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이 21.5인치 안에 쏙. 한미마이크로닉스 T5000 일체형 PC

2013-03-03     낄낄

무엇보다 성능이 최우선인 사람들은 여전히 덩치 큰 데스크톱 PC를 선호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데스크톱 PC의 커다란 본체는 그저 부담일 뿐이다. 일체형 PC는 모니터 하나 크기에 꼭 필요한 성능을 갖춰 인기가 날로 높아지지만 아직 선택의 폭이 좁다. 대기업 제품 일변도에 값이 비싸면서 성능은 만족스럽지 못해서다. 국내 중소기업 한미마이크로닉스가 내놓은 T5000은 이런 일체형 PC 시장에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하는 제품 중 하나다.

공간을 최소화한 일체형 PC
모니터는 클수록 좋다. 해상도가 비슷해도 일단 큰 화면에서 보면 느낌이 다르다. 최근엔 대형 모니터 값도 현실적인 수준까지 내려갔다. 그런데도 아직 작은 모니터가 많이 팔리는 이유는 좁은 공간 때문이다. 큰 모니터를 둘 공간이 없다면 크기가 부담만 된다. T5000이 고른 21.5인치는 화면 크기와 차지하는 공간의 균형을 고려한 결과다.
은색 테두리와 동그란 버튼을 비롯해 T5000의 디자인은 아이폰 4와 닮았다. 고소왕 애플이 다음 목표를 T5000으로 잡는다 해도 수긍할 정도다. 일체형 PC의 본체 부분은 전부 모니터 뒤로 숨었다. 제일 얇은 부분은 1.2cm, 제일 두꺼운 부분은 6cm다. 모니터 뒤에 미니 ITX 폼펙터 메인보드를 붙이고 양 옆에 확장 단자와 ODD를 단 구조다. 부품을 고루 나눴으면 두께를 더 줄일 수 있었겠지만 몇 cm 차이가 그리 절실한 수준은 아니다. 일반 데스크톱 PC에선 LP 폼펙터로도 어림없고 미니 ITX 폼펙터로 본체를 구성해 모니터 뒤에 베사 마운트로 달아야 한다. 그렇게 만들 바에야 처음부터 이런 일체형 PC를 사는 게 훨씬 편하다.

확장성을 갖춘 일체형 PC
모니터 테두리는 화면 크기에 비해 꽤 넓은 편이다. 화면 양 옆으로 전원과 하드디스크 LED, 밝기 조절과 전원 버튼, 마이크로 SD 슬롯부터 USB와 사운드 입출력 단자까지 넣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편해졌으니 나쁜 방법은 아니다. 스크린 오른쪽엔 DVD 멀티 드라이브도 있어 본체 옆 공간을 어느 정도 비워둘 필요가 있다. 뒤쪽엔 USB 3.0부터 eSATA와 그래픽 출력 단자까지 갖췄다. 네트워크는 유선과 802.11n 무선을 모두 쓸 수 있으며 블루투스 3.0도 같이 넣었다.
스피커도 있다. 스피커의 음질은 크기와 값에 정비례하니 T5000이 아주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말하긴 어렵다. 공간 절약이 최우선인 일체형 PC에서 스피커 크기를 키우는 것보단 적당한 크기와 음질로 타협하는 것이 낫다.



제일 얇은 부분의 두께는 1.2cm, 제일 두꺼운 부분은 6cm다. 왼쪽엔 확장 단자와 카드 리더기를 달았다.

