인데, 실제로 반응도 좋다. 비슷한 전략으로 다른 곳보다 매입 가격이 턱없이 낮을 때, 그 차액을 보상하는 매입가 책임 보장제도 운영 중이다.


▲‘아름다운 지인들’ 스티커는 사후 관리 보장을 해준다는 맹세다.

5. 요새 중고 노트북 추세는 어떤지?
최신 노트북은 SSD로 무게는 덜고, 성능은 강화한 제품이 많다. 중고 시장은 이와 별개로 크기나 무게는 구애받지 않고, 오히려 성능 위주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에 나온 지 1~3년쯤 된 노트북이 활발히 팔리는 추세. 집에서 노는 4년 된 노트북은 그럼 버려야 할까? 그렇지 않다. 노트북 시장이 국내에서는 빠르게 변하지만 아직 외국은 제자리걸음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러시아, 동남아시아, 몽골, 이집트, 캄보디아 등 다양한 나라로 수출되어 새로운 주인을 찾아간다. 4년 된 노트북이라도 매입 가치는 충분하다. 또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은 특히 없지만, 요즘은 화상 채팅을 위해 웹캠을 단 제품을 많이 찾는다고.


▲외국인도 쉽게 볼 수 있으며, 이들 또한 놓칠 수 없는 고객이다.

6.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은 무엇?
완제품이라 대기업 제품을 많이 찾는다. 신제품이나 중고나 이 부분은 똑같다고. 상대적으로 대기업 제품이 마감과 디자인이 좋고 완성도 또한 좋아 선호도가 높다. 신제품을 살 때 대기업 제품을 사야 나중에 중고로 처리할 때 더 좋은 값을 받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옛날과 달리 요새는 애플 관련 제품 비중도 늘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이용자가 늘면서 맥북 시리즈를 찾는 이들도 덩달아 늘었다. 실제로 용산 터미널상가 3층을 둘러보니 다들 맥북 시리즈는 1대 이상 구비를 했고, 종류도 다양했다. 심지어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 PC를 파는 곳도 있었다.


용산 터미널상가 3층에 오면 중고 맥북 시리즈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가 알려주는 중고 노트북 구매 포인트
노트북 전문가라는 칭송을 듣는 맹운열 대표에게 직접 중고 노트북 구매 요령을 물었다. 대답은 다른 제품을 구입할 때와 비슷비슷하지만, 중고 노트북을 구매할 요량이라면 좀 더 꼼꼼히 살펴보자. 판매 전에 매장에서 미리 점검하지만, 다운로드도 백신 프로그램 돌리고 받는 것이 안전한 법 아니겠나. 핵심은 직접 가서 확인하고, 전문 업체를 통해 검증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1) 외관에 흠집이 없는지 살펴본다. 떨어뜨린 이력이 없는지도 잘 살핀다.
2) LCD 화면에 불량 화소나 멍이 없는지 확인한다.
3) 키보드를 직접 눌러보고 느낌이 어떤지 따져본다. 오래 써서 반발력이 떨어지지 않았나 살핀다. 잘못하면 누르느라 손목과 어깨에 만성 피로를 달고 살 수 있다.
4) 배터리 상태를 확인한다. 간단히 확인하는 방법은 메모리카드에 동영상 하나를 담아가 5~10분 정도 재생해 본다. 그리고 얼마나 배터리를 썼는지 보면 대략적인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
5) CD와 DVD를 모두 넣고 광학디스크드라이브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한다. 굽기 기능까지 점검하면 더욱 안심할 수 있다.
6) 최종적으로, 혹은 제일 먼저 할 일이다. 제품 번호를 조회해서 재정비 제품은 아닌지, 혹 장물이나 분실신고를 한 제품은 아닌지 확인한다. 장물이나 분실한 제품일 경우, 판매자는 물론 구매자도 불이익을 받으니 주의하자.


▲중고 노트북에 대해 설명 중인 맹운열 대표.


▲뒷면까지 외관 확인은 필수.


▲제품 번호와 OS 시리얼도 검사해야 한다.


▲광학디스크 작동 여부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