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는 ○○○ 에서도 움직인다 ?

2008-02-06     PC사랑
 
 
호기심노트 01
 
주 제: 최신 CPU, 쿨러없이 얼마나 버틸까?
시 간 : 12월 15일 오전 10시~새벽 5시 (18시간)
준비물 : 요새 잘~ 나가는 CPU 4종과 그 친구들.
 
즘 파는 CPU들은 처음부터 엄청나게 큰 쿨러를 달고 나온다. 크기와 생김새만 봐서는CPU에 쿨러가 달려 나오는 건지, 쿨러에 덤으로 CPU를 얹어주는 건지 구분이 힘들다.몇년전 셀러론 600MHz를썼던 적이 있다. 오버가 워낙 잘 되는 녀석으로 이름을 날려 대부분이900MHz로오버클럭킹을했다. 기자는오버대신전압을내리고쿨러전원을빼저소음시스템을꾸몄지만, 그런것은이미옛날이야기가됐다.
요새 잘나가는 CPU들은 쿨러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유저들로서는 섣불리 실험해보긴 힘든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PC사랑이 팔을 걷었다. 제목의 박스안에 들어갈 것은 온도다. 과연 CPU는 몇 도의열을 버텨낼 수 있을지 실험 결과를 같이 지켜보도록 하자. 실험에 쓰인 CPU는 AMD 2종, 인텔 2종으로 총 4가지다. 현재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들로 꾸렸다. AMD CPU는 애슬론 64-×2 4600+, 애슬론 64 3200+를테스트했고, 인텔은펜티엄D 805, 코어 2 듀오 E6700를썼다.

AMD CPU와는 기가바이트 GA-M57SLI-S4가 호흡을 맞췄고, 인텔 CPU와는 아수스 P5B-E가 짝을 이뤘다. 윈도를돌릴수있어야실험이가능하기때문에그래픽카드, 램, 하드, ODD, 파워등도갖췄다.이번 실험에 참가할 선수들의 명단은 아래와 같다. 부품들을 케이스 안에 조립해 넣지는 않았다. 케이스 안에 넣으면부품을갈아끼우기가번거롭기때문이다. 그렇게했는데도오전에시작한테스트는다음날새벽5시가돼서야끝났다.
테스트는 우선 정품쿨러를 달고 정상적인 상태에서 CPU를 돌렸을 때의 온도를 쟀다. 다음엔 쿨러 전원을 빼고 팬이 돌지 않는 상태에서 쿨러 방열판만 달고 컴퓨터를 돌렸다. 그 뒤엔 아예쿨러 자체를 떼 내고 맨 몸의 CPU가 열을 얼마나 견디는지 봤다. 메인보드 안에 있는 온도계와 별도로 준비한 외부 온도계를 CPU에 붙여 두 가지 온도를 쟀다. 부팅을 한 뒤 바이오스에 들어갔을 때, 윈도가 떴을 때, 그리고 CPU에 부담을 주는 프로그램인 스트레스 프라임2004(프라임)을돌린뒤상태를지켜봤다.
 
 
 
첫 번째 테스트에 나선 CPU는 AMD 애슬론 64-×2 4600+. 케
이스가 없기 때문에 책상에 PC사랑 과월호를 깔고 그 위에 메인보드를 올렸다. 가장 먼저 메인보드에 CPU를 꽂고 램과 그래픽카드를 꽂았다. 파워와 HDD, ODD까지 연결하자 널려진 부품들과 케이블들로 책상 위는 어수선해졌다. 컴퓨터 케이스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는순간이다.
우선 정상적인 상태에서 컴퓨터를 체크한 뒤 시스템을 종료했다. 쿨러 팬의전원을빼고, 쿨러방열판만단채테스트를계속했다. 바이오스에들어갔을 때 온도는 49도(외부 온도계 온도 34.4도)로 쿨러 팬이 돌때보다 10도정도높았다. 윈도가떴을때의온도는55도(38.8도)로계속해서온도가올라갔다. 프라임을돌리자온도는걷잡을수없이올라갔다. 프라임을돌린지1분39초가지나프라임두개중한개가멈췄다. 재시작을누르고계속하자2분40초에 프로그램 두 개가 다 멈췄다. 이 때 온도는 85도(55도)였다. 프라임이 멈출때마다 재시작을 다시 눌러주기를 반복했다. CPU 온도는 계속 올라가고 모니터에는 CPU가 지르는 비명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8분이 지나서 온도는 93도(57도)까지올라갔고8분53초에마침내컴퓨터가다운되고시스템이재부팅됐다.

