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키보드는 어떤 의미를 지녔을까? 직장인에게 키보드는 업무 효율과 직결된 생산성 도구, 게이머에게는 승패를 좌우하는 무기이며, 누군가에겐 항상 휴대해야 할 필기구일 것이다. 키보드는 PC 주변기기 중 가장 사용 시간이 긴 제품군이라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키보드는 현대인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녔기 때문에 이색적인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함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smartPC사랑은 더 이상 평범한 키보드로 만족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한 달에 한 제품씩 이색 키보드를 소개한다.
새로운 콘셉트의 기계식 키보드
MOUNTAIN EVEREST MAX
smartPC사랑 2023년 2월호에 선정된 이색 키보드는 ‘MOUNTAIN EVEREST MAX(마운틴 에베레스트 맥스, 이하: 에베레스트 맥스)’다.
에베레스트 맥스는 독일에서 설계된 모듈형 기계식 키보드이며,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이엠텍 유통 제품이다. 기본적으로 메인이 되는 키보드는 87키 텐키리스 폼팩터다. 따라서 마우스 무빙이 중요한 FPS 게임 등에도 적합하며, 미니멀한 데스크테리어 구축에도 좋다.
무게는 텐키리스 폼팩터 기준으로 측정 결과 884g으로 확인됐다. 알루미늄 하우징이 적용된 텐키리스 게이밍 키보드치고 준수한 무게다.
키보드 자체부터가 프리미엄 느낌이 강하다. 견고한 알루미늄이 적용된 것은 물론 헤어라인 디자인까지 더해져 상당히 고급스럽다. 비키스타일 방식의 키보드지만, 하우징 측면이 외부로 완전히 노출되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다.
키보드 하판은 나사 하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다. 다양한 방향으로 케이블을 정리할 수 있도록 케이블 라우팅이 적용됐다.
높낮이 조절 다리는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자석 방식의 ‘스냅온 라이저 피트’를 적용 더욱 견고하게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동봉된 팜레스트는 내부 자석을 통해 키보드에 쉽게 달라붙는다. 쿠션감이 살짝 있으면서도 단단한 느낌이라 게임 플레이용으로도 적합하다.
USB Type-A 패스스루 단자도 갖췄다. 단일 USB 케이블로 연결되는 키보드임에도 패스스루 단자가 제공되는 제품은 드물기 때문에 더욱 주목할 가치가 있다.
키캡은 ABS 재질이며, 영문 각인만 적용됐다. 제품의 가격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PBT 키캡이 아닌 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엠텍은 MOUNTAIN PBT 키캡 세트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구매 없이 키캡을 쉽게 교체할 수 있을 것이다.
키캡뿐만 아니라 스위치 핫스왑까지 지원한다. 기본적으로 체리 MX 적축, 저소음 적축, 은축, 갈축, 청축이 탑재된 키보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스위치를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른 키감으로 사용하고 싶거나 고장난 스위치를 사용자가 직접 교체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타건감은 어떨까? 통울림이 적은 편이며,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체리 MX 스위치를 사용했기 때문에 우수한 타건감을 제공한다. 리뷰에서 사용된 제품은 체리 MX 저소음 적축 탑재 제품으로 사무실용으로 사용해도 큰 무리가 없었다.
에베레스트 맥스는 1,670만 컬러의 RGB LED를 지원한다. 단순히 스위치가 빛나는 것을 넘어 360도 RGB LED 스트랩이 더해져 더욱 화려하다. 그런데, 마운틴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이름이 알려졌고 다양한 라인업이 있는 게이밍 기어 제조사라고 보기는 어렵다. 즉, 마운틴 브랜드의 게이밍 기어를 조합해 통합 조명 효과를 구현할 정도로 제품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베레스트 맥스는 ‘Razer Chroma’와 호환되기 때문에 레이저 게이밍 기어와의 조명 동기화가 지원된다.
전용 제어 소프트웨어도 제공된다. ‘Base Camp’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키보드의 상세한 설정을 직관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제원
브랜드: MOUNTAIN
제품명: EVEREST MAX
입력키 수: 87키+키패드 모듈
크기: 461x265x43mm(모듈 장착 기준)
무게: 1,373g
메인 프레임: 알루미늄, 플라스틱
키캡: ABS 키캡
키캡 각인: 영문
스위치: 체리 MX 적축/저소음 적축/은축/갈축/청축
키 입력 수명: 스위치별 상이
연결 방식: USB Type-A 유선
부가 기능: 모듈형 디자인, 전용 소프트웨어, RGB LED, N키 롤오버, 매크로, 온보드 메모리, Razer Chroma 호환
구성품: 팜레스트, 매뉴얼, 미디어 모듈, 키패드 모듈, USB Type-C to A 케이블, USB 연장 케이블, 샘플 스위치, 포인트 키캡, 라이저 피트, 스위치 리무버
색상: 블랙/그레이
A/S 기간: 2년
모듈이 실제로도 유용할까?
