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화소DSLR, 삼성테크윈 GX-10

2007-12-28     PC사랑
 

뷰파인더 시야율 좋고 두 다이얼로 조작

DSLR의 매력은 LCD를 보면서 찍는 게 아니라 바디를 얼굴에 바싹 대고 뷰파인더를 보면서 찍는 것이다. 하지만 뷰파인더는 프리즘과 거울에 반사되어서 피사체를 보여주기 때문에 거리나 범위가 100%로 보이지 않는다. 피사체에 대한 확대 배율이 낮거나 시야율이 좁으면 촬영자가 보는 것 대로 찍을 수 없다. 때문에 DSLR뿐 아니라 모든 카메라 업체는 확대 배율과 시야율을 늘리려고 안간힘을 써왔는데, GX-10의 뷰파인더는 0.95배율에 시야율 95%로 동급 기종 가운데 가장 높은 확대 배율과 넓은 시야율을 가지고 있다.
뒤쪽에는 갖가지 메뉴 버튼과 조작 버튼이 있지만 역시 LCD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촬영한 이미지를 확인하거나 옵션을 고를 때 쓰는 LCD는 다른 보급형과 마찬가지로 2.5인치다. 하지만 21만 화소에다 저온 폴리 실리콘 방식 TFT LCD를 썼기 때문에 시야각 문제가 거의 없어서 어느 각도에서나 화면이 잘 보인다. 다만 LCD가 좀 밝은 편이라 언더 노출도 정상으로 보이므로 밝기를 -2 정도 낮춰 주는 게 좋다.
GX-10은 오른쪽 뒤와 앞쪽 그립부에 있는 두 개의 다이얼을 돌려서 조리개와 셔터 속도를 조절하지만 두 다이얼을 좀더 많은 부분에 쓰도록 만들었다. 두 다이얼을 넣은 대부분의 DSLR은 뒤쪽에 있는 한 개 다이얼만 쓰지만, GX-10은 둘 모두를 함께 쓰도록 메뉴와 옵션을 최적화했다. 옵션을 조절하거나 사진을 확대 축소할 때, 편집할 때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다이얼이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AF는 11개의 측거점를 써서 초점을 잡는다. 셔터 속도는 1/4,000초에서 30초까지 고를 수 있고 벌브 샷도 찍을 수 있다. 연속 촬영은 초당 3장인데 JPG는 메모리가 찰 때까지, RAW는 9장까지 연속으로 찍는다. 측광시스템은 TTL 16분할 측광 방식으로 스폿, 다분할, 중앙 중점 측광을 한다. 저장매체는 SD와 MMC, SDHC를 쓰고 최대 4GB까지 알아챈다.

  

GX-10의 왼쪽에는 플래시를 여는 버튼과 RAW 버튼, 초점 선택 버튼이 있다.
 JPG로 사진을 찍다가 급하게 로우로 찍어야 할 때 RAW 버튼을 한번만 누르면 세팅이 바뀐다.

 
 

자체 편집 재주 좋아

GX-10의 재미있는 재주 가운데 하나가 자체 편집이다. 촬영자가 찍은 사진을 PC로 옮기지 않고 바로 효과를 주거나 로우(RAW) 이미지를 JPG로 변화한다. 샘플 이미지에서 화이트밸런스를 바꾸는 방법도 정말 독특하다.
리뷰 버튼을 눌러 찍은 사진을 화면에 띄운 뒤 필터 모드에 들어가면 평범한 사진도 새롭게 바꿔볼 수 있다. GX-10의 디지털 필터가 렌즈 앞에 끼우는 필터처럼 효과를 내주기 때문이다. 흑백, 세피아, 컬러, 소프트, 슬림, 밝기 조절까지 GX-10 안에서 해결하고 편집된 이미지는 원본과 따로 저장한다. 컬러 모드를 쓰면 특정 색을 덧입힌 사진으로 만들 수도 있고, 인물 사진에 소프트 필터를 쓰면 마치 포토샵에서 필터 작업을 한 것처럼 사진 속 인물을 더 화사하게 만들 수도 있다. 슬림 모드는 사진을 세로로 길게 만들거나 가로로 늘려 재미있는 사진으로 바꿔준다. 단 필터는 JPG로 찍은 사진만 적용된다.
로우 편집은 다른 이미지에는 없는 재주다. 로우 이미지를 JPG로 변환하고자 하면 새로운 메뉴가 뜬다. 이때 이미지 색상과 크기 JPEG 화질, 자동 화이트 밸런스, 감도, 선명도, 채도, 명암대비의 값을 바꿔서 JPG로 저장한다. 보급형 DSLR에서 RAW 이미지를 JPG로 바꾸려면 대부분은 PC를 거쳐야 하지만, GX-10은 굳이 PC를 거치지 않고 바디 안에서 바로 원본 이미지를 JPG로 바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세세하게 보정하려면 PC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러려면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프로그램이 없으면 변환을 못하기 때문에 바디 안에서 JPG로 바꿔주는 재주는 의미가 있다.
화이트 밸런스 조절 방법은 이제까지 나온 DSLR과 많이 다르다. 자동이나 인공 빛에 대한 화이트 밸런스는 나쁘지 않고 설정된 것도 풍부하지만, 더 정확한 화이트 밸런스를 조절할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이 들어 있다. GX-10의 수동 화이트 밸런스 모드에서 이용자가 임의로 사진을 찍은 뒤 그 사진의 흰색이나 회색인 곳을 선택하면 이후 광원 아래에서 찍는 피사체의 모습이 제대로 잡힌다. 화이트 밸런스 모드에서 선택할 수 있는 형광등이나 백열등 모드도 그 값이 정확하지 않으면 이용자가 직접 값을 바꿀 수 있다.

 


현장 광원을 임의로 촬영한 뒤 원래 흰색이었던 부분을 찾아 점을 옮겨 주기만 하면 화이트 밸런스가 맞는다

알아서 찍는 재주 탁월

GX-10은 재미있는 재주가 참 많다. 무엇보다 알아서 잘 하는 재주가 돋보였다. 감도 우선이나 셔터&조리개 우선 같은 새로운 자동 노출 시스템, RAW 변환과 디지털 필터를 이용한 이미지 편집, 아이디어가 뛰어난 화이트 밸런스 관리 같은 것을 보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 한 가지 잊은 게 있다면 다중 노출도 된다는 점인데, 이것 역시 다른 디카에서 흔하지 않는 재주다.
번들 렌즈인 50-200mm(F4~5.6)은 조금 어둡고 색수차 현상이 보이지만, 선예도나 색 표현력에 있어서 값싼 번들의 이미지를 주지 않는다. GX-10에 18-55mm와 50-200mm 번들 킷이면 광각에서 망원까지 다 소화할 것으로 보여 처음부터 비싼 DSLR 렌즈를 준비하는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아직 GX-10용 세로 그립은 없지만 세로 그립에 붙일 연결 단자를 미리 마련해 두었으므로 나중에 덧붙일 수 있을 것이다.


 

번들 렌즈는 슈나이더 18-55mm와 50-200mm가 있다.
렌즈 밝기가 약간 어둡지만, 번들로서는 무리 없는 화질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