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경력직 신입이란 이런 것이다! 셜록 홈즈 : 챕터 원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탐정’이라면 누가 떠오를까? 만화에서는 가장 유명한 ‘김전일’과 ‘코난’이 있을 테고 게임에서는 ‘진구지 사부로’ 등이 있다. 하지만 진짜 탐정이라면 대명사격인 ‘셜롬 홈즈’가 있다. 사실 ‘셜록 홈즈’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명한 탐정이고 가장 유명한 탐정은 ‘배트맨’이다.
‘셜록 홈즈’하면 으레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 소설과 베네딕트 컴버베치가 연기한 드라마를 떠올리겠지만, 이번에 이야기할 것은 게임 속 ‘셜록 홈즈’이다. 프로그웨어즈는 2002년부터 계속 ‘셜록 홈즈’ 관련 게임을 선보이고 있고 흔히 알고 있는 소설의 ‘셜록 홈즈’가 아닌 게임의 ‘셜록 홈즈’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20년의 세월 속에 만들어진 게임의 ‘셜록 홈즈’는 소설과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색다른 모습과 성격을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프로그웨어즈는 그동안 다른 매체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젊은 시절의 ‘셜록 홈즈’를 선보였다. 그것도 탐정이 되기 전인 21살의 ‘셜록 홈즈’이다.
21살의 젊은 셜록 홈즈
대체로 매체에서 소개되는 ‘셜록 홈즈’는 그가 탐정으로 데뷔한 후인 25살 이후를 다룬다. 당연히 추리에 대한 이야기와 그만큼 무겁고 복잡한 사건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전문 탐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정석일 것이다.
하지만 ‘셜록 홈즈 : 챕터 원’의 ‘셜록 홈즈’는 21살의 젊은이이다. ‘셜록 홈즈’ 원작에서도 가장 젊은 시절은 20살에 있었던 사건에 대한 회고뿐이며, 제대로 된 사건을 맡아 해결한 것은 25살 때로 묘사된다. 더구나 20살 이전에 대한 이야기는 원작 소설에서도 다루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야말로 프로그웨어즈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내용이다.
‘셜록 홈즈 : 챕터 원’에서 ‘셜록 홈즈’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묻힌 지중해의 코르도나라는 섬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실존하는 섬도 아니고 원작 소설에서도 언급이 없던 곳이기 때문에 게임의 오리지널 설정과 스토리가 전개된다. 전혀 새로운 내용을 접하는 것이기 때문에 ‘셜록 홈즈’의 팬은 물론, ‘셜록 홈즈’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오픈월드와 강화된 액션
프로그웨어즈에서 제작한 ‘셜록 홈즈’ 게임은 당연히 추리 쪽에만 초점을 맞춘 추리 어드벤처였다. 추리하는 재미는 있지만, 단점을 따지자면 한번 플레이한 내용을 다시 플레이할 이유가 없어서 다 회차 플레이가 필요 없고 제한된 공간에서의 이야기만 다루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가 상당히 정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셜록 홈즈 : 챕터 원’에서는 과감하게 오픈월드를 도입했다. 언제든 코르도나 섬 전체를 돌아다닐 수 있어 보다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반대로 이동 동선이 지나치게 넓어져 게임 플레이가 늘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게임에 대한 가이드도 불친절해 사건에 대한 증거물을 수집하거나 위치를 찾아가는 데 상당히 고생했다. 섬의 크기를 좀 더 작게 하거나 사건마다 이동 반경을 제한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중요 서브 캐릭터인 ‘존 왓슨’(흔히 알고 있는 군의관 출신 친구가 아니라 동명이인)은 ‘셜록 홈즈’에게 푸념만 늘어놓고 제대로 된 가이드는 전혀 해주지 않는다. 게임이 막힐 때마다 제대로 보조 역할을 해줬으면 좀 더 나은 플레이가 가능했을 것 같다.
혈기왕성한 젊은 ‘셜록 홈즈’가 나와서 그런지 액션성도 강화되었다. 전작에서는 스토리 상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싸우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작에서는 정말 제대로 적들과 싸운다. 다만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고 추리 부분에만 관심을 갖고 플레이하려는 게이머라면 이러한 부분이 별로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마치며
‘셜록 홈즈 : 챕터 원’은 탐정으로 발을 내딛기도 전의 애송이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게임이다. 당연히 탐정으로의 실적이 없기 때문에 게임 속 인물들의 평가도 그냥 지나가던 ‘청년 1’ 정도일 뿐이다. 하지만 사건과 마주한 ‘셜록 홈즈’는 프로파일러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숙련된 추리 실력과 다양한 지식을 겸비했다. 그야말로 준비된 경력직 신입이란 느낌이다.
나이를 든 ‘셜록 홈즈’는 고집불통에 자기가 제일 잘난 사람으로 묘사되지만, ‘셜록 홈즈 : 챕터 원’의 ‘셜록 홈즈’는 청년인 만큼 예의도 바르고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묘사 자체가 ‘셜록 홈즈’ 팬이라면 상당히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다만, 추리 실력을 21살 기준에서 완벽하고 노련하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좀 더 서툴고 어설픈 추리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젊은 ‘셜록 홈즈’의 색다른 매력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