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덱에서 SSD 장착 멀티 허브로 윈도우 부팅하기

2024-04-13     이백현
[smartPC사랑=이백현 기자] 스팀 덱(Steam Deck)은 휴대용 게임기의 외관을 하고 있지만, AMD CPU가 탑재된 일종의 PC다. 출고 단계에서 설치되어 있는 스팀 OS는 리눅스 기반의 OS이며, 윈도우를 설치해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스팀 외 플랫폼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팀 덱 독(Dock) 등의 멀티 허브를 이용하면 키보드와 마우스, 모니터를 장착해 데스크톱 PC처럼 운용할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장된 SSD에 윈도우를 설치하면 기존에 설치된 스팀 OS가 사라지므로 기존 스팀 게임 이용이 불편해질 수 있다. 내장된 SSD에 파티션을 나누어 윈도우, 스팀 OS를 둘 다 사용할 수도 있지만 스팀 OS가 멀티 부팅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그렇다면 외장 SSD나 마이크로SD 카드에 윈도우를 설치하면 어떨까? 특히 SSD 슬롯이 있는 멀티 허브를 사용한다면 휴대할 때는 스팀 게임기로, 키보드‧마우스‧모니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데스크톱 PC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스팀 덱의 활용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스팀 덱에서 외부 저장장치로 윈도우를 부팅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준비물은?

우선 하드웨어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스팀 덱, 윈도우를 설치할 저장장치(외장 SSD, 마이크로SD 등), 윈도우가 설치된 데스크톱 또는 노트북 PC이다. 여기서는 저장장치로 SSD 슬롯이 포함된 멀티 허브, ‘링킨 UMH-106’에 ‘인텔 670p’ PCIe 3.0 M.2 NVMe SSD를 장착해 사용했다.  
 
 

링킨 UMH-106 멀티 허브

‘링킨 UMH-106’ USB 멀티허브는 M.2 SSD 장착 슬롯이 내장된 멀티 허브로 USB 3.2 Gen2x1(Type A) 단자를 2개 갖췄고, USB Type C 단자, PD 충전 단자(Type C), HDMI 단자, 1Gbps 유선랜 단자도 제공한다. 특히 M.2 장착 슬롯의 경우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멀티 허브가 M.2 SATA SSD를 지원하는 반면, 링킨 UMH-106은 널리 사용되는 NVMe SSD를 지원해 이번 기획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인텔 솔리다임 670P PCIe 3.0 M.2 NVMe SSD 피씨디렉트

   

인텔 솔리다임 670P는 최대 읽기 속도 3,500MB/s, 최대 쓰기 속도 2,700MB/s를 지원하는 PCIe 3.0 SSD이다. PCIe 3.0 SSD는 PCIe 4.0 SSD 대비 속도가 낮지만 발열이 적고 저렴하다. 이번에 사용할 링킨 UMH-106가 최대 1,000MB/s의 속도(USB 3.2 Gen 2x1)를 지원하므로, 인텔 솔리다임 670P도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속도를 제공한다. 현재 메모리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고, 특히 PCIe 3.0 SSD는 저렴한 편이므로 가성비 PC를 구성할 때에도 좋다.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윈도우 10/11의 디스크 이미지(ISO)와 부팅 드라이브를 생성할 ‘루퍼스(Rufus)’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저장 장치에 직접 윈도우 설치!

