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속 아태지역 소비자, IT지출 줄인다

2023-07-22     이철호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아태지역 컨수머 IT 지출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엔터프라이즈 IT 지출은 당분간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는 최근 발간한 '전 세계 블랙북: 라이브 에디션(Worldwide Black Book: Live Edition)'에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인해 올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일본 제외)의 IT 지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지속되는 공급망 이슈, 지정학적 긴장 상태, 식량 및 에너지 가격의 상승, 그리고 2022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봉쇄조치 등 복합적인 이유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이 경기 침체의 원인으로 작용하며 IT 지출에도 영향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컨수머 IT 지출은 이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계속해서 경기 침체 리스크가 확대된다면 2023년 해당 지출은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아태지역 내 엔터프라이즈와 서비스 공급자 지출은 꾸준한 IT투자 수요로 인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재정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해당 그룹의 지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DC 고객 인사이트 및 분석 부서에서 IT 지출 가이드를 담당하는 비네이 굽타(Vinay Gupta) 리서치 디렉터는 "지역 내 절반에 해당하는 비즈니스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IT 비용 가격의 상승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조직은 남은 2022년 기간 동안 자사 지출 계획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상황이 계속해서 지속된다면 비즈니스는 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미래 비즈니스 기능과 니즈에 필수적인 전략적 이니셔티브에 집중하기 위해 지출 조정을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의존도 높은 한국, 인플레 체감 커

이번 IDC 보고서에서는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의 국가들의 경우 에너지 및 상품 수입 의존도의 여부에 따라 상황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싱가포르, 인도, 태국, 대만 등 에너지 및 상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더 많이 체감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석탄, 석유, 가스, 그리고 상품을 주로 수출하는 인도네시아와 호주는 현재의 상황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 IDC는 현재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이 경제 개방 및 공급망 제약으로 인해 억눌린 수요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당초 6월 '블랙 북 라이브' 보고서에서 발표했던 IT 지출 성장률이 8.6%였던 것에 비해, 현재는 다소 감소한 수치인 7.2%로 추산 중이다. 중국의 경우 봉쇄가 풀리고 공급망 제약이 완화되면서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2023년까지 정부 개입으로 경제가 안정되고 이에 따른 성장으로 경기가 전반적인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컨수머 IT지출, 상반기에 이미 둔화…엔터프라이즈 지출, 아직은 안정적

IT 지출을 고객군별로 살펴보면 모바일, 태블릿, PC, 웨어러블 및 주변기기를 포함한 컨수머 IT지출은 지난 2년 동안 가정 및 온라인 수업을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이미 많은 기기 구입이 이뤄짐에 따라 2022년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둔화된 양상을 보인다. 해당 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그나마 남아있던 성장 전망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엔터프라이즈 IT 지출은 기업이 단기적으로 IT 예산을 보호함에 따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형(as a service)을 포함하는 전체 지출에서 운영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에 이를 단기간에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와 함께 일부 자본 지출 분야는 당분간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이니셔티브에 지출하기보다 그동안 투자해왔던 분야에 안정된 투자를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비용 상승을 반영하여 IT 예산을 확대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