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유명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배우 최민지
[smartPC사랑=이백현 기자] 12월호 표지 모델로 선정된 최민지는 웹드라마, 공익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다. “남들에게 돋보이고 싶어서 선택한 직업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마냥 나서는걸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누구보다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녀는 어떤 인물일까?
최민지는 어릴 때부터 ‘스크린 속 사람들’에 대한 동경으로 배우가 되고 싶었다. 인물 내면으로 들어가 ‘본인과는 다른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그들에게 이끌린 것이다.
“어떻게 저렇게 세심한 감정들을 다 느껴지게끔 표현하지?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어요. 부모님은 쉽게 허락해 주시지 않으셨지만요. ‘배우는 예쁘고 타고나야 하는데 넌 아니다’ 항상 이런 식으로 말하셔서 고등학교 때까지 학창시절은 평범하게 공부하면서 지냈어요. 그런데 대학을 가야할 시점이 되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다 보니 결국은 이 길이더라고요.”
그녀는 부모님에게 설득을 거듭한 끝에 진로를 정하게 됐다. 남들보다 한참 늦게 입시 준비였고, 빠르게 경쟁자들을 따라잡아야 해서 기초부터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부모님께 ‘입시지원은 필요 없다’고 호쾌하게 말씀드리고 뛰어들었거든요. 그래서 알바를 해가면서 학원을 다녔어요. 그런데도 연기를 배우는 짧은 시간동안 너무나 행복해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래서 ‘할 수 있는 곳까지 해보자’고 다짐한 거죠.”
그녀의 하루 일과는 불규칙하다. 일종의 프리랜서다 보니 일이 많을 때는 한없이 바쁘고, 없을 때는 무료하고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들이 이어진다.
“촬영이 있는 날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첫 차 타고 촬영 스케줄로 이동할 때도 있어요. 일찍 끝나면 다음 미팅 장소로 이동하고, 오디션을 보고…. 위치도 홍대, 강남, 부천, 인천 이런 식이라 짐까지 들고 이동하면 기운이 금방 빠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결국 ‘체력 싸움’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쉬는 날에는 피트니스 센터에 나가서 운동을 하려고 하는 편이지만, 쉽사리 되지 않는 날도 있죠. 운동 후에는 대본 분석이나 연습 같은, 저를 채우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최민지가 일을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때는 어느 단편영화의 소위 어리숙한 주역 캐릭터를 맡았을 때라고 했다.
“그때 캐릭터가 순수하면서도 뭐랄까, ‘찐따미’가 넘치는 캐릭터였거든요. 대사 말투를 봐도 제가 쓰는 말투랑 닮았고…. 그래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표정, 말투, 감정들을 일일이 분석하지 않아도 너무 잘 알겠더라고요. 이게 사전에 대본을 외우고 캐릭터를 분석해도 현장에 가면 해야 하는 연기가 달라질 때가 있어요.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과 제 해석이 달라서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연기가 필요한 상황인 거죠.
그런데도 감독님이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면 무슨 말인지 바로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던 캐릭터여서 정말 작업이 재미있었어요. 저도 어리바리하고 항상 뭘 묻히거나 흘리고 다니는 편인데 주인공도 항상 뭘 흘리고 다니는 스타일이었거든요. 되게 씩씩하고 당차게 걷는데 가방에 구멍이 뚫려 만화책이 뚝뚝 떨어지는, 그런 사소하지만 귀여운 포인트가 계속 기억나는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이후로 아직 제 마음속 ‘원픽’ 캐릭터는 이 캐릭터예요.“
최민지는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하는 시간은 ‘서른 살 되기 전까지만’이라고 정했다. 일종의 타임 리미트인 셈이다.
“다르게 말하면, 그때까지는 정말 열심히, 꾸준히 노력하려는 거죠. 당장 유명한 사람이 되고 안 되고는 저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남들에게 돋보이고 싶어서 선택한 직업도 아니었고, 그렇게 나서는 걸 마냥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거든요. 그렇지만 연기를 꾸준히 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끊임없이 시도하는 사람만이 뭔가를 얻을 수 있는 거잖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연기를 포기하는 주변 사람들이 보여요. 분명 숨은 보석같은, 연기 잘하고 예쁜 친구들이 많은데도 힘이 부치는 거죠. 제가 만약 유명해진다면 소위 ‘인맥 찬스’라고 할까요. 그런 숨은 보석같은 친구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최민지는 PC사랑의 표지모델이 될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전했다.
“2022년 마무리하는 연말에 이렇게 PC사랑 표지모델이 되서 너무 감사하고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저는 2023년에도 열심히 활동할 테니 응원해주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다사다난한 한해였지만 12월만큼은 행복하게 마무리 지으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