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배트맨 없는 배트맨 게임, 고담 나이트

2023-11-04     임병선 기자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미국 슈퍼히어로 만화로는 DC코믹스와 마블코믹스가 양대 산맥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DC코믹스는 슈퍼맨과 배트맨이 대표적이고, 마블코믹스는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이 대표적이다. 모두 만화책으로만 유명하다가 영화를 통해 더 이상 일부 사람들만 즐기는 IP가 아니게 되었다. DC코믹스는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마블코믹스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마블 시네마 유니버스일 것이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게임 쪽에서도 성공 사례가 생겼다. 다양한 히어로를 다룬 게임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배트맨 아캄 시리즈일 것이다. 배트맨 아캄 3부작을 제작한 락스테디 스튜디오의 배트맨 관련 세계관인 아캄버스 게임은 매번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고담 나이트는 아캄버스에는 속하지 않지만, 아캄 3부작의 프리퀄인 배트맨: 아캄 오리진을 제작한 WB 게임즈 몬트리올에서 제작한 신작이다. 락스테디 스튜디오는 이와 별개로 수어사이드 스쿼드: 킬 더 저스티스 리그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독특하게도 두 게임 모두 배트맨 게임이지만, 배트맨을 플레이할 수 없는 게임이다.

   

주연으로 나선 사이드킥

슈퍼히어로에서 언급되는 사이드킥(Sidekick)은 메인 히어로의 조력자로, 메인 히어로에게 반한 어린 소년이나 청년이 맡는 아마추어 히어로로 묘사된다. 사이드킥으로 가장 유명한 캐릭터는 배트맨의 로빈이 있다. 로빈은 배트맨의 조력자이자, 배트맨이 없을 때는 배트맨 대신 활동하는 서브 히어로이기도 하다.

고담 나이트는 배트맨이 사망하고 난 후, 그의 의지를 이어받는 4명의 사이드킥이 주연으로 나선다. 먼저 1대 로빈이자 3대 배트맨이기도 했지만, 원조 배트맨이 돌아온 후 나이트윙이 된 딕 그레이슨’, 2대 로빈이자 2대 레드 후드인 제이슨 토드’, 3대 로빈인 팀 드레이크’, 경찰국장인 제임스 고든의 친딸이자 배트걸인 바바라 고든등이다.

이들은 배트맨의 유언에 따라 고담시를 지키는 고담 나이트로 재탄생했으며, 브루스 웨인 가문의 집사인 알프레드의 조력을 받아 활동하게 된다. 배트맨을 잃은 고담 시민들은 게임 초반에는 절망적이고 고담 나이트에 비협조적이거나 실망하지만, 게임 진행이 거듭되며 우호적으로 변한다.

   

플레이 발목 잡는 최적화

고담 나이트는 오랫동안 개발한 게임치고는 그다지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진 않는다. 나쁘진 않은 수준이지만, 7년 동안 개발된 그래픽 퀄리티라고는 볼 수 없다. 그동안 오픈월드 방식의 배트맨 게임은 나름대로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줬지만, ‘고담 나이트는 비교적 떨어지는 그래픽으로 아쉬움을 준다.

이런 그래픽에 최적화 문제까지 있어 가장 큰 발목을 잡는 단점이 되었다. 콘솔 버전은 최신 기종인 PS5XS X|S로만 나왔음에도 30프레임 제한이며, 프레임을 올리는 옵션도 없다. PC 버전에서도 비교적 높은 성능인 코어 i9-10850K + 지포스 RTX 3080 Ti 조합임에도 4K UHD 해상도에서 60프레임 이상을 방어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배트 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도중에 프레임이 급락하면서 운전이 어려운 상황도 발생했다.

참고로 최신 콘솔에 맞춘 탓인지 PC에서는 꼭 SATA3 SSD 이상 저장 장치에 설치해야 한다. 외장HDD에 게임을 설치하고 즐기면 오브젝트를 불러오는 로딩속도가 느려 제대로 된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심지어 메인메뉴 로딩도 한참 걸리기 때문에 꼭 SSD에 설치할 것을 추천한다.

   

다소 밋밋한 액션

액션도 상당히 아쉽다. 배트맨 아캄 시리즈는 다른 건 몰라도 액션 묘사와 손맛이 매우 뛰어났던 게임이다. 아무리 고담 나이트가 아캄버스는 아니더라도 액션 시스템은 아캄 시리즈와 흡사할 줄 알았지만, 전혀 다르고 밋밋하기 때문에 액션의 재미도 떨어진다. 캐릭터마다 플레이 방식이 비슷한데 적어도 캐릭터마다 액션 방식이 달랐다면 플레이 재미가 늘어났을 것 같다.

고담 나이트는 아캄 시리즈를 매우 재밌게 즐겼던 팬 입장에서 상당히 실망스러운 게임이었다. 사이드킥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는 점은 참신했지만, 그 캐릭터 성을 제대로 못 살린 아쉬운 게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