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vs 체리! 무선 게이밍 키보드 진검승부
-편집자주-
로지텍은 키보드와 마우스 등 PC 주변기기는 물론, 게이밍 기어에 이르기까지 PC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다. 그만큼 시장 점유율도 압도적으로 높고 브랜드 인지도로 인해 로지텍 제품을 선택하는 일반인도 많다.
시장 점유율을 압도적인 1위지만, 유독 A/S에 관해서는 업계 꼴찌 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로지텍 브랜드를 믿고 값비싼 제품을 구매했지만, 황당한 A/S 방침 때문에 고장난 제품의 수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smartPC사랑은 이러한 로지텍의 A/S 방침에 대해 알리고 이러한 문제를 로지텍이 개선하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로지텍 관련 기사를 계속 작성하고 있다.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고가의 무선 게이밍 키보드에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우수한 타건감, 뛰어난 연결성, 게이밍급의 낮은 딜레이는 기본이고 소비자 친화적인 소모품 서비스 정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브랜드를 통해 결정된다. 따라서 브랜드만 믿고 무선 게이밍 키보드를 구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하면 땅을 치고 후회할 수 있다. 비슷한 가격대라 하더라도 품질, 기능이 천차만별이고 키캡을 하나라도 분실하면 A/S가 불가능한 제품도 있다. 더 저렴한 제품이 고가 제품보다 우수한 경우도 있다. 체리와 로지텍의 무선 게이밍 키보드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다.키캡 하나만 잃어버려도 A/S 불가능?
로지텍 G913
1) '로지텍 30만원짜리 키보드의 황당한 a/s거부 사유'라는 게시물이 조회수 10만 가까이 돌파한 상태고 큰 화제가 됐는데, 로지텍 코리아에서는 이를 인지하고 있는지, 인지하고 있다면 해당 고객에 대한 교환 서비스 제공에 대한 의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2) 로지텍 G913 키보드와 관련한 A/S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혹시 A/S와 관련해 본질적인 부분을 개선할 계획이 있는가?
높은 완성도의 무선 게이밍 키보드
CHERRY MX BOARD 3.0S WIRELESS RGB 적축 피씨디렉트
‘CHERRY MX BOARD 3.0S WIRELESS RGB 적축 피씨디렉트(이하 MX BOARD 3.0S 무선)’는 뛰어난 가성비가 장점인 기계식 키보드 ‘CHERRY MX BOARD 3.0S’의 무선 버전이다.
MX BOARD 3.0S 무선은 넘버 키가 포함된 풀배열 기계식 키보드다. 하지만 일반적인 풀배열 키보드보다는 크기가 꽤 작다. 이는 MX BOARD 3.0S 무선이 일반적인 키보드와 달리 십자키와 넘버키 사이의 간격이 좁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즉, 넘버키가 탑재돼 문서 작업에 유리하면서도 게임 플레이 시에는 일반 키보드보다 마우스를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포트는 USB Type-C다. 로지텍 G913과 달리 포트가 틀어진 불량도 없었다. 마이크로 5핀 포트를 고집하고 있는 로지텍 G913보다 우세한 부분이다.
기본 키캡도 로지텍 G913보다 품질이 좋다. 키캡을 분리해서 자세히 살펴봐도 로지텍 G913처럼 플라스틱 마감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은 발견할 수 없었다.
제품 컨셉의 차이겠지만, MX BOARD 3.0S 무선은 로지텍 G913보다 훨씬 누르는 재미가 좋았다. 이는 로지텍 G913이 플래그쉽 무선 게이밍 키보드임에도 높이가 낮은 로우 프로파일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스위치는 어떨까? MX BOARD 3.0S 무선은 세계적인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 제조사가 직접 만든 키보드답게 검증된 체리 MX 적축을 사용한다. 또한, 무보강 구조를 사용해 장시간 타건에도 피로가 적은 점이 특징이다.
MX BOARD 3.0S 무선을 PC에 연결한 뒤 smartPC사랑 원고 작업을 진행해보니 걸림 없이 부드럽게 눌리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스위치의 선택지가 다양한 점도 장점이다. 로지텍 G913은 기본적으로 3가지 스위치를 선택할 수 있으며, 로지텍 G913 TKL 화이트는 택타일 스위치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MX BOARD 3.0S 무선은 체리 MX 적축, 청축, 갈축, 그리고 저소음 적축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RGB LED도 수준급이다. 1,680만 컬러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화이트 키보드의 특성상 RGB LED가 더 강조되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 전용 소프트웨어 ‘Cherry Utility Software’를 통해 나만의 조명 효과를 설정하는 것도 가능했다.
높낮이 조절도 가능하다. 키보드 바닥의 고무 패킹을 분리하고 높낮이 조절 나사를 장착하면 더 높은 각도로 타건할 수 있다.
무선 연결성은 어떨까? 우선 2.4GHz 무선 동글이 동봉되는데, 해당 동글을 통한 ‘초고속 게이밍 모드’가 지원된다. 2.4GHz 모드로 직접 게임을 즐겨보니 유선 연결 모드와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쾌적했다.
블루투스 연결도 가능하다. 1:3 연결이 가능해 FN키와 1,2,3키를 조합해 원하는 기기로 쉽게 전환할 수 있었다. 블루투스 연결성만 보면 로지텍 G913보다 우수한 셈이다.
로지텍보다 훨씬 합리적인 A/S 정책을 제공하는 점에도 주목하자. 이 키보드의 유통사인 피씨디렉트는 일부 키캡이 분실되거나 케이블이 누락된 경우에도 A/S를 제공한다.
게다가 호환 키캡을 굉장히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체리가 공식적으로 출시한 ‘CHERRY Vintage Keycap Set 키캡(이하 빈티지 키캡)’도 판매 중에 있다.
빈티지 키캡은 고전 키보드를 테마로 한 키캡으로 색상에서부터 오래된 멤브레인 키보드가 연상된다.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외관과 달리 키캡의 품질은 굉장히 우수하다. ABS가 아닌 PBT 방식으로 제작돼 장시간 타건에도 번들거림이 없다. 또한, 레이저 각인이 아닌 염료승화 각인을 적용해 키캡 각인이 지워질 걱정으로부터 자유롭다.
직접 키캡을 장착해보니 최신 키보드가 아닌 추억의 멤브레인 키보드를 보는 것만 같았으며, 빨간색 체리 키캡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PBT 키캡 특성상 기본 장착된 ABS 키캡보다 더 묵직한 타건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MX BOARD 3.0S 무선(적축, 청축, 갈축)의 가격은 209,000원, MX BOARD 3.0S 무선(저소음 적축)의 가격은 219,000원, 빈티지 키캡은 59,000원이다.
마치며
이번 기사를 통해 무선 게이밍 키보드 2종을 비교해 봤다. 풀 배열 기준 체리 키보드가 90,000원가량 저렴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후지원이나 연결성, 마감 등 대부분의 요소가 훨씬 뛰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무선 게이밍 키보드는 G913 말고 선택지가 없다’라는 말이 꼭 옳지 않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명한 구매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기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