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모드’가 뜬다! 블루투스 방식 무선 게이밍 헤드셋, 실제 게임에서는 어떨까?

2023-10-06     남지율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최근 출시되는 휴대용 게임 디바이스에는 블루투스가 거의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닌텐도 스위치는 물론이고 UMPC 게임기, 게이밍 노트북 등 오히려 블루투스가 탑재되지 않은 사례를 찾는 것이 더 어렵다. 이런 휴대용 게임 디바이스에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연결하면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애플 에어팟 등을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블루투스 음향기기는 게임 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딜레이가 길다. 이에 일부 음향기기 제조사들은 블루투스 음향기기에 ‘게이밍 모드’를 적용하고 있다. 게이밍 모드 사용 시에는 제품에 따라 블루투스 코덱이 SBC로만 작동하거나, 연결 안정성 저하, 작동 거리 감소 등의 제약이 발생하지만, 대신 딜레이가 감소한다. 그렇다면, 게이밍 모드 지원 블루투스 무선 게이밍 헤드셋은 일반 블루투스 헤드셋보다 얼마나 빠를까?  

전술 모드로 즐기는 블루투스 게이밍
ULTRASONE METEOR ONE

이번 기사에 사용된 게이밍 모드 지원 헤드셋은 ‘ULTRASONE METEOR ONE(이하 메테오원)’이다. 이 제품은 하이엔드 오디오 업계에서만 30년 이상의 긴 업력을 지닌 울트라손이 제작했기 때문에 브랜드만으로도 제법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다.
구성품은 어떨까? 헤드셋 본체를 제외하면 하드 케이스, 탈착식 마이크, 3.5mm 오디오 케이블, USB Type C to A 케이블이 동봉된다. 무선 게이밍 헤드셋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구성품에서부터 메테오원이 독특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무선 게이밍 헤드셋이라면 필수적으로 동봉되는 2.4GHz 무선 동글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즉, 메테오원은 오직 블루투스로만 무선 연결이 가능하다.
헤드셋의 디자인은 아웃도어용으로 사용해도 무난한 스타일이다. 소위 ‘검빨’이라고도 불리는 게이밍 기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색조합이 적용됐다. 헤드셋에 각인된 로고를 통해 ‘S-Logic’ 기술이 적용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헤드셋 드라이버가 외이도를 직접 향하는 것이 아니라 헤드폰 중앙 아래쪽에 위치시키는 설계를 뜻한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일단 헤드셋보다 귀의 부담이 줄어 장시간 사용이 더욱 쾌적해진다.
소위
헤드셋 자체의 완성도 역시 제법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프레임 길이 조절부에 금속을 적용하여 내구성을 확보했고, 비교적 작은 게이밍 헤드셋임에도 프레임 길이 조절 범위가 넓었다.
포트와 조작부는 어떨까? 헤드셋 오른쪽 유닛에 볼륨 조절 버튼 2개와 재생/일시정지 버튼이 위치한다. 헤드셋 왼쪽 유닛에는 LED 제어용으로도 쓰이는 전원 버튼과 USB Type-C 포트가 있다. 포트와 조작부 구성만 봐서는 게이밍 헤드셋보다 일반 블루투스 헤드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어패드는 메모리폼 소재로 제작됐다. 푹신하기보다 살짝 단단한 느낌이 강하고 장시간 사용에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또한, 드라이버 그릴에 L과 R을 빨간색으로 표시해 헤드셋의 좌우를 더욱 빠르게 구분할 수 있었다.
메테오원은 휴대성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헤드셋의 크기가 작은 편이고 마이크를 상황에 따라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다.
실측 무게는 240g으로 확인됐다. 이는 ‘아이폰 14 프로 맥스’ 수준의 무게다.
동봉된 하드 파우치도 메테오원의 휴대성이 뛰어난 이유 중 하나다. 굉장히 단단한 재질을 택해 헤드셋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고 충전 상자 안에 동봉된 모든 액세서리를 수납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메테오원의 이어컵 하우징에는 LED가 더해졌다. 단일 색상으로 고정되는 것이 아닌 4가지 색상 중 원하는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동봉된
유선
유선 연결 시에는 어떨까? 동봉된 3.5mm 오디오 케이블에는 마이크가 함께 장착되어 있으며, 헤드셋의 USB Type-C 포트에 연결된다. 유선 연결로 게임을 플레이 해보니 저음역대 표현이 생생하게 구현되어 게임에 더욱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V자
이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nothing phone (1)’과 페어링해 음악을 감상해봤다. 메테오원은 플랫한 성향과는 거리가 있는 소리를 들려줬다. 대신 V자 튜닝을 적용해 음악을 정확하게 재생하기보다는 극저음과 고음역대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블루투스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할까?

그렇다면 메테오원의 ‘전술 모드’라 불리는 게이밍 모드는 딜레이를 얼마나 줄여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간이 딜레이 측정을 진행했다. 게이밍 노트북과 블루투스 헤드셋을 페어링한 상태에서 스마트폰의 마이크를 헤드셋 드라이버와 가깝게 두고 마우스 클릭 소리와 총격음 사이의 딜레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우선 대조군으로 소니의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인 ‘WH-1000XM4’를 사용했다. 이 블루투스 헤드폰은 게이밍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 일반적인 블루투스 제품이다.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총격음이 한 박자 늦게 들려 게임 플레이가 매우 불편했다. 마우스 클릭음과 총격음 사이의 간격은 0.422초로 확인됐다.
메테오원은 볼륨 버튼 2개를 동시에 눌러 전술 모드를 활성화한 상태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총격음이 훨씬 빠르게 들리는 것을 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마우스 클릭음과 총격음 사이의 간격은 0.324초로 확인됐다. 테스트에 사용된 제품 모두 블루투스 방식이나, 메테오원이 약 0.1초(100ms)가량 빠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무선 게이밍 기기에서는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결정지을 정도로 굉장히 큰 차이이다. 물론, 블루투스의 한계로 리듬 게임처럼 딜레이가 아주 중요한 게임까지 즐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으나, AAA 게임 위주로 즐긴다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며

메테오원을 통해 게이밍 모드가 지원되는 블루투스 헤드셋을 살펴봤다. 게이밍 모드가 항상 게임 플레이가 원활함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게이밍 모드가 지원되는 제품 중에서도 딜레이 차이가 제법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테오원은 블루투스 연결 상태에서도 대부분의 게임 장르 플레이 시 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짧은 딜레이를 보여줬다. 무선 동글 없이 블루투스로 간편하게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메테오원의 가격은 23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