에베레스트 맥스에는 팜레스트, 매뉴얼, 미디어 모듈, 키패드 모듈, USB Type-C to A 케이블, USB 연장 케이블, 샘플 스위치, 포인트 키캡, 라이저 피트, 스위치 리무버가 동봉된다. 키보드치고 굉장히 많은 물품이 동봉되는데, 대부분이 모듈과 관련된 구성품이다.
과연 에베레스트 맥스의 모듈은 실제로도 유용할까? 우선 키보드 외부 하우징에 USB Type-C 단자만 총 4개가 위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듈은 독자적인 모양의 커넥터가 아닌 USB Type-C 형태로 연결된다.
우선 키패드 모듈부터 살펴보자. 키패드 모듈은 텐키리스 키보드를 풀사이즈 키보드로 탈바꿈시킬 모듈이다. 일반적인 키패드 구성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버튼 4개를 더했다. 키패드 모듈 역시 스위치 핫스왑을 지원하며, 알루미늄 하우징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인상이다.
키패드 모듈 하단에는 슬라이더가 위치한다. 이를 통해 키패드를 왼쪽/오른쪽 중 어느 방향에 연결할지 선택할 수 있다.
동봉된 연장 케이블을 장착하면, 키보드와 거리를 둔 상태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키패드 모듈의 디스플레이 버튼은 마치 ‘스트림 덱’을 연상시켰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원하는 아이콘을 넣을 수 있었으며, 특정 프로그램 실행, 포토샵 단축키 등 다양한 기능을 할당할 수 있어 상당히 실용적이다.
미디어 모듈은 어떤 모습일까? 미디어 모듈의 노브에도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RGB LED 효과를 전용 소프트웨어나 복잡한 단축키 입력 없이 직관적으로 변경할 수 있었다. 원한다면 시스템의 온도를 확인하는 등의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키패드 모듈과 미디어 모듈 모두 원하는 방향으로 장착할 수 있어 모듈을 조합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했다.
에베레스트 맥스는 실용적인 모듈 구조, 스위치 핫스왑, Razer Chroma 호환 등 매력적인 스펙을 지닌 기계식 키보드다. 필요에 따라 모듈을 조합해 다채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제품에 기본적으로 동봉되지 않는 다른 모듈을 추가로 장착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추후 확장성도 뛰어난 제품이라고 평할 수 있다. 가격은 495,000원이다.
마운틴 키보드의 잠재력을 더욱 올려보자!
MOUNTAIN DISPLAYPAD
앞서 살펴본 것처럼 에베레스트 맥스의 키패드 모듈에는 디스플레이 버튼 4개가 탑재된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손쉽게 구동할 계획이라면 디스플레이 버튼이 모자랄 수 있다.
더 많은 디스플레이 버튼을 원한다면 ‘MOUNTAIN DISPLAYPAD(마운틴 디스플레이패드/이하: 디스플레이패드)’를 주목하길 바란다.
디스플레이패드는 에베레스트 맥스에 동봉되지 않는 별도 판매 제품이다. 에베레스트 맥스와 함께 사용할 수 있고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성품은 디스플레이패드 본체, 스탠드, USB Type-C to A 케이블, 매뉴얼, 스티커다.
디스플레이패드에는 USB Type-C 단자가 위치한다. 케이블 일체형이 아닌 탈착식으로 제작되어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디스플레이패드는 기본적으로 키보드에 부착하여 사용되지만, 키보드가 아닌 다른 곳에 따로 두고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디스플레이패드를 스탠드에 결합해야 한다. 디스플레이패드와 스탠드는 별도의 공구 없이 맨손으로 쉽게 결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패드를 끝까지 밀어 넣으면 스탠드와 일체감이 좋고 견고하게 결합되기 때문에 쾌적한 사용성을 제공한다.
참고로 스탠드 하단에는 미끄럼 방지 고무가 넓게 위치한다. 덕분에 디스플레이패드가 쉽게 밀리지 않는다.
