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에 품은 퍼스널 클라우드 씨게이트 고플렉스 새틀라이트

2012-12-08     firstvm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콘텐츠를 즐기는 시대가 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 덩치가 커지는 속도를 망 인프라가 따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만 패킷 소화 능력을 개선하는 인프라 문제도 있고, 그렇다고 단말기에 이를 담아둘 만한 용량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점점 커지는 중이다. 로컬 영역의 클라우드라 할 수 있는 무선 외장 저장장치가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까? 씨게이트의 신제품을 보며 그들의 청사진을 정리해봤다.

광역 네트워크는 늘어가는 패킷량을 소화할 수 있을까?
바야흐로 클라우드 시대다.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는 광역 무선 네트워크가 갖춰지면서 사람들의 인터넷 이용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디스크를 갖고 다니던 사람들이 간단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리고 장소를 이동해 다시 내려서 쓴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간단하고 용량이 적은 경우에나 해당하는 얘기다. 대용량 데이터, 고품질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클라우드나 광역 무선 네트워크를 통한 스트리밍으로 이용하기엔 아직 인프라가 부족하다. 로컬 네트워크나 와이파이 망을 쓰고 USB 메모리나 USB 외장 하드디스크를 여전히 많이 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본다. 스마트폰도 발전을 거듭해 720P 해상도를 그대로 볼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 4G 데이터망이 이론상 100Mbps급에 달하는 전송 속도를 갖췄지만 60fps 풀HD 영상을 정상적으로 감상하려면 기가비트급 전송 속도가 필요하다. 즉 아직은 4G 데이터망이 갖는 속도로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나 앞으로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데이터 패킷이 늘어남에 따른 문제도 상당하다.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 부분을 무시하고 본다 해도 과도하게 몰리는 패킷을 과연 구축한 인프라가 소화해낼 수 있을까가 문제다. 당장 토, 일요일 명동이나 강남역 인근처럼 사람이 북적이는 곳에만 나가봐도 3G 데이터망이 제대로 터지지 않는 것을 겪을 수 있다. 망 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한다 해도 그보다 빠르게 늘어가는 데이터 패킷 소비량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장 부족한 인프라를 해소하고자 일명 '와이파이 존'을 늘리고 있는 것만 봐도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런 대용량 데이터, 대용량 패킷을 어떻게 소화해낼 수 있을까? 이것이 과도기적 형태라 하더라도 씨게이트가 내놓은 무선 외장 하드디스크에서 해결책 중 하나를 찾을 수 있다. 단지 와이파이 액세스 포인트를 내장한 외장 하드디스크에 불과할지 모르나 이것 하나로 응용할 것은 무궁무진하니 말이다.

"데이터 소비량 3년 내 1제타바이트에 이를 것"
지난 11월 15일 씨게이트가 무선 외장 하드디스크인 '고플렉스 새틀라이트'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와이파이를 내장한 외장 하드디스크다. 씨게이트 특유의 인터페이스 단자를 써서 다른 씨게이트 외장 하드디스크처럼 여러 인터페이스로 PC와 연결해 이동식 저장장치로 쓸 수 있지만, 자체 전원과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를 내장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발표회장에서 연단에 선 씨게이트 수석 부사장 테 반생은 "10년 만에 데이터 소비량이 70배 정도 증가했다"며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3년 내 1제타바이트(1제타바이트=10억 테라바이트)를 소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를 소개하는 스티브잡스