다운되는 순간의 메인보드 온도계 온도는 알 수 없지만 외부온도계는 63.0도를 나타냈다. 쿨러 방열판에 살짝 손을 대보았지만 너무 뜨거워서 바로 땠다. 이 온도라면 다림질도 거뜬해 보인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뜨거워서 다시 쿨러 전원을 연결하고시스템을켜쿨러로CPU를 식혔다.
CPU가 차가워진 후 CPU에서 아예 쿨러를 떼어 냈다. 팬 없이 방열판만 달고 프라임테스트 9분을 견뎠는데 맨 몸으로는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CPU가 그대로 타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종이컵에 물을 가득 떠 놓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전원을 켜자 이상 없이 포스트 화면이 나왔다. Del 키를 눌러 바이오스로 들어갔다. 메인보드 의 온도계는 CPU 온도가 63도라고 알려줬다. 외부온도계로 잰 온도는 49.2도다. 바이오스에서 나와서 윈도를 띄웠다. XP 로고가화면에 나타나고 지렁이가 기어가는 게 보이는가 싶더니 시스템이 꺼져 버렸다. 외부온도계에나타난온도는81.6도다.

쿨러 떼고는 윈도 진입 실패
바로 다시 부팅을 했다. 이번에도 바이오스에 들어가는데 까진 성공했다. 바이오스에 표시된 CPU 온도가 107도다. 외부 온도계는 82.8도. 하지만 더 이상 열을 견디지 못하고 시스템은 또 다시 다운돼 버렸다.
이후 계속 윈도를 띄우기 위해 부팅을새로 했지만 XP 로고가 나오기 전에 번번이 다운돼 포기했다. 100도를 훌쩍 넘는 높은 열에도 CPU가 완전히 타버리지는 않았다. 이상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쿨러를 다시 달고 부팅을시키자아무일없었다는듯이정상적으로 윈도가떴다.
 
 
 
AMD 애슬론 64 3200+의 테스트 환경을 꾸미는 것은 비교적 간단했다. 애슬론-64×2 윈저 4600+와 같은 AM2 소켓에꽂아쓸수있기때문에CPU만애슬론64 3200+로갈아끼는것으로준비가끝났다.
쿨러 팬을 멈춘 상태에서 시스템을 돌리니 역시 열이 많이 났다. 바이오스에 들어갔을 때의 온도는 처음에 48도(32.7)도였고, 아무 작업을 하지 않아도 온도는 계속 올라갔다. 윈도도 정상적으로 떴다. 윈도가 떴을 때 온도는 56도(41.2)도였다.
프라임을 시작해서 1분이 지나자 온도는 74도(49)도로 높아졌다. 꾸준히 온도는 높아졌지만 쉽게 시스템이 멈추지는 않았다. 프라임을 돌린 지 6분이 지나니 온도가 100도를 넘어섰고, 7분 째에 잰 온도는 103도(69.5도)였다. 10분이 넘어서자 120도를 넘어 11분 째엔 127도(84.2도)가 됐다. 메인보드의 온도계가 127도에 이르자 더 이상 온도가올라가지 않았다. 메인보드 온도계가 잴 수 있는 한계가 127도인 모양이다. 메인보드 온도계가 보여주는 온도는변하지 않았지만 외부 온도계로 잰 온도는 계속 높아졌다. 12분에는 외부 온도계에 찍힌 숫자는 84.2였다. 프라임 테스트를 12분 넘게 견디던 시스템은 12분 41초에 멈추고 재부팅됐다. 이 때 외부 온도계의 온도는 85.7도. 애슬론 64 3200+는 127도를웃도는고열속에서도몇분을더버티는모습을보여준것이다.
 
100도 넘는 고열속에서 6분 이상 견뎌
쿨러를 아예 제거한 맨 몸의 애슬론 64 3200+도 부팅을 하고 바이오스에 들어가는 것 까지는 성공했다.처음 바이오스에 들어갔을 때 온도는 65도(36.5도)였다. 바이오스상에서 아무 작업도 하지 않고 온도 변화만 살펴봤다. 온도는 빠르게 상승해 40초가 넘어서자 127도(71.3)도를 가리켰다. 바이오스에 들어간지47초후에CPU가더이상견디지못해시스템이꺼졌다. 윈도를띄우기위해다시전원을넣었다.
첫 번째 시도에서는 윈도 XP 로고까지는 보였지만 여기서 바로 다운됐다. 다운되는 순간 외부 온도계는 67.6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두 번째엔 윈도 로고도 보지 못하고시스템이 멈췄다. 세 번째도 마찬가지였다. 쿨러를 아예 제거한 애슬론64 3200+도결국윈도를띄우는데는실패했다. 여러차례부팅실패를 하면서도 CPU가 망가지지는 않았다. 쿨러를 달자 다시 쌩쌩 돌아갔다.
 
