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덱은 마이크로 SD 카드로 대비해볼까? 마이크로 SD 카드와 게이밍 노트북으로 즐겨 본 스팀 게임
2023-09-14 남지율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밸브가 올해 2월에 출시한 UMPC 게임기 ‘스팀 덱’은 타 UMPC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가성비를 지녀 게이머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스팀 컨트롤러’, ‘밸브 인덱스’처럼 스팀 덱도 국내에는 정식 발매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이제는 대한민국 게이머도 스팀 덱을 예약할 수 있고 2022년 내로 제품을 수령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스팀 덱의 가격은 64GB 모델이 589,000원, 256GB 모델은 789,000원, 그리고 최상위 모델인 512GB 모델은 989,000원이다. 용량이 높은 모델에만 제공되는 일부 혜택이 있으나, 최고의 가성비로 즐기고 싶다면 64GB 모델을 선택한 뒤 용량을 확장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스팀 덱에는 흔히 쓰이지 않는 규격의 M.2 SSD가 탑재된다는 것이다. 보통 M.2 2280 규격을 많이 사용하지만, 스팀 덱은 M.2 2230 SSD가 장착된다. M.2 2230 SSD는 기본적으로 비싸고 구매도 번거롭다.
하지만 대안은 있다. 스팀 덱은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을 탑재했고 마이크로 SD 카드에 스팀 게임을 설치 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 SD 카드로 즐겨본 스팀 게임의 퍼포먼스는 어떨까? 스팀 덱과 비슷한 마이크로 SD 카드 읽기 속도 환경에서 내장 SSD와의 속도 차이를 확인해 보자.
스팀 덱/게이밍 노트북에도 적합한 고용량 SD 카드
Lexar micro SD PLAY 512GB/1TB
스팀 게임에 적합한 마이크로 SD 카드의 조건은 무엇일까? 가벼운 인디 게임 위주로 즐기는 게 아닌 이상 우선 용량이 가급적 커야한다. 용량이 적을 것으로 생각하는 리듬 게임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차지하는 용량이 제법 크다. 스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리듬 게임인 ‘하츠네 미쿠 프로젝트 디바 메가믹스’, ‘이지투온 리부트:R’, 그리고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만 설치해도 벌써 120GB에 달할 정도다.
AAA 게임의 용량은 더욱 크다. ‘갓 오브 워’의 경우 64GB, ‘몬스터 헌터 월드’는 98GB이며, ‘사이버펑크 2077’ 같은 작품은 아예 100GB를 넘어선다. 스팀 덱의 경우 최고 용량이 512GB이기 때문에 게임 몇 개만 깔아도 저장 공간이 거의 다 찰 수 있다.
읽기 속도도 중요하다. 가급적 사용하고자 하는 기기가 충족하는 마이크로 SD 카드의 최대 속도를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참고로 스팀 덱의 경우 UHS-I(최대 읽기 속도 104MB/s)을 지원하기 때문에 해당 속도만 충족되면 그 이상의 속도는 큰 의미가 없다. 또한, 게임의 특성상 쓰기 속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Lexar micro SD PLAY(이하 렉사 플레이)’는 앞서 언급한 대용량과 속도를 모두 만족한다. 렉사 플레이는 128GB, 256GB, 512GB, 그리고 1TB 모델로 출시됐다. 가성비에 적당한 용량을 원한다면 512GB가 적합하고 넉넉한 용량을 원한다면 1TB를 추천한다. 1TB의 경우 국내에 출시된 제품 자체가 얼마 없기 때문에 렉사 플레이를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속도는 어떨까? UHS-I를 지원하고 최대 읽기 속도 150MB/s를 지원해 스팀 덱이나 게이밍 노트북과 사용하기 좋다. 또한, 고사양 앱 구동 성능 규격인 A2를 만족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등에서도 게임을 구동할 수 있다.
유통사는 렉사 국내 공식 수입원인 ‘혜솔’이고 국내 정식 유통 제품 구입 시 5년간 A/S가 제공된다.
마이크로 SD 카드의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지는 편이다. 그러나 렉사 플레이는 다르다. ‘플레이’라는 제품명에서부터 콘텐츠 플레이에 적합하다는 인상을 주며, 패키지에는 게임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적용했다.
128GB~512GB와 1TB의 패키징은 조금 다르다. 1TB 제품의 경우 다소 고가 제품이라 그런지 플라스틱 케이스를 동봉해 더욱 쉽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 자체의 디자인도 깔끔하다. 마이크로 SD 카드에 재생 아이콘을 더해 일반적인 마이크로 SD 카드와 차별화된 모습이다.
