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PS VR2용 필구 타이틀?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PS VR2)

2024-03-10     남지율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새로운 게임 플랫폼이 출시되면, 성능과 더불어 ‘어떤 게임을 즐길 수 있는가’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결국 얼마나 매력적인 게임이 출시되냐에 따라 게임 플랫폼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새로운 게임 플랫폼이 VR이라면 매력적인 타이틀을 런칭과 동시에 유치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VR은 일반 게임보다 플레이어 수가 확연히 적은 탓에 게임 개발사가 VR용 AAA 게임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다. 실제로 2020년 3월에 출시된 ‘하프라이프: 알릭스’ 이후 게이머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VR용 AAA 게임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SIE가 새롭게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 VR2(이하: PS VR2)’도 이러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SIE는 런칭과 동시에 VR용 AAA 게임을 원하는 게이머에게 만족감을 줄 작품인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PS VR2의 독점 기능이 적용됐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호러 게임의 대명사격인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8번째 넘버링 타이틀이다. 2021년 5월에 VR 전용 게임이 아닌 일반적인 AAA 게임으로 먼저 출시된 바 있으며, 플레이스테이션용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를 소유하고 있다면 PS VR2 대응 DLC를 설치해 스토리 모드 전체를 VR로 즐길 수 있다. 참고로 PS VR2 대응 DLC는 무료로 출시됐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VR 모드는 일반 게임 모드와 세이브 파일 호환이 불가능하다. 게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이 부분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으나, 게임을 진행해보니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VR 전용 튜토리얼에서부터가 사실상 다른 게임을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텔레포트 방식이 아닌 아날로그 스틱으로 움직이도록 되어 있는데, 멀미 경감 옵션을 켜니 예상보다 멀미가 적은 편이다. VR 전용 튜토리얼에는 사격장이 등장하며, 튜토리얼이 아닌 메인 화면에서 사격장 모드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격장이 선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순히 게임패드 조작만으로 총을 장전하고 발사했던 원작 게임과 달리 총알을 수동으로 장전하는 즐거움이 무척 색다르다.
총기마다 다른 고유의 장전법을 익히는 것도 무척 흥미로웠지만, PS VR2이기에 가능한 기능들이 마치 실제 사격장 같은 느낌을 더한다. PS VR2는 헤드셋 자체에 진동 기능이 내장됐다. 총기의 종류나 총기와 머리와의 거리에 따라 진동이 다르게 구현되기 때문에 더욱 실감 나는 사격이 가능하다. 또한, 센스 컨트롤러에 내장된 적응형 트리거의 장력도 총기마다 다르게 적용된다. 단순히 사격장에서 총기를 발사하는 것만으로도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일부 한계는 있으나 합격점을 넘어섰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게임 자체가 VR 전용으로 출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부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컷씬에서 주인공이 앉거나 누워있을 때는 다소 어색한 느낌이다. 이외에도 게이머가 직접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오브젝트의 종류가 VR 전용 게임보다는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컷씬에서의 아쉬움을 제외하면 그 외에는 대체로 만족스럽다. 방어 동작을 양손으로 직접 진행하고 구급약을 마시는 동작 등 VR 게임다운 요소들이 잘 구현됐다. 또한, 원작과 다르게 나이프를 던지는 것도 가능하다. 덕분에 전투가 굉장히 극적이다.
호러 게임의 관점에서도 추천할만하다. 게임 초반에 어두운 산을 헤매는 부분이 있는데, PS VR2에 적용된 OLED 디스플레이 덕에 블랙 표현이 탁월하다. 덕분에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고 공포감도 상상하다. 이외에도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특유의 공포 연출들이 VR로도 잘 구현됐는데, TV로 즐길 때보다 공포감이 극대화되는 느낌이다.  

마치며

PS VR2로 즐겨 본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PS VR2의 구매를 견인할 수 있을 정도의 게임이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를 TV나 모니터로만 즐겨본 이들에게도 신선한 공포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캡콤은 최근에 ‘바이오하자드 RE:4’의 무료 VR 대응 DLC를 발표한 바 있는데, VR로 즐겨 본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에 바이오하자드 RE:4의 VR 모드도 상당히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