 
 
AMD의 CPU는 쿨러 없이 윈도를 띄우는 데는 실패했지만 127도의 고열에서도잠시나마버티는모습을보여주었다. 인텔 CPU는 어떨까.
인텔 CPU 테스트 환경을 위해선 메인보드를 교체해야 했기 때문에시스템을 완전히 새로 조립해야 했다. CPU와 메인보드를 제외하고는 AMD와 같은 부품들로 꾸몄다. 인텔의 CPU는 AMD에 비해 크고 무거운 쿨러를 달고 나온다. 때문에 메인보드에 쿨러를 꽂는것이까다롭다.
쿨러 네 방향에 있는 지주대를 메인보드에 꽂아야 하는데 이때 강한 힘이 필요하다. 여성 유저들은 쿨러를 다는 것조차힘에부칠수도있다.
조립을 마치고 쿨러를 정상적으로 돌린 상태에서 바이오스에 들어갈 때 온도는 53도(27도)였다. 윈도가 떴을 때는 52도(25.5도)였고, 프라임을 돌리자 66도(34.4도)내외의온도를유지했다.
 
쿨러의 전원을 빼고 쿨러 방열판만으로 CPU를 돌렸다. 바이오스에무난하게 들어갔고 처음 들어갔을 때의 온도는 67도(39.8도)였다. 윈도도 성공적으로 떴고, 이때의 온도는 89도(58.4도)였다. 프라임을 돌리자단숨에100도를 넘어섰다. 시작하고2분이되자CPU 온도는93도(72.5)도로 올랐고, 3분 째엔 108도(72.5도)까지 치솟았다. 마침내 3분21초에시스템이멈췄다. 이때외부온도계는73.0도를가리켰다.
쿨러를 아예 떼 낸 상태에서 펜티엄 D 805는 바이오스까지 들어가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첫 번째에 실패하고 두 번째에 딱 한번 바이오스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이때 온도는 87도(63.0도)였다. 그 뒤엔 모두 바이오스에 들어가지 못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시도에서 모두 전원을 넣은 지 8초 만에 시스템이 멈췄다. 시스템이 재부팅 되는 순간 외부 온도계는 64.8도였다. 쿨러 없는 펜티엄D 805는윈도는물론, 단한번을제외하고바이오스를띠우는것도실패했다.
 
 
 
펜티엄 D 805 테스트를 위해 조립한 환경에서 CPU만 갈아 끼는 것으로 준비는 끝났다. 하지만 이때문제가 생겼다. 실험을 위해 준비한 온도계가 열을 견디지 못하고 고장났다. CPU들도 도중에 다운되는 것을 반복하면서도 완전히 못 쓰게 되는 일은 없었는데 온도계가 먼저 숨을 거둔 것이다. 온도계가 말썽을 부린 시간은 새벽 3시30분경. 어디서 다른 온도계를 살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하는 수 없이외부온도계 없이테스트를진행했다.
 
코어 2 듀오 E6700는 하이엔드 제품으로 클럭이 높은만큼 열도 많이 났다. 윈도를 띄우고 프라임을돌리니메인보드가잰온도가71도까지 올라갔다. 10분을돌려도같은온도를유지했다.쿨러 팬을 돌리지 않고 처음 바이오스에 들어 갈 때 온도는 80도였고, 윈도가 떴을 때는 78도를가리켰다. 프라임을 돌리니 2분이 지나지 않아 100도를 넘었다.
4분 째엔 116도였고 4분22초만에시스템이멈췄다. 멈추기직전확인한온도는119도였다.쿨러를 아예 떼어 낸 상태에서 코어 2 듀오 E6700는 맥을 못 췄다.윈도는 커녕 바이오스에 들어가는 것도 못했다. 첫 번째 전원을 넣었을땐7초만에시스템이멈추고재부팅됐다. 두번짼4초, 세번째엔3초, 나중엔검은모니터화면에글자한자보여주지못했다.
 
 
 
결국 준비한 네 개의 CPU는 쿨러를 떼어 낸 상태에서 윈도를 띄우는 것은모두 실패했다. 쿨러가 아예 없이도 AMD의 CPU들은 바이오스까지는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 실험은 조건을 까다롭게 해서 CPU들 간의 차이를 밝히는 것이 목적은 아니었다. 단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실험이었음으로테스트결과를절대적인것으로받아들이진않기를바란다.
쿨러의 팬을 돌리지 않고 방열판을 CPU에 달고 한 실험에서 CPU들은 100도를 훨씬 넘는 온도에서도 꽤 버티는 모습을 보였다. 애슬론 64 3200+는 127도 고열 속에서 몇 분을 살아 움직였다. 코어 2 듀오 E6700 역시 119도 까지 버텨냈다. 재미있는 사실은 치명적인 테스트에도 불구하고 CPU가 아예 타버리거나 못 쓰게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쿨러를 떼어낸 상태에서 고열로 픽픽 쓰러지다가도 다시 쿨러를 달아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쌩쌩 돌아갔다. 우습게도 먼저 말썽을 부린 것은 CPU가 아니라 외부 온도계였다. 한번오작동을시작한온도계는다시는정상으로돌아오지못했다.

 

쿨러를 아예 떼어 낸 상태에서 CPU들은 맥을 못 췄다.
네 개의 CPU 모두 윈도를 띄우는 데는 실패했고, 일부만이 바이오스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