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14 Pro, ‘펀치홀과 AOD에 얼마까지 쓸 수 있으세요?’

2023-11-07     이백현
[smartPC사랑=이백현 기자] 기자는 아이폰 14 Pro 스페이스 블랙 256GB 모델을 11번가 사전예약으로 주문해 출시일이 하루 지난 10월 8일 수령했다. 이전에 사용해본 스마트폰은 갤럭시 노트10, 노트9, 갤럭시 S7 엣지, LG 옵티머스 G로, 근 10년 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했었기 때문에 아이폰 전작(iPhone 13 Pro)과의 비교보다는 안드로이드 유저의 시각 위주의 리뷰가 될 예정이다. 이번 아이폰 신작에서 제조사 Apple이 강조한 지점은 다이내믹 아일랜드, 상시 표시형 디스플레이(Always on Display, AOD와 같은 기능) 그리고 카메라 기능이다. 먼저 아이폰 14 시리즈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아이폰 14, 아이폰 14 PLUS, 아이폰 14 Pro, 아이폰 14 Pro Max의 4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색상은 스페이스 블랙, 실버, 골드, 딥 퍼플이며 128GB, 256GB, 512GB, 1TB 4가지 용량이다. 아이폰 14 Pro의 무게는 206g으로 단순히 묵직한 것을 넘어 손목에 슬슬 부담이 가는 수준이다. 모서리가 둥근 디자인에 2556 x 1179 해상도 Super Retina XDR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USB 2.0(!) 라이트닝 커넥터가 사용되었고 A16 Bionic 프로세서, iOS 16 운영체제가 사용된다. IP68 등급 방수 방진을 지원한다.
 
   

별 것 아니면서도 가장 큰 변경점, 다이내믹 아일랜드

스마트폰 선택에 노치 디자인 디자인이 그동안 끼쳤던 영향이 어느정도인지 측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일부 사용자들은 노치 디자인 때문에 아이폰 대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구매했을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은 아이폰이 안면인식 보안 기술인 Face ID를 채용하면서 카메라 이외에도 안면 인식을 위한 센서를 탑재했기 때문인데, 이번에 아이폰 14 Pro 모델부터는 노치 디자인을 개선한 다이내믹 아일랜드(Dynamic Island) 펀치홀이 탑재됐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펀치홀의 검은 부분을 위젯으로 활용하는 기능인데, 120Hz로 동작(가변 주사율 기술인 ProMotion에서 최대 주사율로 동작하도록 설정되어 있음)하는 애플 특유의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이 적용되어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적용되는 앱’을 사용할 때 상당함 만족감을 줬다. 굳이 ‘적용되는 앱’이라는 말을 강조한 이유는, 유튜브, 유튜브 뮤직 등 동영상 · 음악 플레이어, Face ID, 타이머 정도 외에는 아직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을 할 때에는 노치 이상으로 내려와 있는 해당 디자인이 화면을 가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등 한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서드 파티 지도 앱이 거의 지원되지 않는 것도 아쉽다.
   

상시 표시형 디스플레이

Apple은 이번 아이폰 14 Pro 모델부터 상시 표시형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 Promotion 가변 주사율 기술로 1Hz의 저주사율을 구현해 배터리 소모가 크지 않으면서도 ‘꺼진 화면’에서 자유로운 커스텀이 가능하다. 배경 화면을 자유롭게 설정하고 시계, 날씨, 배터리, 주식지수, 캘린더 등의 위젯을 사용할 수 있다. 기자가 Pro 모델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다.
   

카메라 기능 체감 가능할까? 흔들림 방지 기능 외에는 글쎄….

카메라에서 가장 굵직한 변경점은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강화된 흔들림 보정(OIS) 기능이다. 사실 스마트폰 카메라의 경우 이제 발전할 만큼 발전했기 때문에 빛이 많은 환경에서는 2, 3년 전의 스마트폰과 최신 스마트폰의 차이를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도 특히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볼 때에는 구분이 무의미하고, PC 등 다른 큰 디스플레이에 옮겨서 확대해야 체감이 되는 수준이다. 한편 동영상 촬영에서는 흔들림 방지 기능이 크게 강화되어 ‘액션 모드’를 사용할 경우 마치 짐벌을 사용한 것과 같은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이는 광각 카메라로 넓게 영상을 촬영한 뒤 소프트웨어로 보정하는 방식의 기술인데 성능이 상당해 일상 수준의 영상은 짐벌 없이 촬영해도 충분한 수준이 되었다. 단 밝은 환경에서 조금 더 잘 작동하며 어두운 환경에서는 영상 품질이 다소 저하된다.
   

안드로이드 사용자 입장에서 보는 아이폰 14 시리즈는?

우선 iOS 스마트폰을 구매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프로세서의 성능이다. 아이폰 14 Pro에 탑재된 Apple A16 Bionic 칩의 성능은 안드로이드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된 프로세서보다 1, 2세대 정도 앞선 성능을 보여주며 특히 원신 등의 고사양 게임을 할 때 체감이 컸다. 또 직관적인 UI,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은 그 자체로 Apple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의 경우에는 실제 디스플레이를 덜 가리는 안드로이드 진영 펀치홀 디자인보다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아이폰 시리즈만의 특징인 맥세이프도 실생활에서 꽤 편리했다. 아이폰 12 시리즈 이후부터 Apple은 아이폰 내부에 자석을 내장해 무선충전기, 보조배터리, 거치대, 카드지갑 등을 부착할 수 있도록 했는데, 특히 무선 충전형 거치대의 경우 일반적인 거치대에 비해 거치와 탈거가 간편하면서 무선 충전의 이점까지 챙겨갈 수 있으므로 꽤 실용성이 높았다.
   

실생활에서 불편한 점도 다수

한편 자잘한 실생활 편의기능 측면에서는 아이폰이 불편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우선 NFC 결제가 하드웨어적으로 가능함에도 Apple은 모든 서드 파티 NFC 결제 수단을 막아놓아서 교통카드 기능 등을 전혀 사용할 수 없다. 또 게이머 입장에서는 게임패드의 터치 매핑 기능을 원천 봉쇄해 놓은 것도 불만이다. 전에는 사용 가능했던 것을 iOS 13.4 업데이트 이후 막은 것이어서 특히 더 아쉽다. 이외의 소소한 단점으로 카메라 앱에 ‘전문가 모드’가 없는 점, 알람 기능에 ‘공휴일에 알람 끄기’ 설정이 없고, ‘다시 알림’ 기능의 간격 설정도 불가능한 점, ‘뒤로 가기’ 제스처가 일부 앱에서 동작하지 않는 점 등도 다소 불편하다.    

마치며

아이폰 14 시리즈는 라이트닝 단자를 사용하는 마지막 스마트폰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근래에는 무선충전을 사용할 경우 포트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으므로, 맥세이프 액세서리를 갖춘다면 충전이나 호환 부분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므로 프로세서의 성능이 중요하고, ‘폰도 액세서리의 일종’이라고 여기는 사람, 별다른 설정 없이 잘 찍히는 카메라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이폰 14 시리즈를 자신있게 추천하겠다. 한편 실생활 편의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드로이드 유저라면 아이폰 14 시리즈 구매는 조금 더 생각해보는 게 좋겠다. 아이폰 14 Pro의 가격은 128GB모델이 1,550,000원, 256GB 모델이 1,700,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