디스플레이패드 자체는 꽤나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상단에 헤어라인 스타일의 마감을 더한만큼 하이엔드 제품이라는 인상을 준다. 디스플레이 버튼은 12개가 탑재됐으며, 약간의 클릭감이 있어 누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디스플레이패드 역시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직접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주 플레이하는 게임들을 할당하거나, 포토샵 단축키로 지정하는 등 폭넓은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사용자가 원하는 아이콘을 직접 버튼에 삽입할 수 있어 매우 직관적이다.
실제 사용에서는 어떨까? 우선 디스플레이패드를 에베레스트 맥스에 결합하여 사용해봤다. 에베레스트 맥스의 USB Type-C 단자로 연결하는 것이 아닌 USB Type-A 패스스루 포트에 연결해야한다. ‘스트림 덱’과 같은 유사한 콘셉트의 제품을 사용할 때와 달리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어서 디스플레이패드를 스탠드에 결합해 단독으로 사용해 봤다. 마운틴 키보드가 아닌 타사의 키보드와 함께 사용해도 문제없이 작동한다.
디스플레이패드의 가격은 195,000원이다.
키감이 조금 아쉽다면?
MOUNTAIN PBT 키캡 세트 & 스위치 팩
에베레스트 맥스는 기능만 놓고 보면 따라올 제품이 거의 없는 기계식 키보드다. 하지만 키감의 측면에서 보면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ABS 키캡을 사용했으며, 특별한 스위치가 적용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 뛰어난 키감을 원한다면 MOUNTAIN 브랜드의 PBT 키캡 세트와 스위치 팩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우선 키캡의 경우 선택지가 매우 넓다. 아쿠아마린, 돌로마이트, 옵시디언, 쿼츠, 울페나이트 컬러로 출시됐으며, 각각 A/B 타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10종류의 키캡 중 취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기사에 사용된 제품은 아쿠아마린 A 모델로 화이트를 메인으로 적용했고 민트 컬러로 포인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키캡은 US-ANSI 배열에 ISO 추가 키를 더한 구성이다. 총 113개의 키가 제공되고 ISO 배열에 탑재되는 긴 엔터 키와 키캡 풀러 등도 확인할 수 있다. 포장에도 제법 공을 들인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덕분에 비닐 밀봉 포장으로 출시되는 다른 제품들과 달리 키캡 교체 후 키보드에 기본 제공되는 키캡을 손쉽게 보관할 수 있었다.
키캡은 OEM 프로파일이고 체리 MX 스템과 호환된다.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꼭 에베레스트 맥스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기계식 키보드와 함께할 수 있다.
키캡을 모두 장착해보니 마치 다른 키보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장시간 사용 시 번들거리는 현상이 최소화된 PBT 소재를 적용한 만큼 더욱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스위치 팩은 110개의 마운틴 독점 스위치로 구성된 제품이다. 즉, 키패드 모듈을 포함한 에베레스트 맥스의 전체 스위치를 교체할 수 있다.
스위치는 리니어(옐로), 리니어 스피드(실버), 택타일(블루)를 선택할 수 있으며, 기사에서는 택타일 스위치가 사용됐다. 일반적인 스위치를 기준으로 본다면 갈축에 대응하는 스위치다.
가장 큰 특징은 품질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크라이톡스 205로 사전 윤활된 상태로 출고되기 때문에 별도의 윤활 작업 없이도 부드럽고 소음이 적다. 게다가 보통 5,000만회 입력이 가능한 평범한 기계식 스위치와 달리 최대 1억회에 달하는 긴 수명을 자랑한다. 반투명 하우징이 적용된 점도 이 스위치의 주된 특징 중 하나다.
스위치 교체 과정은 매우 간단하다. 3핀 핫스왑이 가능한 스위치기 때문에 키보드의 스위치를 스위치 풀러로 분리하고 새로운 스위치를 장착하기만 하면 된다.
RGB LED에 특화된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반투명 하우징 덕분에 RGB LED가 더욱 쉽게 퍼져 RGB 조명의 아름다움이 극대화됐다.
키캡과 스위치를 모두 교체한 뒤 타건해보니 평범한 갈축 스위치 대비 훨씬 부드럽게 입력되며, 걸리는 소음 역시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택타일 스위치 특유의 구분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누르는 재미도 있다. ABS 스위치와 체리 갈축 스위치의 조합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더욱 뛰어난 타건감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MOUNTAIN PBT 키캡 세트의 가격은 59,000원이며, 스위치 팩은 74,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