강한 성능의 일체형 PC
성능처럼 알기 쉬운 것도 없다. 제원을 보면 된다. 코어 i5-2400S CPU는 저전력 특화 모델로 일반 시장 대상 제품은 아니다. 이름은 낯설어도 2.5GHz의 클록으로 작동하는 샌디브리지 쿼드코어 CPU니 성능은 충분하다. CPU 성능에선 꿀릴 일 없으며 메모리도 DDR3 4GB로 쓸만하다. 다만 내장 그래픽은 아쉽다. 인텔 HD 그래픽 2000의 성능은 본격적으로 3D 게임을 하기엔 부족하다. 그래픽 성능만 좀 높았어도 게임까지 거뜬한 일체형 PC가 됐을 것이다.
눈에 띄는 점도 있다. 500GB 용량의 7200rpm 하드디스크는 평범하지만 옵션인 인텔 40GB SSD는 큰 장점이다. 용량이 작고 SATA 3 규격을 갖춘 최신 고성능 SSD보단 성능이 떨어지지만 SSD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쾌적함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옵션이다.
모니터 해상도는 1920×1080이다. 21.5인치 크기에서 볼 수 있는 해상도 중 최고 수준이다. LED 백라이트로 발열과 전력 소모량도 적다. T5000의 시스템 전체 전력 소모량은 아무 작업도 하지 않을 때 39W, OCCT 테스트로 시스템에 부하를 줬을 때는 94W에 머물렀다. 모니터까지 포함한 것임을 감안하면 저전력 시스템이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선에서 자유로운 일체형 PC
일체형 PC인 T5000조차 하나로 합치지 못한 부품이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다. 공간을 절약하겠다고 모니터에 키보드를 붙이고 마우스 대신 터치스크린만 쓸 순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복잡한 선 연결에서 해방을 외치며 일체형 PC를 들였건만 키보드와 마우스의 선이 신경 쓰인다면 일 다 잘해놓고 끝마무리 제대로 하지 못한 격이다. 그래서 일체형 PC는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쓰는 경우가 많다.
T5000은 선택 제원인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로 라푸의 E9070을 골랐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뒷판을 댄 키보드는 가장 얇은 부분 두께가 5.6mm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키보드라는데 얇은 디자인이 특징인 애플 키보드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다. AAA 배터리 두 개까지 넣은 무선 키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돋보이는 두께다. 펜타그래프 방식의 키는 생각 외로 적당히 누르는 맛이 있어 쫀득쫀득한 느낌이다. 풀 사이즈 키보드는 아니지만 멀티미디어 키에 한글 기능키까지 모두 넣었다. 마우스엔 무선 수신기를 보관할 수 있고 크기가 작지만 촉감이나 모양새는 훌륭하다. 내장 전지를 아끼기 위한 전원 스위치까지 모두 일체형 PC에 어울리는 구성이다.

낮은 값으로 선보인 일체형 PC
한미마이크로닉스 T5000 일체형 PC는 내장 그래픽만 빼면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고성능을 자랑한다. 애플을 많이 닮은 디자인은 제작 과정을 문제로 삼을 순 있어도 디자인 그 자체를 흠잡을 단점은 보이지 않는다. 책상 위에 놓고 쓰기 딱 알맞은 크기에 스피커를 넣고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까지 있으니 일체형 PC의 매력을 한껏 뽐낼 수 있다.
중소기업 제품의 제일 큰 경쟁력은 값이다. T5000을 살 돈으로 다른 대기업 일체형 PC를 고를 수 있지만 모두 제원이 크게 떨어진다. 대기업의 로고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면 같은 값에 월등히 높은 성능을 쓸 수 있는 방법을 T5000이 열어준 셈이다.



오른쪽에는 전원 버튼과 모니터 밝기 조절 버튼, LED와 DVD 멀티 드라이브가 있다.

일체형 PC
CPU  코어 i5-2400S 2.5GHz
메인보드 칩셋 인텔 H61 익스프레스
메모리  DDR3-1333MHz 4GB (SO-DIMM 슬롯 2개, 16GB까지 확장 가능)
그래픽  인텔 HD 그래픽 2000
SSD  인텔 G2 40GB (추가 선택)
하드디스크 히타치, SATA 3Gbps 단자, 회전 속도 7200rpm, 용량 500GB
ODD  DVD 슈퍼멀티
디스플레이 21.5인치, 1920×1080 해상도, TN 패널, LED 백라이트
확장 단자 USB 2.0 ×2, USB 3.0 ×2, HDMI, 기가비트 이더넷, DVI-I,
  스테레오 헤드폰, 스테레오 마이크, SD/MMC 멀티 리더기
무선 연결 블루투스 3.0, 802.11n 무선 네트워크
카메라  130만 화소
오디오  3W+3W 스테레오 스피커, 모노 마이크
크기  54×420×12~60mm
무게  7kg
입력 장치 2.4GHz 무선 키보드, 2.4GHz 무선 마우스 (추가 선택)
운영체제  윈도우 7 홈 프리미엄 (추가 선택)
값  109만 원

경쟁 제품: LG전자 V300-LE30K은 T5000과 같은 값에 팔리는 일체형 PC다. 대기업 이름에 HDTV 기능과 살짝 더 큰 화면이 장점이다. T5000은 CPU를 비롯한 다른 제원이 훨씬 더 높다. 성능과 대기업 마크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는 소비자의 몫이다.

장점: 기본 성능이 우수하다. 샌디브리지 CPU에 4GB 메모리와 40GB SSD 조합은 100만 원대 초반 일체형 PC라고 보기 힘든 제원이다. 책상 위에 놓기 부담 없는 크기에 키보드와 마우스에선 거추장스런 선을 없앴다. 옆쪽에 달란 확장 단자와 ODD도 활용가치가 높다.

단점: 적당히 쓸 만한 외장 그래픽 하나만 달았어도 3D 게임용으로도 쓸 만했을 것이다. 전원 플러그가 ㄱ자 모양으로 꺾여 방향에 따라 다른 단자를 가릴 수 있다.

한줄평: 외장 그래픽만 있었다면 성능 최강 일체형 PC일 것.



뒷면 단자에 다양한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