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익숙하고 매콤한 한국산 소울라이크, P의 거짓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프롬소프트웨어의 대표 IP인 ‘다크소울’ 시리즈는 액션 RPG를 넘어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를 만들어 낸 게임이다.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더 쉽고 친절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최신 게임 트렌드와 달리 무자비할 정도로 어렵고 불친절한 것으로 유명하다.
프롬소프트웨어는 ‘다크소울’ 시리즈와는 다른 느낌의 게임인 ‘블러드본’,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 ‘엘든링’을 선보이며 자사의 소울라이크를 더 확장해 나가고 있다. 소울라이크 장르는 수많은 팬층을 만들어냈으며, 이러한 분위기와 플레이 방식을 따라한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었다.
‘P의 거짓’도 소울라이크 장르 중 하나다. 다만, 기존에 출시되었던 소울라이크 게임과 다른 점이라면 국내 게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3인칭 액션 RPG 방식의 소울라이크라는 것이다. 국산 소울라이크 게임 ‘P의 거짓’에 대해 알아보자.
피노키오의 재해석
‘P의 거짓’은 네오위즈 산하 개발팀인 ROUND8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게임으로, 누구나 잘 아는 ‘피노키오’를 재해석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쯤인 평화롭고 기술이나 문화 등이 급속도로 발전한 벨 에포크 시대를 기반으로 가상의 기계화 도시인 크라트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P의 거짓’에서 등장하는 주인공 P는 목각인형이 아닌 안드로이드로 등장한다.
목각인형인 피노키오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 거짓말을 안 하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인 P는 인간 같은 감정이 없어야 하는 안드로이드임에도 거짓말과 음악을 듣는 등 인간과 같은 행동을 반복함에 따라 인간성을 갖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으로 변해가는 것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설정으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선사한다.
암울하고 무거운 분위기
‘P의 거짓’은 밝고 활기찬 동화와 달리 암울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보여준다. 크라트는 안드로이드와 다양한 기계 문명이 발달된 인간이 살기 좋은 환경이었지만, 안드로이드들이 원인 불명의 폭주가 일어나면서 인간을 공격해 혼란에 빠지게 된다. 멋진 도시지만, 생존자가 거의 없고 안드로이드들이 파괴해 황폐해졌다.
게이머는 P가 되어 폭주하는 안드로이드를 막고 도시를 구해내야 한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크라트에서 때로는 적과도 협력하거나 한때 협력했던 아군과도 칼을 겨눠야 한다. P에게 접근하는 인간은 때론 P에게 협력이나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때 게이머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상대와 싸울 수도 있고 평화롭게 해결할 수도 있다.
스피디하고 공격적인 전투
‘P의 거짓’은 상당히 익숙한 소울라이크 느낌이 난다. 특히 ‘블러드본’과 많이 흡사하다. ‘블러드본’의 시스템을 다수 차용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리게인 시스템이다. ‘블러드본’에서는 적에게 대미지를 받았을 때 줄어든 체력 일부분이 반투명하게 되고 적을 공격하면 이 반투명한 부분의 체력이 회복되는 방식이다. 반면, ‘P의 거짓’의 리게인 시스템은 가드리게인으로, 적의 공격을 가드했을 때 체력이 줄어들면서 반투명하게 되고 공격을 성공하면 회복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공격은 가드로 막을 수 있지만, 빨갛게 빛나면서 때리는 퓨리어택은 막을 수 없다. 퓨리어택은 패링 시스템인 퍼펙트 가드로 막아내야 하는데 적의 공격 타이밍을 잘 확인하면서 퍼펙트 가드를 성공시켜야 한다. 퍼펙트 가드를 성공하면 적의 무기를 파괴하거나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적에게 대미지를 누적시키고 퍼팩트 가드를 성공하다 보면 적의 체력 게이지가 하얗게 빛난다. 이때 필살기인 페이블 아츠나 모으기 강공격을 히트시키면 그로기 상태에 빠진다. 그로기 상태에서 겅력한 페이탈 어택을 넣어주는 방식으로 게임 플레이가 진행된다. 꼼꼼히 가드하면서 확실한 타이밍은 퍼펙트 가드를 넣고 적을 그로기 상태에 빠뜨리게 하는 것이 주된 전투법이다.
근거리 무기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리전 암 등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빠르게 적을 제압해 나가야 한다. 진행하다가 막히면 무기 강화나 레벨 업 등을 통해 P를 강화시키고 클리어할 때까지 도전하면 된다. 플레이 타임도 약 25~30시간 정도로 적당한 편이다. 물론, 소울 장르에 익숙하다면 이보다 더 적게 걸릴 것이다.
기대 이상의 수작
‘P의 거짓’을 기대한 게이머가 상당히 많을 것이다. ‘P의 거짓’은 2022 게임스컴에서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지난 6월에는 데모를 공개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최적화가 매우 뛰어나 ROG Ally 같은 UMPC 게임기로도 쾌적하게 플레이가 가능했다. 플레이하는 내내 ‘블로드본’과 흡사한 느낌이었지만, 보다 편의성이 높고 더 스피디한 전투 전개가 마음에 들었다. 네오위즈의 소울라이크 도전은 충분히 성공적이었고, 벌써 후속작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