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그때 그 휴대폰] LG 옵티머스 G

2023-07-27     이철호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작년에 LG전자가 휴대폰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 후 LG 스마트폰을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LG 스마트폰에도 찬란했던 시절은 있었다. 비록 국내나 해외 시장에서 최정상의 위치까지는 오르지 못했지만 적어도 디자인과 기능에서는 다른 브랜드에 밀리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시작부터 흔들리던 LG 스마트폰이 중흥기를 맞이한 데는 2012년 출시된 LG 옵티머스 G(모델명: LG-F180S/K/L)의 공이 컸다. 이 스마트폰은 삼성 갤럭시 S 시리즈에 대항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군인 'LG G 시리즈'의 출발이기도 했다. 이 스마트폰에 대해 알아보자.  

회장님의 성(?)을 걸다

2000년대까지 싸이언 브랜드로 삼성 애니콜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LG전자는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갖은 어려움을 겪었다. '프리미엄 피쳐폰'에 집중하느라 스마트폰으로의 전환 타이밍을 잃어버린 데다가 최적화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삼성, 애플은 물론 한때 덩치가 훨씬 작은 팬택에도 판매량이 밀릴 정도였다. 다행히 2012년부터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2012년 5월 발매된 옵티머스 LTE II(모델명: LG-F160)가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이 스마트폰은 Qi 자기유도방식 무선충전을 사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옵티머스 LTE II에 이어 좋은 분위기를 이어 나가고자 탄생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바로 옵티머스 G다. 펫 네임인 'G'가 당시 LG그룹 회장이었던 구본무에서 따 왔다는 설 때문에 '구본무폰', '회장님폰'으로 불리기도 했다.
2012년

LG의 기술력이 담겼다

옵티머스 G의 가장 큰 특징은 당시 LG그룹의 핵심 기술력이 총동원되었다는 점이다. 구본무 회장의 지시 아래 옵티머스 G에는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어쩌면 LG의 'G'에서 펫 네임을 따온 것일지도 모른다. 먼저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G2 Touch Hybrid 터치 스크린을 채택했다. 이 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커버유리 완전 일체형 터치 공법을 적용해 촉감이 대단히 뛰어났다. 또한, 두께가 1mm 가까이 얇아지고, 베젤이 줄어드는 한편 내구성도 강해졌다. 카메라에서는 LG이노텍의 기술이 적용되었다. 옵티머스 G에 탑재된 13MP 후면 카메라는 화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LG이노텍의 광학 부품을 사용했으며, 픽셀 사이즈가 1.1㎛로 당시로서는 세계 최소 수준이었다.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간의 컬러 매칭으로 색상 표현의 정확도를 높인 것도 특징이다. LG화학은 옵티머스 G의 배터리를 더 강하게 했다. 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2,100mAh 내장 배티리는 더 얇고 가볍게 제작되었지만, 용량 및 사용시간은 이전보다 오히려 증가했으며, 충전 효율도 기존 대비 60% 향상되었다.
이전보다

세련된 디자인에 쿼드코어 프로세서도 탑재

LG 옵티머스 G는 과거 초콜릿폰이나 샤인폰에서 보여줬던 미려한 디자인으로 호평 받았다. 3mm대 베젤에 두께 8mm로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와 편안한 그립감을 완성했으며, 뒷면에는 크리스탈 리플렉션 공법을 적용해 보는 각도, 빛의 각도에 따라 디자인, 이미지를 다르게 보여준다. AP는 퀄컴의 LTE 기반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S4 프로 APQ8064를 채택했다. 이 프로세서는 기존 쿼드코어 AP보다 40% 이상 성능이 향상되었으며, 그래픽 처리 속도 또한 이전보다 3배 빨라졌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독특한 기능이 많았다. 투명도를 조절해서 애플리케이션 2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Q슬라이드'를 비롯해 동영상을 보면서 특정 부분을 확대해 볼 수 있는 '라이브 줌', TV와 스마트폰에서 각기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는 '듀얼 스크린 듀얼 플레이' 등의 기능이 있었다.
최신

LG 스마트폰이 달라졌다?!

LG 옵티머스 G에 대한 반응은 상당했다. 2012년 9월에 공개된 옵티머스 G는 3개월 만에 글로벌 100만대 판매에 성공하며 밀리언셀러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LG 스마트폰 중 가장 빨리 100만대 고지를 넘어선 것이다. 해외 반응도 좋았다. 미국 소비자 매거진 '컨슈머리포트'는 옵티머스 G를 아이폰 5, 갤럭시 S3보다 높이 평가하며 1위 자리에 올렸다. 글로벌 IT 매체인 '위버기즈모도'와 '탐스 하드웨어' 역시 옵티머스 G를 MWC 2013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했다.
옵티머스

카툭튀, 화면 잔상 등의 문제도 있었다

LG 옵티머스 G는 예전의 LG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줬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다. 먼저 국내에 출시된 옵티머스 G는 유달리 카툭튀 현상이 심했다. 이 때문에 후면 디자인이 다소 너저분해 보였으며 카메라를 덮는 유리가 손상되는 일도 많았다. 디스플레이 화질도 논란거리가 되었다. AMOLED보다 번인 현상이 적은 TFT-LCD를 사용했음에도 번인처럼 보이는 잔상이 자주 발생한 것이다. 이 문제는 젤리빈 업데이트 이후 해결되었지만, 대신 화면이 물 빠진 색감으로 보이는 문제가 새로 발생했다.  

원본보다 더 흥한 옵티머스 G Pro

옵티머스 G의 흥행에 고무받은 LG전자는 MWC 2013에서 이 스마트폰의 파생 모델을 선보였다. 바로 옵티머스 G Pro(모델명: LG-F240S/K/L)다. 옵티머스 G Pro는 옵티머스 G와 전반적인 사양이 비슷하나, 디스플레이를 5.5인치 FHD IPS TFT-LCD로 업그레이드했다. 그렇게 등장한 옵티머스 G Pro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 4개월 만에 국내 판매 100만대를 달성하여 LG 휴대폰 중 가장 빨리 국내 판매 100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영국 IT매체 '모바일초이스'로부터 별 5개로 최고점을 받는 등 제품에 대한 평가도 좋았다.
옵티머스
\이렇게 옵티머스 G 시리즈가 인기를 얻음에 따라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몇 년 후 옵티머스 G 시리즈의 망작은 LG 스마트폰을 돌이킬 수 없는 운명으로 이끌고 만다. 그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다음에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