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연 블루투스보다 빠르다? 게이밍 무선 이어폰의 새바람, 2.4GHz TWS의 등장

2022-12-12     남지율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휴대하며 즐길 수 있는 게이밍 플랫폼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과 리모트 플레이처럼 기기의 스펙이 높지 않아도 인터넷 환경만 받쳐준다면, AAA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원격 게임 플레이가 각광받고 있다. 또한, UMPC 게임기가 국내에 정식 출시됨에 따라 지하철 같은 곳에서도 통신 상태에 관계없이 최신 AAA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어폰이다. 블루투스 방식의 TWS(무선 이어폰)는 딜레이가 길어 게임 플레이 시 위화감이 크다. 유선 이어폰을 선택하자니 최근 출시되는 IT 기기에는 3.5mm 이어폰 단자가 제외된 경우가 많으며, 유선 이어폰은 휴대하며 사용하기 불편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지연 블루투스 기반의 블루투스 이어폰이 출시되기도 했다. 저지연 블루투스 이어폰은 일반적인 블루투스 이어폰보다는 게임 플레이에 적합하지만, 딜레이에 민감하거나 본격적인 경쟁 플레이 등까지 고려한다면 최적의 선택지는 아니다. 그렇다면 무선 이어폰에 무선 게이밍 헤드셋에 적용되는 2.4GHz 전용 무선 동글이 더해진다면 어떨까?  

블루투스와 2.4GHz를 오가며 사용하자!
HyperX Cloud MIX Buds

‘HyperX Cloud MIX Buds(이하 클라우드 믹스 버즈)’는 얼핏 봐서는 평범한 무선 이어폰으로 보이는 제품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믹스 버즈의 구성품을 살펴보면 특별한 무선 이어폰임을 알 수 있다. USB Type-C to A 케이블, 이어팁, 케이스까지는 평범해 보이나, 2.4GHz 무선 동글과 동글 연장 어댑터가 동봉되기 때문이다.
우선 충전 케이스부터 살펴보자. 게이밍 음향기기로 유명한 HP 산하의 브랜드 ‘HyperX’ 로고가 위치하는 것을 제외하면 상당히 평범한 디자인이다. 에어팟처럼 유광 재질의 케이스를 사용한 게 아니기 때문에 더욱 부담 없이 휴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전 케이스의 크기는 어떨까? 에어팟 프로 2세대의 충전 케이스와 비교해보니 두께는 살짝 더 두껍고 가로로는 더 길었으나, 세로 길이는 짧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충전 케이스는 USB Type-C 포트로 충전된다. Qi 무선 충전이 지원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대신 클라우드 믹스 버즈의 충전 포트는 참신한 용도로도 사용된다.
제품에 함께 동봉되는 충전 케이스용 실리콘 케이스를 씌우면 USB Type-C 포트에 2.4GHz 무선 동글을 장착하여 이어폰과 무선 동글을 쉽게 휴대할 수 있다. 이어버드를 꺼내지 않고도 2.4GHz 무선 동글을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상당히 편리할 것이다.
실리콘 케이스, 무선 동글까지 합쳐진 무게는 실측 기준 76g이다. 무선 이어폰치고는 다소 무게가 있는 편이나, 부피 자체는 에어팟 프로 2세대보다 살짝 큰 편이고 여전히 100g 미만인 만큼 휴대에는 큰 무리가 없다.
동글
PC와의 사용도 고려했다. 동글 연장 어댑터와 함께하면 게이밍 데스크톱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연결이 가능하다.
귀와
착용감은 수준급이다. 귀와 밀착력이 좋아 가볍게 뛰는 상황에서도 이어버드가 흔들리지 않았다. 또한, 이어버드에 탑재된 터치 센서를 통해 음악을 제어하고 전화를 받는 등의 동작이 가능했다.
음질은 어떨까? 일단 iOS를 기준으로 디폴트 EQ를 끄지 않으면 출력이 작은 편에 속했다. 디폴트 EQ를 켜면 다른 무선 이어폰 대비 출력이 특별히 작지 않다. 소리는 어느 정도 균형이 잡힌 편이다. 저음의 존재감이 적당했고 고음역대도 깔끔하다. 단, 보컬 영역대가 살짝 밀린 듯한 느낌이 있다. 가격 대비 특별히 좋은 소리라 평하기는 어렵지만, 2.4GHz 무선 게이밍 이어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난한 편이다.
드라이버는 12mm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탑재됐다. 이어버드의 크기가 특별히 큰 편이 아님에도 이어버드 단독 무선 사용 시간이 최대 10시간으로 굉장히 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스마트폰과 사용 시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전용 앱을 설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EQ 설정을 바꾸고 터치 센서의 동작을 할당할 수 있다.  

저지연 블루투스보다 빠르다

그렇다면 2.4GHz 무선 동글과 함께 할 때는 어떨까? USB Type-C 방식을 택한 덕에 다양한 기기와 연결할 수 있었다. 참고로 클라우드 믹스 버즈는 2.4GHz 무선 연결을 우선시한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상태라도 2.4GHz 동글이 연결되면 2.4GHz 연결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우선 닌텐도 스위치 OLED와 연결해봤다. 닌텐도 스위치는 기종의 특성상 USB3.5mm로 연결 시 입체 음향이 지원되지 않는다. 하지만 2.4GHz 동글의 크기가 슬림하고 가벼운 덕에 게임 컨트롤 중 위화감을 느낄 수 없었다. 또한, 닌텐도 스위치는 블루투스 이어폰 연결 시 일부 제약이 생기는데, 클라우드 믹스 버즈는 USB 음향기기로 인식되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없었다. 참고로 동봉된 무선 동글 연장 어댑터를 사용하면 휴대 모드가 아닌 독 모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다음은 플레이스테이션 5와 연결했다. 플레이스테이션 5는 본체 전면에 USB Type-C 포트가 있어 더욱 쉽게 연결할 수 있었다. 인식도 정상적으로 됐으며, 3D 템페스트 오디오 기능도 작동했다. 다만, 동글의 크기로 인해 플레이스테이션 5의 전면 USB Type-A 포트를 사용할 수 없는 점은 아쉽다.

2in1 게이밍 노트북 ASUS ROG Flow X13과의 궁합도 뛰어나다. 블루투스보다 확연히 빠른 딜레이 덕분에 쾌적했으며, USB Type-C 방식의 동글을 택한 덕에 유선 게임패드도 함께 연결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UMPC 게임기 AYANEO Air Pro와 함께했다. 클라우드 믹스 버즈는 가벼운 무게가 장점인 AYANEO Air Pro의 휴대성을 전혀 해치지 않았다. 또한, 키음이 있는 리듬 게임 플레이에서도 딜레이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전력 소모량도 UMPC 게임기에 적합했다. 5V 100mA, 0.5W이기 때문에 TDP를 조절하며 사용해야 하는 UMPC 게임기에도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클라우드 믹스 버즈는 윈도우 PC에 연결 시 공간 음향 기술인 ‘DTS Headphone:X’를 활성화할 수 있다. 무선 이어폰의 특성상 한계는 있지만, 그럼에도 공간감이 제법 잘 구현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마치며

클라우드 믹스 버즈를 통해 2.4GHz 무선 연결이 가능한 무선 이어폰을 살펴봤다. 단순히 가격과 블루투스 이어폰의 관점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4GHz 무선 동글은 저지연 블루투스보다도 낮은 지연속도를 자랑했으며, 다양한 플랫폼에 번거로운 페어링 과정 없이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