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의 미래를 위한 한걸음, FSC® 인증으로 친환경에 다가가는 SK하이닉스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우리는 수많은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이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수많은 유통과정을 거치는데, 제품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포장재는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것들이 많아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특히 흔하게 사용되는 포장재인 비닐이나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은 자연에서 분해되는데 수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나 영원히 썩지 않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FSC(국제삼림관리협의회) 인증 소재의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FSC는 환경과 사회에 유익한 산림관리 방식을 통해 생산된 종이와 상품에 FSC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FSC가 인증한 숲의 원료, 재활용 소재 또는 FSC 관리 목재 소재를 혼합해서 만들면 FSC MIX 인증을 부여한다.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최근에는 온라인 주문 시 배송받는 택배 상자에도 FSC 인증이 심심찮게 보이기도 한다.
FSC 코리아는 지난 12월 2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FSC 인증 산림 제품을 공급 · 구매하는 기업 및 관계자들 약 120명을 대상으로 제1회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FSC 코리아가 설립된 지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첫 행사였으며, 다양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IT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가 참가해 IT 기업의 친환경 노력 사례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미래를 대비하는 FSC 인증
이날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FSC 인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후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써 지속 가능한 산림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이를 위해 기업·정부·소비자·NGO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발표 및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FSC 코리아에 따르면 설립 당시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는 FSC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인증 제품에 대한 수요가 미미했고, 대부분 수출을 위한 인증을 받을 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FSC 인증 업체가 250%가량 성장했고, FSC를 홍보하는 브랜드와 유통사도 10배 이상 성장하는 등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정내권 전 유엔 기후변화 대사는 기후 위기의 해결 방안으로 공기·물·숲 등 우리에게 꼭 필요한 천연자원에 값을 치르지 않았던 자유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지속 가능 시장으로 전환을 제안하고, 산림이 주는 막대한 가치를 경제 운영에 반영하는 새로운 경제 체제를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FSC 코리아 권성옥 대표는 그간 한국 시장에서 FSC 활동을 소개하고, FSC 인증에 대해 인증 필요성과 혜택, 방법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국내 FSC 연계 관리 인증 현황에 대해서도 밝혔는데 인쇄, 출판과 포장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FSC 인증
이번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FSC 인증에 대한 토론도 진행되었다. 토론에는 수산양식관리협의회(ASC) 이수용 한국 대표의 사회로 FSC 인증 제품을 채택한 기업들이 FSC를 통해 어떻게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 SK하이닉스, 타라 그래픽스, SIG Combibloc 코리아가 발표했다.
토론에 참여한 기업들은 FSC 인증 포장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거나 생산하는 전체 원료를 FSC 인증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FSC 홍보 라이선스를 취득해 이를 다양하게 홍보하는 등 다양한 활동과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타라 그래픽스는 이번 포럼에 사용된 인쇄물을 FSC 인증지로 제작하고 배너와 포토월은 플라스틱 대신 재활용 가능한 FSC 인증 소재인 허니콤 보드로 꾸며 눈길을 끌었다.
FSC 코리아 권성옥 대표는 “이번 포럼을 통해 기업, 소비자의 기후 위기 해결책으로 산림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고 이에 기여하고 협업하려는 같은 뜻을 가진 기업과 단체가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매년 포럼을 개최, 지속 가능한 숲을 이루기 위해 국내에서 FSC 인증 제품에 대한 수요를 확대하고 다자 간 협력을 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FSC 인증 포장재 적극 도입
SK하이닉스에서는 브랜드 SSD 마케팅을 담당하는 안준범 TL(Technical Leader)이 자사의 ESG 활동 사례를 발표했다. 안 TL은 “SK하이닉스는 PC를 조립하거나 업그레이드할 때 사용하는 DRAM 제품과 NAND 제품을 용도에 맞춰 설계 및 생산하는 업체”라고 소개하면서 “최근에는 컴퓨터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기, 데이터 센터,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등 모든 IT 제품에 사용하는 반도체를 제조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SK하이닉스가 다양하고 복잡한 제품군을 가진 세계 3위의 종합 반도체 제조사 관점의 지속 가능 경영이 필요하다고 설명을 이어 나갔다. 안 TL은 “반도체 생산을 위해 가장 중요한 자원은 물과 전기, 즉 탄소배출이다”라며, “이 두 가지는 산림 자원과 직결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모든 ESG 활동에 핵심 요소들을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밝힌 SK하이닉스의 2021년 ESG 활동 실적은 다음과 같다. 1월에는 친환경 프로젝트 적격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Green Financing Framework를 설립하고 10억 달러 규모의 녹색 채권을 발행했다. 녹색 채권은 환경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3월에는 RE100 실행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 폐기물 저감 및 수자원 재활용 확대에 나섰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줄임말로, 기업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이다. 참고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RE100에 가입한 곳이기도 하다.
친환경 노력 이어 나가
SK하이닉스는 2007년부터 CDP(Carbon Disclosure Project)에 참여하였고, 2013년 국내 기업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진입한 바 있다. 지속적으로 친환경 활동에 힘쓴 결과 지난 2021년 4월에는 6년 연속 ‘Platinum Club’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2021년 12월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이 평가하는 ESG 등급이 지난 2020년 BBB에서 A등급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게다가 2022년 6월에는 카본 트러스트(탄소 발자국) 인증을 받기도 했다. 카본 트러스트 인증은 영국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감축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기관 ‘더 카본 트러스트’에서 주관하며, 제품의 생애 주기 전체에서 탄소 영향을 평가하는 권위 있는 글로벌 인증이다.
SK하이닉스는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신제품인 Platinum P41 SSD에 FSC 인증 종이, 생분해 포장재, 콩기름 인쇄를 적용했다. 기존 SSD 제품은 플라스틱과 비닐로 포장하는 게 일반적인데 SK하이닉스는 포장재에 플라스틱 및 비닐을 100%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간단히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각종 설비를 갖추고 인증을 받는 등 몇 달 이상이 걸리는 거시적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FSC 홍보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국제적으로 FSC 인증 패키지 사용을 홍보 중이다. 아마존의 제품 상세 페이지에는 FSC 인증 패키지를 사용했다고 표시했으며, 유튜브 광고 영상 중에도 FSC 패키지를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아마존에서는 Forest Week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밝히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품 로드맵에 맞춰 FSC 종이/펄프 사용을 확대 적용하겠다고 했다. 현재 Platinum P41 SSD에는 FSC 포장재를 적용했지만, 2023년 제품부터는 FSC 인증을 받은 펄프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