게이밍 노트북이나 스팀 덱용 마이크로 SD 카드를 찾는 이들이라면 렉사 플레이가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SD 카드에 게임을 설치하는 법
그렇다면 마이크로 SD 카드에는 게임을 어떻게 설치할까? 우선 PC에 SSD를 추가할 때처럼 마이크로 SD 카드를 포맷해줄 필요가 있다. 포맷이 완료됐다면 선택지가 2개로 나뉜다. 스팀 클라이언트를 마이크로 SD 카드에 설치하거나, 아니면 스팀 라이브러리만을 SD 카드에 저장하는 방법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이크로 SD 카드에 걸리는 부하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인 스팀 라이브러리만 SD 카드에 저장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우선 스팀 클라이언트를 마이크로 SD 카드에 설치하는 방법부터 살펴보자. 스팀 홈페이지에서 스팀 설치 파일을 다운로드하고 이를 실행한 뒤, 설치 경로를 마이크로 SD 카드가 위치한 곳으로 지정하기만 하면 된다.
그렇다면 내장 SSD에 스팀 클라이언트를 설치한 경우라면 어떨까? 스팀 클라이언트를 실행한 뒤 왼쪽 상단의 ‘Steam’을 클릭하고 ‘설정-다운로드-Steam 라이브러리 폴더’를 차례로 눌러주면 마이크로 SD 카드에 스팀 라이브러리를 지정할 수 있다. 참고로 내장 SSD와 마이크로 SD 카드에 게임을 분산시켜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512GB와 1TB에는 스팀 게임을 얼마나 설치할 수 있을까? 테스트를 위해 두 개의 마이크로 SD 카드에 게임을 직접 설치해봤다. 우선 512GB의 경우 PC에서 인식되는 실제 용량이 464GB로 확인됐으며,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이지투온 리부트:R’, ‘퓨저’, ‘헤일러 마스터치프 콜렉션’, ‘몬스터 헌터 라이즈’, ‘몬스터 헌터 월드’, ‘니드 포 스피드 히트’, ‘플레이어즈 언노운 배틀그라운드’, 그리고 ‘철권 7’을 설치할 수 있었다.
1TB는 928GB로 인식됐다. 512GB에 설치된 것에 추가로 ‘레드 데드 리뎀션 2(118GB)’와 ‘오버워치(19.4GB)’를 설치하고도 326GB가 남았다.
마이크로 SD 카드로 구동해 본 스팀 게임
이번 기사에서 테스트에 사용한 게이밍 노트북은 경량 14인치 모델인 ‘ASUS ROG 제피러스 G14 (2022)’다. 2021 모델에는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이 없었으나, 2022 모델부터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이 추가되어 더욱 손쉽게 스토리지를 확장할 수 있다.
우선 노트북에 내장된 SD 카드 슬롯으로 렉사 플레이 512GB와 1TB의 속도를 확인해보니 연속 읽기 속도가 스팀 덱의 마이크로 SD 카드 최대 읽기 속도인 100MB/s에 근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렉사 플레이는 리더기에 따라 최대 150MB/s의 읽기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3가지 게임(헤일로 마스터치프 콜렉션, 몬스터 헌터 라이즈, 철권 7)을 내장 SSD와 마이크로 SD 카드에 설치한 뒤 로딩 속도를 비교해봤다.
헤일로 마스터치프 콜렉션은 헤일로 리치의 초기 임무(겨울 대비 임무) 로딩 속도를 측정해봤다. 내장 SSD에서는 10.1초, 마이크로 SD 카드에서는 12.6초 소요됐다.
다음은 최근 확장팩 출시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몬스터 헌터 라이즈의 로딩 속도를 확인해봤다. 마을 퀘스트 기준 로딩 시간을 비교해보니 내장 SSD는 6.5초, 마이크로 SD 카드에서는 6.8초 소요됐다.
마지막으로 철권 7의 프랙티스 모드 로딩 속도를 테스트를 진행했다. 동일 구간 로딩 속도를 확인해보니 내장 SSD는 16초, 마이크로 SD 카드에서는 20초 소요됐다.
마치며
게이밍 노트북에서 마이크로 SD 카드를 통해 게임을 구동해봤다. 마이크로 SD 카드에서는 내장 SSD보다 로딩 속도가 약간은 더 긴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크게 불편할 정도로 느리지는 않았다. 따라서 마이크로 SD 카드는 제피러스 G14 및 스팀 덱 등의 기종에서 제품을 분해하지 않고 손쉽게 스토리지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