일반적인 방식으로 윈도우를 설치할 경우, USB로 연결된 외장 장치를 사용하면 오류 메시지가 뜨며 설치가 진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루퍼스’ 프로그램과 윈도우가 설치된 PC를 이용해 멀티 허브에 장착된 SSD에 윈도우를 먼저 설치할 필요가 있다. 링킨 UMH-106 멀티허브를 PC에 연결하고, 루퍼스 프로그램을 실행하자. 처음에는 ‘장치’에 SSD가 감지되지 않는다. ‘고급 드라이브 속성’으로 들어가 ‘USB 하드 드라이브 목록’ 체크박스에 체크를 해야 정상적으로 멀티 허브에 장착된 SSD를 인식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부트 유형’ 오른쪽의 ‘선택’ 항목에서 다운로드 받은 윈도우 11 이미지를 찾아 선택한다. 이미지 옵션은 ‘Windows To Go’로 선택한다.
  ‘파티션 구성’은 ‘GPT’, ‘대상 시스템’은 ‘UEFI(CSM 지원 안 됨)’으로 기본값 그대로 놔 두면 된다. ‘볼륨 레이블’은 해당 저장 장치의 볼륨 이름을 정할 수 있는 란이다. ‘파일 시스템’, ‘클러스터 크기’는 기본값으로 놔두면 된다. 그리고 ‘시작’을 누르면 윈도우가 저장 장치에 설치된다. 10분에서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므로 여유를 갖고 기다리자. 윈도우 설치가 완료되면 닫기를 누르고 멀티 허브를 제거한다. 그러면 PC를 통한 작업은 끝이다.   이대로 멀티 허브를 스팀덱에 연결하고 바로 부팅을 진행할 수 있지만 스팀 덱에 연결하기 전 우선 멀티 허브에 전원을 연결해줘야 한다. 스팀 덱의 전원만으로는 멀티 허브에 내장된 SSD를 구동하기에 전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멀티 허브의 USB Type-C 단자에 전원을 연결하고, 멀티 허브를 스팀 덱과 연결하면 부팅 준비는 끝났다.  

이제 부팅해보자

스팀 덱의 전원을 우선 완전히 끈 후 ‘볼륨 -’ 버튼과 전원 버튼을 함께 누르면 부팅 매니저로 진입할 수 있다. 부팅 매니저 화면에서 멀티 허브에 내장된 SSD를 선택하면 바로 윈도우로 부팅이 진행되고 초기 설정화면이 나타난다. 화면이 처음에는 세로로 나와 당황할 수 있는데, 초기설정을 마친 후 ‘설정-디스플레이’에서 디스플레이 방향을 가로로 바꿔주면 원래 방향으로 화면이 출력된다.  
   

이대로 끝이 아니다! 필수 드라이버 설치

윈도우로 부팅 됐다고 해도 처음부터 온전히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윈도우에 맞는 AMD APU, 무선랜, 블루투스, 오디오 드라이버를 설치해줘야 한다. 스팀 덱의 윈도우 드라이버는 스팀 홈페이지 ‘고객 지원’에서 찾으면 된다. 오디오 드라이버 설치 전에는 소리가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거나, 외부 디스플레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등 기능에 제한이 크니 반드시 드라이버를 설치해줘야 한다. 드라이버 설치가 끝났다면 이제 스팀 덱으로 윈도우를 사용할 모든 준비가 끝났다. 원하는 게임이니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자유롭게 사용하면 된다. 마이크로SD 카드에 윈도우를 설치하는 경우에도 위와 정확히 동일한 과정을 거치면 된다. 단 마이크로SD 카드를 PC에 연결할 때 카드 리더기가 필요하다.)
   

마치며: SSD 장착 멀티 허브 vs 마이크로SD 카드

마이크로SD 카드에 윈도우를 설치할 경우 휴대성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 윈도우를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마이크로SD 카드의 속도는 외장 SSD에 비해서 현저히 낮고 무거운 윈도우 운영체제를 마이크로SD 카드로 구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장 SSD에서 구동되는 스팀 OS’ 및 ‘마이크로SD 카드에 설치된 게임’과 같은 조합의 플레이환경보다도 훨씬 속도가 뒤떨어진다. 따라서 아주 가벼운 게임을 돌리면서 휴대성을 극대화해야 할 때는 마이크로SD 카드가 유용하지만, 실내에 거치해 놓고 활용할 때에는 SSD 장착 멀티 허브, 또는 외장 SSD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  
  스팀 OS가 윈도우보다 가벼운 운영체제인 만큼 기존 스팀 게임은 스팀 OS로 구동하는 것이 훨씬 성능상 이점이 많다. 그러나 윈도우 OS에서는 스팀 OS에서 활용이 다소 어려운 'XBOX 게임 패스'나 스팀 상점에 존재하지 않는 온라인 게임 등을 구동할 수 있으므로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 보다 자유롭게 스팀 덱을 활용해보고 싶다면 윈도우 설치에도 도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