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디아블로3 용사들이여 집결하라, 트리스트럼으로 가자! 디아블로 3 출시 D-1 전야제 한정판 4000개 판매 소식에 수 천명 모여

2013-06-04     PC사랑
12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디아블로 3가 발매됐다. 일반판 출시를 하루 앞둔 5월 14일 전야제와 함께 4000개의 한정 소장판이 서울 왕십리역 비트플렉스 앞에서 판매됐다. 긴 세월동안 잠에서 깨어난 악마를 만나기 위해 5000명의 용사들이 운집했다. 지상파 방송 저녁 뉴스에까지 소개될 정도로 화제가 된 디아블로 3 출시 전야제 현장을 둘러봤다.


14일 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는 ‘로즈데이’가 아니라 ‘디아블로’였다. 왕십리역 앞에는 이미 전날 아침부터 한정 소장판 구입을 위한 대기자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인근 화장실 앞은 장사진을 이뤘고, 편의점에서 휴대폰을 충전하려면 다섯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한정판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풍찬노숙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14일 아침부터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지만 사람들의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시간 대기를 위한 준비물도 가지각색이었다. 등산용 미니 돗자리, 낚시의자에 심지어는 ‘목욕탕 의자’를 구해와 나름 안락한 자리를 만든 사람도 있었다. 15일 행사장에는 주최 측 추산 5000명에 육박하는 인파가 몰려들어 ‘디아블로 격퇴를 위해 마법사 집단 호라드림이 왕십리역에서 재집결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였다.

한정판 구매위해 텐트족(?) 등장
특히 최초 구매자에게 80만원 상당의 엔비디아 지포스 GTX 680 그래픽 카드를 증정하겠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왕십리역 앞에는 급기야 텐트까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래 지나지 않아 한정판을 선착순 구매한 사람들 100명 중 추첨을 통해 증정하기로 방침이 바뀌면서 텐트는 자진철거됐다.

또 다른 의미로 화제를 뿌렸던 이른 바 ‘칼빵남’은 다행히 나타나지 않았다. 발매 며칠 전 인터넷을 통해 “새치
기나 불미스런 일이 있을 때를 대비해.. 오랜만에 꺼낸다”는 말과 함께 사냥용 단검을 찍어 게시해 구매자들을 불안케 했던 26살 이모 씨는 결국 ‘총포-도검, 화약류 위반혐의’로 성동 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의해 불구속 입건됐다. 당초 8시 20분으로 계획됐던 판매 개시 시점은 두 시간 앞당겨졌다.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는 “행사장에 당초 예상했던 인원보다 사람이 많이 몰려 안전상의 이유로 판매시기를 앞당겼다”며 “오랜 시간 기다린 이용자들과 원활한 진행을 위해 6시 20분부터 디아블로3 한정판 패키지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사람당 두 개씩만 판매된 한정판에는 디아블로 3 게임 DVD와 함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제작진 인터뷰가 실린 DVD, 원화 아트북, 디아블로3 10일 무료체험권 3장, 그리고 전작인 디아블로 2와 확장팩 파괴의 군주가 실린 영혼석 모양U USB메모리 및 이를 꽂을 수 있는 디아블로 해골모형이 들어있다. 이 외에도 게임 내에서 캐릭터를 장식할 수 있는 천사의 날개 및 갑옷 염색약 아이템과 함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우상족 주술사 애완동물, 스타크래프트 2 배틀태그 초상화가 지급된다.가격은 9만 9천원이지만, 발매 이전부터 인터넷 중고시장에는 23만원부터 40만원까지 한정판 패키지를 곧바로 팔겠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일부 ‘사재기꾼’에 대한 성토의 의견도 제기됐다.



 
한정판에 DVD 게임외에 디아블로2, 초상화 등 각종 아이템 담아
전야제에는 코스튬플레이 전문 팀인 ‘스파이럴캣츠’의 디아블로3 영웅 코스프레 퍼포먼스가 열려 환호성을 자아냈다. 또한 힙합 듀오 리쌍, 작곡가 윤일상, 탤런트 이지아 등이 무대에 올라 자리를 빛내기도 했다. 윤일상 씨는 “처음 플레이를 하는 순간부터 보스를 잡을 때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며 “후회되지 않을 작품”이라고 말했다. 리쌍의 길은 “특히 사운드와 음악이 예술”이라는 말로 디아블로 3를 강력추천했다. 백영재 블리자드 코리아 대표이사는 “월드컵 이후 이렇게 많은 인파가 운집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기뻐하며 “오신 분들 모두 축제 분위기를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아블로 3를 구입하고 행사장을 빠져나온 사람들의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구입하자마자 블리자드 로고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은 사람들도 있었고 누적된 피로에 한동안 행사장 뒤 편 계단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단체로 구입에 나선 사람들은 복잡한 행사장에서 잠시 헤어졌다가 삼삼오오 모여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말로 기쁨을 나눴다. 644번째로 한정판을 손에 넣은 한 구매자는 “전날 12시 전부터 기다렸다. 밤을 새는 게 많이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디아블로 2가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과의 사이를 가깝게 해주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에 꼭 사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장판매 혼선으로 길거리 청문회 촌극 벌어져 블리자드의 매끄럽지 못했던 진행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분당에서 왔다는 한구매자는 “아침 8시에는 배부권을 주더니 낮 1시에 팔찌 대기표를 주면서 ‘4시에 다시 모이시라’고 얘기하더라”며 “먹을 것과 돗자리, 담요까지 준비하고 왔는데도 어설픈진행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자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후 밤 11시 쯤에 현장판매가 종료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헬게이트’가 열렸다. 당초 블리자드가 준비했던 한정판 물량은 2000개였다.

1인당 2개 판매이니 대기순번 2000번이 넘어가면 구매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그런데 수량이 소진되지도 않았는데 판매를 종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나머지 수량은 대기자 외의 사람들에게도 판매 할 수 있다”는 등의 주최 측 발언이 퍼지기도 했다.얼마 뒤 구매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블리자드 관계자를 찾아내 길을 막고 ‘긴급 길거리청문회’를 여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현장에서 잠시 벗어나 있던 블리자드코리아 마케팅 팀장과 본부장이 나와 유저들을 진정시켰고 40여 분 동안의 난상토론 끝에 연락처를 적어놓고 가면 블리자드 측이 한정판을 추가판매하는 것으로 사태가 일단락됐다.

한편 디아블로 3 한정판의 인기는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와 롯데마트몰에서 한정판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고 발표하자 15일 오전 판매 개시 30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매진됐으며 접속 폭주로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특히 2백장만 판매한 롯데마트몰과 달리, 11번가는 이벤트 현장에서 판매된 한정판 숫자와 동일한 4000장의 수량을 준비해 오프라인 구매가 어려운 게이머들의 타깃이 됐다. 11번가 관계자는 “상품 판매도중에 홈페이지가 다운된 경우는 처음”이라며 “트래픽 폭주로 사이트에 혼선이 생길 정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