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만으로 간이영화관을 만들 수 있을까 - 음장효과가 노트북에 미치는 영향

2013-04-19     PC사랑
넓은 공간에 흡음 시공하고 울림통 넉넉한 스피커와 좋은 소스로 음악을 듣는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그렇게 거창하지 않아도 집안에 어울리는 적당한 오디오 기기를 두고 좋은 음질로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것은 환경을 갖춘 실내에서 얘기다. 모바일 환경이 날로 발전하면서 어디에 있든 노트북을 갖고 일할 수 있게 됐다. 일 뿐 아니다. 포터블 기기를 이용해 다양하게 즐길수도 있다. 문제는 여기서 나온다. 준비되지 않은 불특정 공간에서 한계가 뚜렷한 포터블기기의 음향 성능에 의존해 멀티미디어 자료를 접하다보니 음량이나 음질이나 성에 차지 않는다. 이럴 때 쓰는 것이 음장효과다. 과연 음장효과는 하드웨어적으로 열악한 포터블 기기를 얼마나 개선해줄 수 있을까. 4가지 음장효과를 이용해 알아봤다.


음장효과는 열악한 하드웨어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
코원 제트오디오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PC 기반 MP3 재생 소프트웨어로 출발한 코원이 오디오 수준을 따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당시 열악한 PC 소리기반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개발한 음장효과다. 이후 PC-Fi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PC의 음향 기능이 강해지면서 음장효과를 적용하지 않은 데스크톱 PC 환경이 자리 잡았고 SRS나 돌비, DNSe 등 여러 음장효과는 포터블MP3 플레이어 속에서 자리 잡았다.

음장효과는 근본적으로 원음을 왜곡시킨다. 즉,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면 음장효과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잘 갖춰지지 못한 환경을 마지 찰 갖춰진 것처럼 왜곡해 꾸며내는 것이 음장효과다. 말하자면 코원이 제트오디오를 통해 당시 PC의 열악한 소리 기반을 극복하려 한 것처럼 하드웨어가 열악하고 근본적으로 한계를 품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이 음장효과다. 최근 음장효과는 단순히 소리를 향상시키려는 시도를 넘어 가상 3D 환경을 구축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초기 음장효과가 음악 대상이었다면 지금은 영상에 좀 더치중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3D 음장효과로는 SRS 와이드 3D 사운드와 돌비홈 시어터 등이 있다.


SRS 와이드 3D 사운드는 가상 3D 환경을 구현해 현장감 위주로 효과를 재현하기 위한 음장효과 기술이다. 음원으로부터 음향 위치신호 등을 추출해내 스테레오 스피커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재현하는 방식으로 스테레오 스피커로도 입체적인 공간감을 충실히 발휘하며 중앙 채널을 강조해 영상 속 대사를 더 선명하고 두드러지게 들려준다. 2D 콘텐츠에서도 보다 자연스럽게 서라운드 효과를 낼 수 있고 풍부한 저음과 선명한 고음을 더해 전체 음향효과를 폭넓게 강화해준다. 이 기술은 작은 스피커에서도 저음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게 고안해 노트북 등 포터블기기의 제한적인 스피커나 이어폰, 헤드폰의 대역폭 한계를 넘어서는 저주파 톤을 청취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돌비 홈 시어터 V4는 다채널 입체음향으로 영화를 감상하기 위한 음장효과 기술이다. 노트북과 같은 열악한 하드웨어에서 내장 스피커만으로 최적화된 서라운드 음향을 위해 개발한 것으로 스테레오채널로부터 5.1 또는 7.1채널 음향효과를 만들어낸다. 제한적인 음량을 증폭하는가 하면 뚜렷한 한계를 갖는 음역폭을 확장하면서 음원 왜곡을 최대한 억제한다. 음량 제어 기술을 도입해 모든 음원에서 일관된 음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또 영화 속 대화를 감지하고 선명하게 다듬어 대사 전달력을 높이며 지능형 이퀄라이저를 적용해 모든 음원에 일관된 음색을 구현한다. 열악한 하드웨어를 대상으로 개발한 만큼 한계가 큰 노트북 등 스피커에서 효과가 크다.

SRS 프리미엄 사운드는 저음을 깊고 풍부하게, 음성을 선명하게 들려줄 뿐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스피커 환경에서 실감나는 서라운드 음향을 들려주기 위해 개발한 음장효과 기술이다. 노트북 내장 스피커나 PC용 소형 스테레오 스피커, 지극히 일반적인 헤드폰등 흔히 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음향 환경에서 고음역 선명도를 높이고 공간감을 넓혀 소리를 풍부하게 해준다. 또 음원에 원래 있지만 하드웨어 한계로 제대로 알아채지 못하는 미묘하지만 감상요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소리를 능동적으로 살려준다. 저음의 깊이를 더하고 고음을 선명하게 다듬어 전체 음역을 넓히면서 전체음량도 높아지는 효과를 함께 갖췄다.

