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지포스 GTX690 - 듀얼 케플러로 무장한 병기급 그래픽 카드

2013-06-07     PC사랑
포장부터 남다르다
‘물건을 잘못 보낸 거 아닌가’. 상자를 받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른 말이다. 통상적으로 그래픽 카드는 화려한 그림으로 장식된 작은 상자에 담겨서 유통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GTX690은 메인보드 하나는 들어갈만큼 큰 황갈색 상자로 배달돼 왔다. 상자를 열어봤더니 이건 또 뭔가. 좋게 말하면 투박하고 솔직하게 말하면 무식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묵직해 보이는 나무상자가 나온다. 크기도 제품 두어 개는 들어갈 정도다. 아이러니 한 것은 나무상자 밑에 완충용비닐 에어백이 있었다는 것.

상자 윗면에는 ‘주의, 병기급 게이밍 파워’라는 말로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아무래도 590의 탄약 박스에 대한 반응이 좋았나보다. 상자 오프너(?)로 동봉된 지렛대, 일명 ‘빠루(Crowbar에서 파생된 일본식 외래어. 평균 이상의 교양을 지닌 PC사랑 독자들은 쓰지 않으리라고 믿어본다)’에는 엔비디아 로고와 함께 ‘용도는 좀비 사태 또는...’이라고 센스 넘치는 문구를 파 놓았다.

GTX690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듀얼 GPU다. GPU가 두 개이니 만큼 제원에서도 웬만한 건 모두 680의 두 배다. 전원 단자 핀의 수는 1.3배로 증가했다. 두 개의 GPU를 연결하기 위해 PLX 칩을 삽입해 PCI 익스프레스의 역할을 하게 했다. 그 덕에 셰이더 코어가 3072개로 증가하는 등 결과적으로 카드 내부에서의 SLI가 이루어졌다. 벤치마크를 해봐야 알겠지만 성능 면에서 GTX680 두 개의 SLI와 맞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GPU의 부스트 클록은 1019MHz로, GTX680의 1058MHz와 비교해서 3%의 차이도 나지 않는다. 메모리의 속도 및 대역폭 등의 기타 스펙은 대동소이하다.

쿼드 SLI도 이론적으론 가능
GPU가 두 개나 있는데도 엔비디아는 욕심을 못 버리고(혹은 못 버리는 사람들을 위해) SLI 커넥터를 달아놓았다. 다시 말해 쿼드 SLI도 불가능은 아니라는 뜻. 그러나 엔비디아가 쿼드 SLI를 권한 적은 없다. 하지만 하지 말라고 하면 꼭 하는 사람들은 어딜가나 꼭 있다. 물론 300만원에 육박하는 장비를 걸고 도박을 할 재력과 용기가 있는 사람 한정이다. PCB를 살펴보면 디지털 전원부가 10페이즈로 되어있다. 또한 두 개의 8핀 PCI-E 커넥터가 지원되어 GTX690의 최대 전력 사용 범위는 +35% 정도가 된다. 기본 전력 타겟이 약 265W이므로 TDP가 350W를 넘지 않는다는 이야기. 이 때문에 오버클록도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