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그때 그 휴대폰] LG 옵티머스 Q

2023-04-25     이철호 기자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LG 스마트폰 초창기에는 많은 제품이 있었다. 최초의 LG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안드로-1'을 비롯해 고급 피쳐폰 'MAXX'와 '뉴초콜릿'이 있었다. 윈도우 모바일 OS를 탑재한 '레일라'도 있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브랜드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라인업을 정비하던 무렵, LG전자도 2010년 들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리즈 '옵티머스'를 론칭했다. 첫 제품은 바로 쿼티 키보드가 장착된 '옵티머스 Q(모델명: LG-LU2300)'였다.  

자판이 달린 쿼티폰

2010년 당시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폰은 대부분 바 형태였다. 피쳐폰 중에도 스마트폰 따라잡기 열풍으로 바 형태로 디자인된 제품이 많았다. 이외에 피쳐폰 중에 폴더폰이나 슬라이드폰이 간간히 출시되는 상황이었다. 이와 달리 해외에서는 쿼티폰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쿼티폰은 쿼티(QWERTY) 배열 물리 키보드가 달린 스마트폰으로, 키보드처럼 자판을 눌러 텍스트를 입력한다. 이는 당시 키패드나 터치스크린으로 텍스트를 입력할 때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해외에서는 쿼티 자판을 탑재한 블랙베리(Blackberry)가 비즈니스용 스마트폰으로 인기가 많았다. 버락 오바마 전(前)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등의 유명 인사들이 많이 사용해서 국내 인지도도 높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LG전자는 옵티머스 Q로 국내에 쿼티폰 열풍을 불러일으키려 했다.
당시

'한국적 쿼티폰' 표방한 옵티머스 Q

LG 옵티머스 Q는 빠른 속도와 인터넷 사용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한국형 스마트폰'을 표방했다. 먼저 3.5인치 HD LCD 터치스크린에 쿼티 키패드, 전면 하단의 트랙볼, 4방향 내비게이션 키 등의 다양한 입력수단을 제공했다. 또한, 1GHz 클럭의 퀄컴 스냅드래곤 S1 프로세서를 사용했고, 당시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최대 용량인 3GB 사용자 메모리를 내장했다. DviX, 3.5파이 이어폰 잭, 5MP 카메라, 돌비 모바일, 지상파 DMB도 지원했다. 배터리 용량은 1,350mAh였다.
쿼티

알고 보면 괜찮았다?

2010년 6월에 출시된 LG 옵티머스 Q는 출시 한달 만에 판매량 6만대를 기록했다. 갤럭시 S가 출시 한 달 만에 40만대가 개통된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국내에는 생소했던 쿼티폰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의외로 판매량이 높은 수준이었다. 실제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호평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먼저 쿼티 자판의 키감이 우수해서 트위터에 글을 남기기가 매우 쉬웠다. 또한, 스마트폰에 내장된 전자사전 검색, 인터넷 서핑에서도 우수한 점이 많았다.
쿼티

문제는 완성도

하지만 LG 옵티머스 Q에는 문제도 적지 않았다. 우선 출시 당시 최적화 수준이 그리 좋지 않았다. 애플리케이션 구동이나 사용 시간은 나쁘지 않았지만, 기본 홈 UI에서 버벅거림이 심했다. 이 때문에 순정 런처 대신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른 런처를 다운받아 사용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스마트폰의 최대 성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었다. 예를 들어 본디 내장 메모리가 3GB지만 실제로는 4GB를 더 쓸 수 있는 케이스가 있었다. 또한, 5점 터치가 가능한 패널에서 2점 터치만 되거나 프레임 레이트가 30프레임으로 제한된 것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음악을 재생할 때 화이트 노이즈가 발생하는 문제도 골칫거리였다.
옵티머스

LGT에서만 판매…앱 호환성도 문제

LG 옵티머스 시리즈의 첫 작품이었던 LG 옵티머스 Q는 본격적인 갤럭시시대를 연 삼성 갤럭시 S와 종종 비교되곤 했다. 옵티머스 Q가 조금만 더 흥했다면 쿼티폰 마니아를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를 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계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LG텔레콤(現 LG유플러스)에서만 판매되었다는 문제가 있었다. SK텔레콤, KT보다 사용자가 적은데다가 3G망, 통화품질도 떨어졌던 LG텔레콤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보니 사용자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스마트폰 보급 초기다 보니 앱 호환성에도 문제가 많았다. 심지어는 LG텔레콤 공식 앱에서도 가로 화면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 사용 도중 키보드 유격이 있을 때 이를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점, 심한 발열도 발목을 잡았다.
LG

쿼티 없는 옵티머스 Q, 옵티머스 Z

쿼티 자판이 없는 옵티머스 Q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됐다. 바로 LG 옵티머스 Z(모델명: L G-SU950, LG-KU95000)다. 전반적인 스펙은 옵티머스 Q보다 좋지 않았지만, 길을 걸으면서 문자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는 기능, PC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작업할 수 있는 기능 등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판매량은 시원치 않았다.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출시되었지만 출시 한달 만에 판매량 6만대에 불과했다. 갤럭시 S에 비해 특별한 장점이 없었다는 점이 컸다. 이 스마트폰이 싸이언 브랜드로 출시된 마지막 휴대폰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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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마지막 쿼티폰, 옵티머스 Q2

2011년에는 옵티머스 Q의 후속작인 옵티머스 Q2(모델명: LG-LU6500)가 출시되었다. 전작과는 달리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앱을 최대한 제거했으며, 엔비디아 AP25 1.2GHz 프로세서도 탑재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중 최초로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 OS를 탑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소한 프로세서, 부족한 배터리 용량 등의 문제 때문에 속을 썩이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삼성 갤럭시 S II, 팬택 베가 레이서 등의 경쟁작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신통치 않은 판매량 속에 LG 쿼티폰은 그 막을 내리고 말았다.
옵티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