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크] AMD의 최종병기! 게이밍‧작업 하이브리드 CPU, 라이젠 7950X3D 프로세서
[smartPC사랑=이백현 기자] 라이젠 5800X3D 프로세서가 ‘게이밍의 왕좌’를 차지한 이래, 3D V-캐시가 적용된 라이젠 7000 시리즈는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특히 AMD는 이번 세대에 라이젠 9 프로세서인 7950X3D, 7900X3D를 예고하면서 ‘크리에이터용, 작업용’으로 여겨졌던 라이젠 9 프로세서의 3D V-캐시 모델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 중에서도 ‘끝판왕’인 라이젠 7950X3D가 베일을 벗었는데, 과연 어떤 성능을 보여줄까?
“게이머와 크리에이터 모두에게 최고의 성능”
AMD가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에 AMD 3D V-캐시(AMD 3D V-Cache) 기술을 적용한 라이젠 9 7950X3D, 라이젠 9 7900X3D를 2월 28일 출시한다. 이번에 벤치마크를 진행한 7950X3D 시리즈 프로세서는 AMD에 따르면 “단일 칩으로 게이머와 크리에이터에게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는 CPU이며, 16코어 32스레드 구성, 4.2GHz의 베이스 클럭, 5.7GHz의 부스트 클럭, 128MB 용량의 L3 캐시를 지녔다. TDP는 120W로 라이젠 7950X의 170W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으며 가격은 699달러로 7950X와 동일하다.
프로세서 | 코어/스레드 | 베이스 클럭/부스트 클럭 | 캐시 용량(L1, L2, L3) | TDP | 권장 쿨러 | 최대 메모리 속도(JEDEC, Non-OC) |
라이젠 7950X3D | 16/32 | 4.2GHz/5.7GHz | 144MB | 120W | 280mm 수랭 쿨러 | DDR5-5200 |
라이젠 7950X | 16/32 | 4.5GHz/5.7GHz | 80MB | 170W | 280mm 수랭 쿨러 | DDR5-5200 |
AM5 소켓으로 향후 몇 년동안 동일한 메인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거나, Zen 4 아키텍처로 이전 아키텍처보다 더 뛰어난 전성비를 보여준다는 점은 이전에 소개한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와 동일한 내용이다.
투 트랙 칩렛 패키지(CCX) 디자인
“게이밍과 작업 성능 모두 잡겠다”
라이젠 7950X3D 프로세서는 AMD 3D V-캐시가 적용된 최초의 라이젠 9 프로세서다. AMD는 7950X3D 안에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두 개의 칩렛 패키지(CCX)를 구성했는데, 그 중 하나는 AMD 3D V-캐시가 탑재된 CCX(1번~8번 코어)이고, 나머지 하나는 기존 라이젠 7000X 시리즈 프로세서와 동일한 스탠다드 CCX(9번~16번 코어)다.
이렇게 칩렛 패키지를 구성한 이유는 3D V-캐시가 적용된 칩렛 패키지(CCX)에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AMD 3D V-캐시를 아주 간략화해서 설명하면 CPU 다이 위에 추가 캐시 메모리를 쌓아 올린 것인데, 이 캐시 메모리는 속도가 빠른 장치와 상대적으로 느린 장치 사이에서 데이터 접근 속도를 완충해 준다. 캐시 메모리 용량이 많으면 CPU와 RAM 사이를 오고 가는 데이터의 병목현상이 완화되므로 지연시간이 줄어든다.
이는 특히 게임에서 유용하다. CPU가 순간마다 수많은 임의의 데이터를 소화해야 한다. 이럴 때 캐시 메모리가 많다면 같은 시간 동안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크게 증가한다. 그 결과 지연시간이 크게 감소하게 되고 더 높은 프레임으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한편 3D V-캐시는 단점도 있는데, CPU 다이 위에 캐시 메모리를 쌓아 올렸으므로 기본적으로 발열에 더 취약해졌으며 이 때문에 이전 세대 라이젠 5800X3D 프로세서에서는 아예 오버클럭을 제한하기도 했다. 이런 발열 때문에 3D V-캐시가 적용된 칩렛은 기본적으로 더 느린 클럭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되었고, 따라서 캐시 메모리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않는 작업에서는 오히려 성능이 더 낮게 측정될 수 있다.
라이젠 7950X3D 프로세서가 3D V-캐시가 적용된 CCX와 스탠다드 CCX의 투 트랙 구성을 사용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게임 성능이 중요할 때는 3D V-캐시 기술이 적용된 1~8번 코어를 중점적으로 활용하고, 작업 성능이 중요하나 여러 코어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9~16번 코어를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때 중점적으로 활용할 CCX에 작업을 배분해주는 역할로 ‘AMD 3D V-캐시 퍼포먼스 옵티마이저 서비스’가 필요하며, 이는 최신 바이오스와 AMD 칩셋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사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을 통해 어느 CCX에 작업을 할당할지 결정해주는데, 게임을 구동할 경우 9번~16번 코어를 파킹(Parking)해 3D V-캐시가 적용된 1~8번 코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9번~16번 코어도 3D V-캐시를 적용하면 더 높은 게이밍 성능을 보여주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게임은 가장 병렬 연산 프로그래밍이 어려운 영역이고, 코어를 늘릴 수록 그 난이도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따라서 게임사들은 메인스트림급 CPU를 잘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만 멀티코어를 지원하려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8코어 16스레드 이상의 멀티코어 지원 게임이 나올 가능성은 아주 적다. 그러므로 라이젠 7950X의 투 트랙 CCX는 최고의 게임 성능, 그리고 최고의 작업 성능을 동시에 발휘하기 위한 적절한 솔루션으로 이해할 수 있다.