그는 이런 데이터 소비량 증가 원인으로 모바일 기기의 영역 확대를 꼽았다. 특히 태블릿PC를 이용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분야 중 하나가 멀티미디어 활용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현행 720P 동영상처럼 고화질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주류를 이룬다면 기존 데이터 저장 공간과 패킷 전송 속도에 과부하가 걸릴 것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테 반생 부사장은 이 문제 가운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한정된 저장 공간에 주목했다. 고품질 대용량 데이터는 대부분 테라바이트 단위를 넘어선 데스크톱PC 등을 기준으로 나온다. 저장 공간이 테라바이트 단위라면 당장 저장 공간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휴대성을 강조하는 모바일 기기는 그와 비교할 수 없을 용량에 불과하다. 아이패드2를 예로 들자면 메모리 용량은 64GB지만 그나마도 OS와 애플리케이션을 제외하면 평균 41GB 정도라고 한다. 그 외 태블릿은 외장 메모리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나 대략 27GB 정도로 볼 수 있다. 데이터 저장 용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다는 얘기고, 이것은 앞으로가 아니라 이미 현재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문제인 패킷 전송 속도는 카이스트 김지현 교수에게서 나왔다. 그는 여러 멀티미디어 기기를 쓸 때 파일을 각각 인코딩해야 하는 문제점부터 시작해 데이터 전송 속도, 보안, 콘텐츠 소유 등 우리가 PC 기반 온라인 상에서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두고 흔히 겪는 문제를 무선 네트워크환경으로 옮겨와 풀이했다.

신개념 외장 하드디스크 고플렉스 새틀라이트
조금 두껍기는 하지만 예전 같으면 익숙했을 듯한 2.5인치 외장 하드디스크다. 요즘 외장 하드디스크보다 두꺼운 까닭은 이 속에 최대 5시간까지 연속해서 쓸 수 있는 배터리와 최대 3명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를 내장했기 때문이다. 인터페이스 단자에 USB 등 젠더를 꽂으면 간단히 평범한 외장 하드디스크로 이용할 수 있다. 함께 제공하는 젠더는 USB 3.0 규격이며 USB 2.0 및 3.0 인터페이스에서 쓸 수 있다. 용량은 500GB다.
이 새로운 외장 하드디스크는 전원 버튼을 눌러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를 켬과 동시에 하드디스크를 자체 작동시키기 시작하면서 전혀 새로운 기기로 변신한다. 와이파이망을 통해 연결하는 무선 외장 하드디스크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부족한 저장 공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씨게이트 특유의 젠더를 연결하면 흔히 볼 수 있는 외장 하드디스가 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고플렉스 새틀라이트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를 연결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 애플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고플렉스 미디어'라는 앱을 내려 받아 설치해야 한다. 당연히 무료다.
앱을 설치했더라도 와이파이 네트워크가 고플렉스 새틀라이트와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서로 연결할 수 없다. 와이파이 설정에서 접속 액세스포인트를 이 제품으로 설정해야 한다. 초기 이름은 'GoFlex Satellite'로 시작하는 이름이고, 접속 후 앱에서 이름을 바꿀 수 있다.
이렇게 연결하고 나면 고플렉스 새틀라이트에 담긴 각종 멀티미디어 및 문서 자료를 원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고플렉스 미디어' 앱을 통한다.


고플렉스 미디어 앱을 써서 데이터를 끌어올 수 있다.

인터넷을 포함하는 다중 접속망 필요
고플렉스 새틀라이트를 이용하면 제한적인 스마트폰, 태블릿PC 용량을 확장할 수 있어 좋지만 아직 해소하기 힘든 문제를 품고 있다.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 하드디스크에 내장된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로 연결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데이터 통신망이 단지 고플렉스 새틀라이트로만 이어질 뿐이다. 즉, 고플렉스 새틀라이트와 연결해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는 동안에는 3G망과 같은 광역망은 물론 주변 와이파이 망을 통해 광역 네트워크 및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광역 네트워크와 통하는 스마트 기기가 단순한 로컬 콘텐츠 단말기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쉽게 해소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태블릿PC가 한 번에 단 하나의 와이파이망과 접속하고, 와이파이망과 접속하면 자동으로 3G 등 광역 네트워크망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와이파이망 대신 블루투스 망을 이용하기에는 블루투스 망의 전송 속도가 너무 느리다. 오로지 전용 접속 앱을 통해서만 된다는 점도 눈에 걸린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든 스마트폰, 태블릿PC가 공통으로 갖춘 네트워크 망 중 가장 빠른 망을 선택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다. 어쩔 수 없이 생겨난 문제, 하지만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중요한 문제인 셈인데, 이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가가 고플렉스 새틀라이트 같은 퍼스널 클라우드 장치를 정착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