사운드 얼라이브는 삼성에서 자사 MP3 플레이어인 YEPP 시리즈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한 DNSe 음장효과의 최신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MP3 포맷처럼 손실 압축 알고리즘을 적용한 음원을 재생할때 나타나는 원음 변질을 억제하고 최선의 음질로 음악을 들을 수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음질을 강화한다. 압축 포맷의 고음역 손실을 복원해 CD 수준 음질을 구현하고 이어폰 등 상대적으로 대역폭이 좁은 기기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저음역 손실을 심리음향 효과로 보강한다. 만일 영상 원본이 5.1채널 음향 정보를 담고 있다면 스테레오 환경에서 입체 음향 효과를 제공하며 음의 명료도를 강화해 대사 전달력을 높이고 현장감을 살린다.

2. 악기 전문가로 패널을 구성해 평가를 듣다
본격적인 평가에 앞서 음장효과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자 악기 연주 강의 중인 그룹의 도움을 청했다. 총 7인으로 이루어진 청음 그룹에 4가지 음장효과를 적용한 노트북으로 음악과 영화를 들려주며 적용하지않았을 때에 비해 음장효과를 적용했을 때 어떤 변화를 느끼는지 물어봤다. 이들 음장효과는 기본적으로 내장 스피커에 최적화 되어 있어 내장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를 위주로 평가했다.

◆ NT300V5A: 음악에서 부자연스럽고 영화에선 어떤 변화를 주는지 알기 어렵다
음악을 통해 평가한 항목에서 사운드 얼라이브는 오히려 끄는 편이 낫겠다는 평을 들어야 했다. 리버브 효과 외 다른 음장 효과가 있는지 알아채기 힘들며 대부분 위화감이 느껴진다는 평. 선명할 필요가 있는 보컬 음색은 뒤로 물러섰고 음량 변화는 오히려 역으로 작용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이 음장효과는 영화 볼 때나 써야 할 것이라는 평가도 정작 영화를 틀었을때 썩 달가운 평은 아니었다. 저음과 고음만 일부 강해지는 듯하나 켰을 때와 껐을 때 변화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변화가 미미하다는 평. 청음에 적용한 삼성 NT300VSA 노트북의 음량 한계로 인한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지만 음장효과를 통해 획기적으로 얻어낼 것은 없다시피 하다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 파빌리온 DV6-2102TX : 열악한 하드웨어에서 나오는 답답한 소리를 걷어내 준다
SRS 프리미엄 사운드는 음악이든 영화든 기본인 양 늘 켜놔야 하겠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청음에 이용한 노트북의 기본 하드웨어가 너무 떨어졌던 탓도 있다. 패널 중 하나는 ‘음장을 걸지 않았을 때는 스피커에 이불을 씌워놓고 듣는 느낌인데, 음장을 켜면 그걸 걷어내는 느낌이다’라는 표현으로 기본 하드웨어의 답답한 소리를 개선해준다고 평했다. 또 다른패널은 원래 이렇게 소리가 나와야 할 것 같은데 기본 소리가 왜 이리 답답하게 나오느냐고 반문하는 것으로 효과 차이를 대신했다. 하지만 막상 영화에 적용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반응이 미미했다. 단지 음량을 크게 한 것이라는 의견 외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 바이오 SE 15.5 : 오로지 영상용. 음악적으로는 부자연스런 역효과가 크다
3D 입체 효과를 내주는 음장효과여서 기대했으나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다. 음장이 보컬을 없애는 것 같고 인위적으로 소리를 퍼트리는 느낌이라는 평이 나왔다. 음장을 켰을 때 긍정적인 변화로는 너무 떨어지던 저음이 제법 쓸 만하게 들렸다는 정도. 음량을 키우는 효과가 있지만 음질이 떨어지는가 하면 중음역 소리가 오히려 떨어지는 등 악영향도 있어 어떤 음악을 듣는지에 따라 끄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평을 들었다. 영화에서는 역시 3D 효과가 어느 정도 긍정적인 평을 끌어냈다. 항상 켜야만 할 것이라는 평가는 입체 음향 효과에 앞서 청음에 이용한 소니 바이오 SE 15.5의 작은 음량이 한 몫 했다. 음장효과를 켰을 때 음량이 확 늘어나면서 영상 집중도를 높게 끌고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P535: 음역폭이 넓어지면서도 균형을 유지한다
4개 음장효과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끌어낸 것이 SRS 와이드 3D 사운드다. 3D 음장효과여서 변화 폭이 큰 영향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소리를 낸 탓도 있다는 평이다. 효과를 적용했을 때 음역폭이 넓어지는데 특히 중음과 저음이 강화되면서 균형을 유지한다는 답을 얻었다. 그렇다고 너무 소리가 걸러지는 것도 아니어서 팝이나 발라드에서 효과적일 것이라는 평이었다. 영화에 적용했을 때 평가도 가장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음량을 강화한다는 평에 그친 돌비 홈시어터 V4와 달리 입체감이 강해지고 효과음이 강조되었다는 평을 얻었다. 다이내믹 레인지가 좁아지면서 초고음역이나 극저음역 등 방해 요소를 배제하고 전체적으로 음량이 늘어몰입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3. 음장효과는 무엇을 듣는가에 따라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
패널의 청음 결과를 기초삼아 4개 음장효과에 대해 각각 세부 항목을 두고 평가했다.몇 가지 장르의 음악과 영화를 이용해 음량과 각 음역 별 밸런스, 왜곡 정도 및 음역 폭 향상 정도,공간감 및 대사 전달력 강화 항목을 두고 점수를 매겼다.