‘라이젠 마스터’로 원클릭 오버클럭 및커브 옵티마이저(CO) 지원
앞서 언급한 것처럼 5800X3D는 공식적으로 오버클럭을 전혀 지원하지 않는 CPU였다. 한편 세대가 달라지면 AMD는 라이젠 7000X3D 시리즈에 공식적으로 오버클럭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AMD 공식 오버클럭 툴인 ‘라이젠 마스터’를 통한 오버클럭이 가능해지면서 접근성이 굉장히 높아졌다.
라이젠의 오버클럭 기술인 PBO(Precision Boost Overdrive)는 온도와 전력을 기반으로 안정성(90℃이하 온도, 메인보드가 허용하는 최대 전력 제한 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자동으로 CPU의 클럭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개별 CPU와 기타 부품의 오버클럭 마진에 따라 더 높은 성능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므로 수동 오버클럭에 비해 효율적인데, 이는 특히 커브 옵티마이저(이하 CO, Curve Optimizer)와 결합할 때 빛을 발한다.
CO는 개별 코어에 가해지는 전압을 코어 별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으로, 이때 각 코어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전압을 낮춰 주면 발열이 감소하게 된다. 이때 PBO는 최대 제한 온도까지 CPU를 부스트하는 기능이므로, 성능 대비 발열 감소는 곧 최대 제한 온도에서의 더 높은 성능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런데 ‘라이젠 마스터’가 CO 최적화를 지원하기 이전에 CO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개별 코어에 대한 전압을 설정한 뒤 ‘Prime95’ 등 고부하 프로그램으로 개별 코어를 테스트하거나 개인이 만든 소프트웨어로 안정성을 테스트해야 했다. 때문에 CO는 상당히 난이도가 있는 오버클럭 방법이었으며, 특히 5800X3D 프로세서에서는 공식적인 오버클럭이 아예 지원되지 않았으므로 상당한 편법을 동원해야 CO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라이젠 마스터’를 통해 PBO를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CPU에 대한 최적화 CO 설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므로, 오버클럭에 편의성이 대폭 증가했다. (단 수동 오버클럭은 지원하지 않는다)
AMD 라이젠 7950X3D, 성능은?
이제 AMD 라이젠 7950X3D 프로세서의 퍼포먼스를 직접 확인해보자. 테스트는 기본 상태의 라이젠 7950X와 라이젠 7950X3D, 그리고 PBO/CO(all core –30: 라이젠 마스터 최적화 과정 거친 수치) 오버클럭을 적용한 7950X3D를 비교했다.
7950X3D와 7950X 모두 16코어 32스레드 프로세서이며, 7950X3D의 베이스 클럭은 4.2GHz, 7950X의 베이스 클럭은 4.5GHz이다. 부스트 클럭은 모두 5.7GHz로 동일하다.(앞서 설명한 것처럼 3D V-캐시에 따른 낮은 베이스클럭, 그리고 스탠다드 CCX로 인한 7950X와 동일한 부스트 클럭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테스트 시스템 사양은 ASUS ROG CROSSHAIR X670E HERO 메인보드, AMD 라데온 RX 6900 XT 그래픽카드, 마이크론 크루셜 DDR5-5600 CL46 16G x2 메모리, 키오시아 EXCERIA PRO M.2 NVMe 1TB SSD, 커세어 HYDRO SERIES H115i CPU쿨러,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80PLUS GOLD 230V EU 풀모듈러 파워로 구성했다. OS는 윈도우 11 Pro 22H2 버전이다. 메모리 오버클럭은 EXPO I을 적용했다.
CPU-Z
CINEBENCH R23
7-Zip 벤치마크
PCMARK10
Blender 벤치마크
3DMark
게임 테스트: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
게임 테스트: 월드 워 Z 애프터매스
게임 테스트: DIRT 5
게임 테스트: 포르자 호라이즌 5
마치며
AMD 라이젠 7950X3D 프로세서는 투 트랙 칩렛 디자인을 처음 적용한 라이젠 프로세서로 괄목할 만한 게임 성능, 그리고 7950X에 밀리지 않는 작업 성능을 보여준다. 또 잊으면 안 되는 것은 원래 AMD 3D V-캐시 기술은 워크스테이션 제품군에 처음 적용된 기술이라는 점이다. L3 캐시가 유용한 작업에서는 라이젠 7950X3D가 최고의 프로세서가 될 수 있다. 조금 더 많은 데이터가 쌓여야 알겠지만, PBO/CO 등의 오버클럭 기술도 지원하므로 라이젠 7000X3D 모델이 ‘게이밍의 왕좌’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