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으로 승부하는 미드레인지 스마트폰, Nothing Phone (1) (낫싱 폰원)

2023-09-29     남지율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스마트폰 시장이 정형화된 현시점에서는 ‘특별함’을 주는 제품은 그리 많지 않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더라도 거의 대부분의 제조사가 더 강력한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카메라 기능을 강화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런 스마트폰 시장에 눈길을 확 끄는 기업이 등장했다. 바로 OnePlus의 공동 창업자 ‘칼 페이’가 설립한 영국의 스타트업 기업 ‘Nothing(이하 낫싱)’이다. 낫싱은 2021년 투명한 무선 이어폰 ‘Nothing ear (1)(이하 이어 원)’으로 화제가 된 바 있으며, 낫싱의 첫 번째 스마트폰으로 알려졌던 ‘Nothing Phone (1)(이하 폰 원)’ 역시 스마트폰 시장에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아 왔다. 과연 폰 원은 기대에 미치는 제품일까?  

Nothing Phone (1) 제원

프로세서 – 퀄컴 스냅드래곤 778G+
RAM – 8GB/12GB(256GB 모델 한정) LPDDR5
스토리지 – 128GB/256GB UFS 3.1
디스플레이 – 6.55인치 FHD+(2400x1080) 플렉서블 OLED
화면 재생률 – 최대 120Hz
후면 카메라 – 50MP + 50MP 초광각
전면 카메라 – 16MP
배터리 – 4,500mAh(33W 충전 지원)
연결 – 3G, 4G(LTE), 5G, 블루투스 5.2+LE, Wi-Fi 1/2/3/4/5/6
기타 기능 – 무선 충전, 리버스 무선 충전, 듀얼 SIM, IP53 방수방진, 지문 또는 안면 인식
오디오 – 스테레오 스피커
운영 체제 – Nothing OS (안드로이드 12 기반)
크기/무게 – 159.2x75.8x8.3mm/193.5g
색상 – 화이트/블랙

 

아름다운 투명 디자인과 매끄러운 OS

폰 원은 이어 원과 패밀리 룩으로 디자인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후면이 투명하게 제작되어 스마트폰의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디자인이 스마트폰에 최초로 적용된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내부가 보이는 스마트폰이 출시된 적이 있으나, 게이밍 감성 또는 레트로 전자기기 같은 느낌이 강했다. 반면, 낫싱은 PCB의 노출을 최소화해 더욱 이색적인 느낌이다.
낫싱은 회사 로고도 독특하다. 도트로 된 ‘Nothing’ 로고를 사용하는데, 회사의 이름부터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로고 디자인까지 심플하지만, 임팩트가 강하다. 다른 스마트폰처럼 낫싱의 로고를 폰 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제조사가 로고를 중앙에 배치하고 있으나, 폰 원은 스마트폰 왼쪽 하단에 그것도 세로로 로고를 삽입했다. 신선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요소라 생각된다.
뒷면을 자세히 살펴볼수록 낫싱의 섬세하면서도 심플한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마치 여러 개의 섬으로 구성된 것 같은 독특한 디자인이다.
포트는 USB Type-C 방식이고 포트 옆에 유심 트레이가 위치한다. 스마트폰 측면은 아이폰 4나 아이폰 13과도 제법 닮은 느낌이다.
주목할 점은 ‘글리프 인터페이스’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글리프 인터페이스는 LED를 통해 스마트폰의 알림이나 밸소리 등을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이다. 5개의 독특한 모양을 지닌 LED가 탑재됐고 해당 LED는 모두 개별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다. 특히, 스마트폰의 충전 상태를 확인하거나 음악 감상 시 스트로보 라이트로도 활용할 수 있어 제법 실용적이다.
글리프 인터페이스의 탑재로 무게가 다소 무거운 것은 아닐까 걱정했으나, 실측 무게는 196g으로 확인됐다. 최신 스마트폰들과 비교하면 특별히 무거운 편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OS는 안드로이드 12를 기반으로 한 ‘Nothing OS’가 적용됐다. Nothing OS는 부가적인 앱들을 최대한 제외해 순정 안드로이드에 가까운 모습이다.
실제로 폰 원의 기본 앱은 대다수가 구글이 기본 제공하는 앱들로 구성된다. 군더더기가 없는 폰 원은 굉장히 빠릿하게 작동했다. 낫싱에 따르면 3년간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지원한다고 하며, 4년간 2개월마다 보안 패치를 제공한다고 하니 사후지원도 이 정도면 합격점이라 볼 수 있다.  

