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게이머가 선호하는 키보드는 어떤 키보드일까? 취향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숫자키가 포함된 풀 배열 키보드보다 게이밍 마우스를 더욱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텐키리스 배열이 선호된다.
스위치는 어떨까? 많은 게이머가 걸림 없이 부드럽게 입력되는 ‘리니어 스위치’를 선택할 것이다. 청축과 같은 ‘클릭 스위치’의 경우 누르는 재미는 있지만, 소음이 크고 손의 피로도 크기 때문에 장시간 플레이가 어렵고 다용도로 활용하기에도 부적합하다.
문제는 리니어 스위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리니어 스위치로는 ‘적축’과 ‘은축’이 있는데, 이 둘은 기본 성향 자체는 유사하지만 실제 사용 시의 감각은 완전히 다르다. 적축 스위치는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좋은 스트로크를 갖췄고, 은축 스위치는 낮은 스트로크 덕에 빠른 입력에 최적화됐다.
스틸시리즈가 야심 차게 출시한 ‘Apex 9 TKL(에이펙스 9 TKL)’은 적축과 은축 중 어떤 스위치를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줄 것이다. 두 가지 스트로크를 설정할 수 있어 마치 적축과 은축을 오가며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은 사용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제원
브랜드: 스틸시리즈
모델명: Apex 9 TKL
색상: 블랙
입력키 수: 84키+멀티미디어 버튼/멀티미디어 조절 롤러
크기: 355x128x42mm
무게: 635g
키캡 재질: PBT
키캡 각인: 영문
본체 재질: 알루미늄(상판)+플라스틱
스위치: SteelSeries OptiPoint 광학 스위치(리니어)
키 입력 수명: 1억회
연결 방식: 유선(USB Type-C)
부가 기능: RGB LED, 안티 고스팅, 온보드 메모리, 스트로크 조절 기능
구성품: 키보드 본체, USB 케이블, 사용설명서, 키캡 풀러
A/S 기간: 2년
유서 깊은 게이밍 브랜드의 TKL 키보드
에이펙스 9 TKL의 패키지에는 키보드 본체, USB Type-C to A 케이블, 그리고 매뉴얼이 동봉된다. 동봉된 케이블의 품질이 제법 뛰어나다. 직조 케이블에 금속 몰딩을 더해 긴 내구성을 자랑한다. 특히, USB Type-C 단자는 무이음 구조로 제작한 점이 돋보인다.
에이펙스 9 TKL은 케이블이 일체형으로 제작된 키보드와 달리 USB Type-C 포트를 품은 USB 케이블 탈착 방식의 게이밍 키보드다. 덕분에 키보드를 더욱 손쉽게 보관할 수 있고 휴대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유용하다.
키 배열은 텐키리스이며, 84키로 구성된다. 텐키리스 키보드 중에서도 미니멀한 프레임을 적용해 차지하는 공간이 작은 편이다.
스크롤 락 키 등 일부 키가 없지만, 대신 멀티미디어 버튼과 멀티미디어 조절 롤러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콘텐츠의 볼륨을 제어하거나 재생/일시정지 등의 동작이 가능하다. 참고로 멀티미디어 조절 롤러는 버튼처럼 누를 수도 있어 더욱 다채로운 제어가 지원된다.
무게는 실측 기준 662g이다. 이는 타건감과 휴대성 사이의 적절한 타협이라고 볼 수 있다. 상판에는 타건감을 위해 항공등급 알루미늄을 적용하면서도 키보드 하우징에는 플라스틱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키캡은 묵직한 타건감과 내구성이 장점인 PBT 재질을 택했다. 스틸시리즈의 설명에 따르면 ‘더 나은 타이핑 정확도를 위해 고유의 질감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실제로 에이펙스 9 TKL의 키캡은 기자가 사용해본 다른 PBT 키캡보다 까끌한 느낌이 다소 강했다.
에이펙스 9 TKL은 RGB LED를 지원한다. 전용 소프트웨어로 다채로운 조명 효과를 선택할 수 있고 키캡 각인을 통한 RGB LED 투과가 가능해 더욱 화려하다.
디자인은 게이밍 키보드치고 절제된 편이다. 특히, 깔끔한 블랙 바디에 스틸시리즈 로고를 심플하게 더한 점에서 스틸시리즈가 의도한 디자인 랭귀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키보드 바닥도 심플하다. 나사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다. 마치 애플 제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디테일이 돋보이는 키보드
키보드를 자세히 살펴볼수록 스틸시리즈의 디테일이 눈에 띄었다. 키캡의 높이가 계단식으로 다른 ‘스텝스컬쳐2’가 적용돼 인체공학적인 타이핑이 가능했다.
또한, 높낮이 조절 다리는 2단으로 제작되어 하나의 키보드를 총 3가지 각도로 조절할 수 있어 더욱 편리했다.
놀라운 점은 키보드 하판 실리콘 커버에 키캡 풀러가 수납되어 있다는 것이다. 키캡 풀러가 단단하게 고정되기 때문에 실리콘 커버를 벗기고 키보드를 흔들어도 키캡 풀러가 빠지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다양한 키캡을 바꿔가며 사용하는 일명 ‘키캡 놀이’를 좋아한다면 특히 마음에 들 요소일 것이다.
전용 소프트웨어인 ‘스틸시리즈 GG’의 ‘엔진’ 탭을 통한 키보드 제어 기능도 강력하다. 매크로나 키 바인딩 변경, RGB LED 커스터마이징 등 다채로운 기능을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에이펙스 9 TKL에는 ‘SteelSeries OptiPoint 광학 스위치’가 탑재됐다. 이 스위치는 물리적 접점을 인식해 작동하는 것이 아닌 광학 센서로 키 입력을 감지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기계식 스위치보다 훨씬 긴 최대 1억회의 입력 수명을 자랑한다.
주목할 점은 2가지 키스트로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스틸시리즈 펑션 키를 길게 누르면 O키와 I키가 점등되는데 여기서 어떤 걸 누르냐에 따라 타이핑 모드가 바뀐다.
O키를 누르면 게이밍 모드가 발동되어 1mm의 짧은 키스트로크로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고 반면 I키를 누르면 타이핑 모드(키스트로크 1.5mm)가 작동한다.
게이밍 모드로 배틀그라운드를 즐겨보니 은축 스위치처럼 빠른 입력이 가능했다. 또한, 텐키리스 폼팩터의 특성상 마우스의 움직임이 자유로워 슈팅 게임과의 궁합이 특히 좋았다.
이어서 타이핑 모드로 smartPC사랑 원고 작업을 진행했다. 적축 스위치와 유사한 감도를 지녀 오타가 자주 발생하지 않았다. 적축과 어느 정도 유사하지만, 키압 자체는 일반적인 적축보다 낮게 느껴졌다.
이외에도 에이펙스 9 TKL은 핫스왑이 가능하다. 미래에 클릭 또는 택타일 방식의 SteelSeries OptiPoint 광학 스위치가 출시된다면 다른 키감을 즐기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고장난 스위치만 사용자가 직접 교체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마치며
에이펙스 9 TKL은 가벼운 키압의 적축 키보드와 은축 키보드가 마치 하나의 키보드로 합쳐진 것 같은 느낌의 제품이다. 게이머가 선호하는 텐키리스 배열을 택했고 스틸시리즈 제품 중 보기 드물게 핫스왑을 지원하는 점이 특히 돋보인다. 1억회의 키 입력 수명과 PBT 키캡까지 갖췄기 때문에 길게 사용할 수 있는 게이밍 키보드를 찾고 있는 이들에게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가격은 23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