음량은 하드웨어로 인한 차이를 배제할 수 없다. 가장 좋은 평을 얻은 돌비 홈
시어터 V4는 청음에 적용한 노트북의 음량이 너무 떨어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강화 효과를 더 얻었다. SRS 와이드 3D 사운드는 반대의 경우다. 상대적으로 기본기가 좋은 하드웨어였던 탓에 향상 정도를 느끼는 것이 약할 수밖에 없었다.

음역 별 밸런스도 비슷한 영향이 없잖아 있다. 가장 좋은 평가를 얻은 SRS 와이드 3D 사운드는 적용한 하드웨어의 저음이 상대적으로 빈약했다. 물론 저음만보강된다고 밸런스가 살아난 것은 아니어서 무척 긍정적이다. SRS 와이드 3D사운드를 적용했을 때 저음을 강화하면서 중음역까지 함께 보강해 전체적으로 균형을 잡고 무게감 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왜곡은 사실 효과를 적용하지 않을 상태조차 상당히 왜곡된 면이 없잖아 있기때문에 기준을 잡기 모호한 면이 있었다. 단지 상대적 왜곡으로 평가한다면 음장효과를 적용한 느낌이 가장 덜 나는 사운드 얼라이브가 조금이나마 덜 왜곡되는 걸로 느껴졌을 뿐이다. 음역폭은 역시 3D 음장효과가 발군이었다. 돌비 홈 시어터 V4는 다소 갑갑한 중음역을 살려 좋은 점수를 얻었고 SRS 와이드 3D 사운드는 저음역이 강화되면서 들려주는 소리 폭을 넓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드웨어 차이로 인한 음량 차이는 영화에서도 예외가 아니지만 양상은 조금 다르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고음과 저음이 강조되는 영화의 특성 때문이다. 서라운드 효과에 의해 음량까지 늘어나는 효과를 얻어내는 3D 음장효과가 가장 좋은 점수를 얻은 반면 음장효과 적용 정도가 미미한 사운드 얼라이브는 여전히 가장 낮은 점수에 머물렀다. 공간감은 돌비 홈 시어터 V4가 3D 음장효과임에도 썩 개운하지 않은 결과를 냈다. 공간감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단지 음량 증가에서 오는 착각 수준이라는 것. 소리는 커졌지만 입체감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반면 SRS 와이드 3D사운드는 저음 강화를 앞세워 입체감을 확실하게 살려내 비교적 완벽에 가까운 평을 얻었다.

음역폭 향상은 역시 3D 음장효과가 효과적이지만 음장효과가 적용된 결과에 따라 조금 차이를 갖는다. 돌비 홈 시어터 V4는 상대적으로 중음역을, SRS 와이드 3D 사운드는 상대적으로 저음역을 강조했다. 전체 음역폭 향상을 놓고 본다면 저음역을 강화한 SRS 와이드 3D 사운드가 우세하다. 하지만 자칫 엉성해져 음질을 떨굴 수 있는 중음역을 강화하는 것으로 전체 음역폭 향상이 아닌 음역대 보강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경우 돌비 홈 시어터 V4가 더 우세하다.

전반적인 평가에서 음악이든 영화든 상대적으로 차이를 크게 느끼는 3D 음장효과가 좋은 평가를 얻었다. 다만 이것을 두고 천편일률적으로 어떤 음장효과가 좋다고 말할 바는 아니다. 무엇보다 소리는 개인 주관이 강하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악 장르도 제각각이다. 장르에 따라 음장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패널 청음 때 평가를 빌자면 록이나 힙합 같은 장르는 음장효과의 음역 강화 효과가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 대부분 음장효과가 중음역을 줄이고 고음역과 저음역을 강조하는 V자형 이퀄라이저를 적용하곤 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조악한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음질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음원과 청취자 사이의 거리나 위치에 따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청음에 이용한 노트북들은 모두 15인치급 제품들이었지만 역시 노트북 바로 앞에 청취자가 위치했을 때 최적화된 소리를 들려준다. 만일 여기서 거리를 띄우거나 한쪽으로 치우친다면 청취자가 느끼는 만족감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체 평가를 두고 보자면 음악을 들을 때보다 영화를 볼 때 음장효과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다. 장르는 물론 곡에 따라 강조해 듣는 음역대가 달라지는 음악과 달리영화에서의 현장감은 저음역에 치중하는 공통점이 있어서다. 간단히 음량을 높여주는 효과만으로도 영상에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는 제법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