메인으로 사용해도 무난한 스마트폰

폰 원은 하이엔드나 플래그쉽 스마트폰 사용자를 타겟으로 출시한 제품이 아니다. 따라서 어느 한 분야에서 특출난 성능을 보이지는 못한다. 그러나 폰 원은 서브폰은 물론 메인으로 사용해도 전체적으로 무난한 스마트폰이다.
우선 생체인식 기능이 탑재됐는데, 지문 인식과 안면 인식을 동시에 지원한다. 지문 인식 속도는 꽤 빠른 편이고 안면 인식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사용자를 감지할 수 있어 유용했다.
네트워크도 준수하다. 5G와 듀얼 유심이 지원돼 업무용 스마트폰과 개인용 스마트폰을 하나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일부 미드레인지 스마트폰과 달리 Wi-Fi 6를 품은 덕에 ‘플레이스테이션 리모트 플레이’를 낮은 딜레이로 끊김 없이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미디어 콘텐츠 감상용으로도 폰 원은 큰 무리가 없었다.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둔 덕에 아이폰이 현재까지도 지원하지 않는 고음질 블루투스 코덱 ‘LDAC’을 지원한다. 따라서 ‘WH-1000XM4’와 같은 헤드폰 사용 시 더욱 뛰어난 음질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6.55인치 OLED 패널이 탑재됐다. 120Hz 주사율로 작동하는 이 디스플레이는 10억 컬러와 HDR10+를 지원해 영상 콘텐츠 감상에도 적합했다.
‘AOD(Always On Display)’도 지원해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고도 시간, 날씨 등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충전은 USB PD 33W 유선 충전이 지원되고 무선 충전 시에는 15W로 충전할 수 있다. 또한, 무선 역충전 기능도 탑재되어 Qi 무선 이어폰 등을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메라의 품질은 생각보다 뛰어났다. 플래그쉽 스마트폰에 준하는 화질을 지녀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글리프 인터페이스는 사진 촬영 시에도 활용될 수 있다. 폰 원에 내장된 카메라 플래시와 달리 훨씬 부드러운 조명을 구현할 수 있어 저조도에서의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느낌이다.
이외에도 영상 촬영 시 스마트폰 뒷면의 빨간 LED를 통해 녹화 중인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등 다른 스마트폰에서 보기 힘든 편의성 요소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성능은 어떨까?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우선 긱벤치 5를 통해 성능을 측정해보니 싱글 코어 820점, 멀티 코어 2962점으로 확인됐다. 미드레인지 스마트폰인 갤럭시 A53을 앞서는 성능이다.
다음은 그래픽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슬링샷과 와일드 라이프다. 슬링샷은 종합 6545점, 그래픽 스코어 7727점을 기록했고 와일드 라이프에서는 종합 2562점, 평균 15.3프레임으로 확인됐다.
이는 게임 플레이에도 적합한 사양이다. 고사양 게임으로 알려진 ‘원신 임팩트’를 플레이해보니 중간 옵션에서 매끄럽게 구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치며

폰 원은 미드레인지 스마트폰 중에서도 약간은 비싼 편에 속한다. 또한, 방수방진 성능이나 카메라 성능 등 특정 분야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진 못한다. 가성비가 굉장히 탁월한 스마트폰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스마트폰이 떠오를 정도로 가볍고 깔끔한 OS와 이색적인 디자인, 다른 스마트폰에서 보기 어려운 요소들이 폰 원의 가치를 제고시킨다. 평범한 스마트폰이 질렸거나, 이색적인 서브폰이 필요하다면 폰 원을 고려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