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Ie 4.0? PCIe 3.0? SATA? M.2? SSD 속도가 전부는 아니다! 나에게 맞는 SSD 고르기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예전에는 저장 장치로 HDD나 SSD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하면 그만이었다. HDD는 가격 대비 용량이 큰 대신 속도가 느리고, SSD는 속도가 빠른 대신 가격 대비 용량이 적은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SSD는 많은 업체의 경쟁과 함께 가격이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지금은 부담 없는 가격에 SSD가 주 저장 장치로 자리 잡게 되었다.
문제는 수많은 SSD 중 어떤 제품이 내 시스템에 적합한 기능과 성능을 발휘하는지 콕 집어 고르기란 쉬운 게 아니다. 물론, 높은 성능을 지닌 SSD가 좋은 제품인 것은 누구라도 알겠지만, 무조건 고성능의 하이엔드 제품을 구매하는 건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다.
자신의 PC에 맞는 SSD를 고를 때 따져 봐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사용 용도와 예산을 정하고 정해진 규모에 맞게 SSD의 폼팩터와 인터페이스, 성능 및 기타 옵션 등의 순으로 살펴봐야 한다. 새해를 맞이해 PC를 새로 조립하거나 SSD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인 사람이라면 참고하자.
폼팩터 확인하기 (2.5인치 vs M.2)
SSD를 고르기 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SSD를 장착할 메인보드의 폼팩터(규격)다. 아무리 빠른 SSD를 갖고 싶다고 해도 메인보드에서 해당 폼팩터를 지원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SSD는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2가지의 폼팩터만 잘 구분하면 된다. 현재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메인보드에 직접 체결하는 방식의 M.2 SSD와 구형 PC나 노트북에 주로 사용되는 디스크 타입의 2.5인치 SSD가 있다. 이 밖에도 mSATA, U.2, PCIe 카드 형태의 SSD도 있지만 일반 사용자 환경에서는 보편적으로 쓰이지 않고있다.
M.2 규격은 메인보드 전용 슬롯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공간 활용에 용이하며 전원 공급 및 데이터 전송용 케이블을 따로 연결할 필요가 없어 설치 편의성도 뛰어나다. 요즘 출시되는 메인보드는 대부분 M.2 슬롯을 지원하고 있으니 폼팩터 지원 여부를 확인해보고 오래된 PC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유저가 아니라면 M.2 방식의 SSD를 우선 적으로 고려해보자.
2.5인치 SSD는 HDD와 동일하게 데이터 케이블과 전원 케이블을 별도로 연결하는 디스크 타입의 SSD로 가장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이지만 M.2 SSD(NVMe) 대비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메인보드에 M.2 슬롯이 없는 구형 PC나 노트북을 사용 중인 유저들에게 적합하다. 일반적인 하드 디스크(HDD)와 설치 방법은 동일하다.
인터페이스 선택하기 (SATA vs NVMe)
이제 속도로 넘어가보자. 모든 SSD가 동일한 인터페이스로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SATA(Serial ATA) 방식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으며, 최신 모델의 경우 PCIe(PCI Express) 방식을 통한 NVMe 프로토콜을 사용한다.
SATA 인터페이스는 최대 속도 6Gbps가 한계인데 MB/s로 환산하면 평균 500~600MB/s 수준이다. 이에 반해 NVMe로 작동하는 PCIe 인터페이스의 경우, PCIe 3.0 버전에서는 평균 3,000MB/s의 속도를 제공하며, PCIe 4.0 버전에서는 평균 7,000MB/s의 속도를 제공해 SATA 대비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10배 정도 빠른 성능을 보여준다.
단, PCIe 인터페이스 SSD를 선택할 때는 메인보드 스펙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메인보드에 따라 지원하는 PCIe 버전(3.0 or 4.0)이 다른데, 인텔 칩셋 메인보드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모델부터, AMD 칩셋 메인보드는 500 시리즈 칩셋이 탑재된 모델부터 PCIe 4.0을 지원한다.
그 이전 버전의 메인보드를 사용 중이라면 PCIe 3.0 타입의 SSD를 선택하면 된다. 물론, 사용 중인 PC 혹은 노트북이 PCIe 4.0을 지원하지 않는다 해도 하위 호환되어 장착은 가능하지만, 절반 정도의 속도밖에 제공되지 않으니 굳이 PCIe 4.0 SSD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NAND 타입과 D램 유·무 체크
SSD에 사용되는 NAND(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유형과 DRAM 캐시 포함 여부도 성능과 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데이터 저장 방식은 최소 단위인 셀(Cell)에 몇 비트(bit)를 저장하는지에 따라 SLC(Single-Level Cell), MLC(Multi-Level Cell), TLC(Triple-Level Cell), QLC(Quad-Level Cell)의 크게 4종류로 구분된다.
같은 공정이라면 성능과 수명은 SLC > MLC > TLC > QLC, 용량과 가격은 QLC > TLC > MLC >SLC 순이다. 즉, 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같은 공정에서 더 많은 용량을 집적할 수는 있지만 읽고 쓰기와 같은 성능은 물론,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SLC와 MLC는 변화가 가속화되며 사실상 소비자용 SSD에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선택은 TLC와 QLC 방식이지만 아직 QLC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의견이 많다. 물론, MLC에서 TLC로 넘어오며 논란이 됐던 것과 같은 특성과 속도 저하, 짧아진 수명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가격일 것이다. TLC 대비 QLC가 탑재된 SSD의 가용비나 가성비가 납득할 만한 수준이 돼야 QLC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다. 가격적인 큰 차이가 없다면 TLC가 탑재된 SSD를 우선 고려하자.
마찬가지로 DRAM 유무 또한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DRAM이 없는 DRAM-Less SSD는 일정 데이터를 기록하면 어느 순간 속도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며, 갑자기 시스템이 멈추는 일명 프리징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 보다 안정적인 속도를 추구한다면 DRAM이 탑재되었는지 체크하자.
용도에 따른 선택 (사무용 vs 게임용 vs 전문가용)
SSD 선택에 있어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도 따져 보자. 단순 웹서핑이나 인강, 문서작업 정도의 가정/사무용으로 사용할 PC라면 속도나 용량은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2.5인치 규격의 SATA SSD로도 충분하다. 단, 최근에는 M.2 NVMe SSD도 가격이 많이 하락해서 SATA 방식의 제품들과 비슷한 금액대에 구매할 수 있으니 새로 PC를 맞춘다면 PCIe 3.0의 M.2 NVMe SSD 선택도 괜찮다.
게임용으로 사용할 PC라면 M.2 폼팩터를 지원한다는 가정하에 M.2 NVMe SSD를 권장한다. 현존 게임은 HDD가 아닌 SSD로만 구동해도 로딩 등 큰 불편함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허나 앞으로 SSD 속도를 활용하는 다이렉트 스토리지 지원 게임들이 계속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3,000MB/s 이상의 SSD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다이렉트 스토리지 기술의 최소 필요 사양은 PCIe 3.0 SSD로 SATA 인터페이스의 SSD는 사용할 수 없다.
방송용이나 전문가 작업용으로 사용할 PC라면 무조건 M.2 NVMe SSD를 써야 한다. 고용량 데이터 작업을 할 때 저장 장치의 속도가 빨라야 유리하기 때문이다. 저장 장치 속도가 빠르면 동영상 캡처나 인코딩 속도도 원활하고 고용량 자료를 옮길 때도 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적어도 PCIe 3.0 속도 한계에 달한 제품이나 PCIe 4.0을 지원하는 제품을 추천한다. 용량은 예산이 허락하는 선에서 가능한 큰 용량으로 선택하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