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투명 무선 이어폰의 진화? Nothing Ear (2) (낫싱 이어투)
2024-03-30 남지율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IT 기기에서 투명 컬러는 보통 '특별한 에디션'에 적용된다. 투명 컬러는 메인 컬러와 달리 '클리어'와 같은 네이밍을 더해 제품의 내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이색적인 에디션 또는 한정판에 주로 적용되는 편이다.
반면, 영국의 테크 스타트업 Nothing(낫싱)은 예외다. 낫싱이 출시한 무선 이어폰 'Nothing Ear (1) (낫싱 이어원)', 'Nothing Ear (stick) (낫싱 이어스틱)', 그리고 스마트폰 'Nothing Phone (1) (낫싱 폰원)' 모두 투명 하우징이 적용됐다. 특별한 에디션에만 투명 하우징을 사용한 것이 아닌 전체 라인업에 투명 하우징을 적용함에 따라 투명 하우징 자체가 낫싱을 구성하는 아이덴티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리뷰에서 소개할 제품인 'Nothing Ear (2) (낫싱 이어투)' 역시 투명하다. 낫싱 이어투는 낫싱 이어원의 정식 후속 제품으로 외형만 봐서는 전작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부가 기능의 추가나 성능 개선으로 전작보다 진보한 경험을 제공한다.
낫싱 이어투 언박싱
낫싱 제품들의 특징은 패키지부터가 독보적이라는 점이다. 모델명이나 주요 기능을 강조한 부분 없이 오직 낫싱 이어투의 이어버드를 확대한 사진만 적용해 호기심을 자아낸다. 전작과 유사한 콘셉트의 패키지이지만, 배경 컬러가 블랙에서 화이트로 변경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패키지 측면에는 이어투가 도트 형태로 인쇄됐다. 실제 이어버드에도 동일한 디자인이 적용됐는데, '(2)'를 유심히 보지 않는다면 제품이 이어원인지 이어투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다. 낫싱의 핵심 디자인 랭귀지인 '심플함'을 패키지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패키지를 오픈하는 경험에도 집중했다. 비닐 포장 등을 제외했고 빨간 화살표를 따라 종이를 찢는 방식으로 개봉된다.
따라서 한 번 개봉된 패키지를 개봉 전과 같은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 제품 패키지까지 소중하게 보관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낫싱의 아이덴티티로 봐야 할 것이다. 낫싱이 출시한 전체 제품에 유사한 포장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구성품은 매뉴얼, USB Type-C to C 케이블, 추가 이어팁, 이어버드, 이어버드 충전 케이스로 구성된다. 낫싱 음향기기들을 한 곳에서 제어할 수 있는 전용 앱 'Nothing X' 설치를 위한 QR 코드도 확인할 수 있다.
낫싱 이어투는 전작 낫싱 이어원처럼 충전 케이스도 투명하게 제작됐다. 케이스를 열지 않고도 이어버드를 확인할 수 있어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낫싱 특유의 도트 디자인 폰트로 'ear (case)'라는 각인을 더한 점도 전작의 감성을 계승하는 부분이다. 전작과 달리 '(case)' 텍스트를 소문자로 각인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문자가 적용된 전작보다 더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충전 케이스와 이어버드가 합쳐진 무게는 실측 기준 60g이다. 전작 대비 약 10% 감소한 무게다.
이어버드의 무게는 양쪽 실측 기준 8g이다. 한쪽당 4g에 불과한 무게인데도 배터리 효율을 개선한 덕에 전작(최대 5시간)보다 이어버드 단독 재생 시간이 1.3시간가량 증가했다.
이어버드도 사실 얼핏 보면 전작과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외부 마이크의 위치 등이 변경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낫싱 이어투의 주된 특징 중 하나는 충전 케이스의 크기가 소형화됐다는 것이다. 낫싱 이어투만 사용해봤을 때는 이를 체감하기 어려웠는데, 두 제품을 놓고 비교해보니 가로 세로 길이 외에도 높이까지 슬림해진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전작보다 더욱 손쉽게 휴대할 수 있다.
낫싱 이어원의 경우 충전케이스 후면이 모두 플라스틱 하우징으로 구성된다. 반면 낫싱 이어투는 플라스틱 하우징과 실리콘이 합쳐진 형태다. 따라서 충전케이스를 쥐었을 때의 그립감도 낫싱 이어투가 더 좋았다.
낫싱 이어원과 이어투의 이어버드는 둘을 같이 놓고 비교해도 거의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내부는 크게 달라졌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마이크의 위치가 달라졌는데, 덕분에 바람 소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주된 개선점 중 하나는 'Hi-Res Audio Wireless' 인증을 획득했다는 것이다. LHDC 5.0 호환 스마트폰과 함께하면 최대 24bit/192kHz의 음원을 1Mbps의 속도로 재생할 수 있다.
최근 애플 뮤직 등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무손실 음원을 지원하는 만큼 무손실 음원의 손실을 최대한 줄인 상태로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물론, 무손 이어폰으로 무손실 음원과 손실 음원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낫싱 폰원'에서도 LHDC 코덱을 사용할 수 있었다. 단, 아이폰에서는 LHDC 코덱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AAC 코덱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준수한 음질에 ANC 갖춘 무선 이어폰
낫싱 이어투는 LHDC 코덱 지원 외에도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더욱 뛰어난 궁합을 보인다. '구글 패스트 페어'를 지원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케이스만 열면 구글 패스트 페어가 지원되는 안드로이드 기기와 손쉽게 페어링할 수 있다.
전용 앱 'Nothing X'를 통해 이어폰의 세부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개인 청력에 최적화된 사운드 프로필을 선택하거나, 코덱 모드, 게이밍 모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등 다양한 옵션을 세련된 앱으로 제어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또한, 전작과 달리 동시에 두 기기에 연결하는 '듀얼 커넥션'이 탑재됐다. 이를 통해 태블릿 PC에서 영화를 보다가 스마트폰으로 걸려 온 전화를 빠르게 받을 수 있다.
LHDC 코덱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낫싱 이어원 대비 음질의 개선도 돋보였다. 낫싱 이어원이 무난한 밸런스를 지녔고 소리에 막이 씌워진 듯한 느낌이라면, 낫싱 이어투는 막이 사라진 것 같은 인상이다.
전작보다 섬세한 소리 표현이 더 잘되는 편이고 고음역대에서 느껴졌던 답답함도 상당히 해소됐다. 에어팟 프로2를 메인으로 사용하는 입장에서 낫싱 이어원의 소리는 확실히 아쉬운 편이었는데, 낫싱 이어투는 주력 이어폰으로도 큰 부족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본 EQ 기준 고음역대 튜닝이 다소 과한 느낌은 있다. 듣는 곡이나 성향에 따라 고음역이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전용 앱의 EQ 기능으로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
이외에도 낫싱 이어투는 전작처럼 Qi 무선충전을 지원한다. 무선충전 패드에 충전케이스를 올리기만 하면 자동으로 충전이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마치며
낫싱 이어투는 더 작아진 충전케이스 크기와 듀얼 커넥션, LHDC 코덱 지원 등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이 개선된 무선 이어폰이다. 고음역대의 사운드 튜닝은 다소 아쉽고 EQ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외의 부분은 확실히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이색적인 디자인을 지닌 ANC 무선 이어폰을 찾고 있다면 낫싱 이어투를 고려해봐도 좋을 것이다. 가격은 18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