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평범한 후속작을 기대했는데, GOTY급 작품이 나왔다? 마블 스파이더맨 2

2024-10-16     남지율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을 타고 뉴욕의 빌딩 숲을 시원하게 이동하는 ‘웹 스윙’과 유쾌한 입담으로 유명한 마블 슈퍼히어로다. 스파이더맨의 인기는 마블 슈퍼히어로 커뮤니티에서 1위를 기록한 경우를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높다. 마블 슈퍼히어로를 대표하는 캐릭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특히,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스파이더맨이 합류했고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시리즈’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둠에 따라 스파이더맨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스파이더맨은 게임에서도 성공했다. 과거 스파이더맨 게임들은 게임성이 부족하거나 할만한 정도의 수준으로 ‘전형적인 IP 기반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인섬니악 게임즈가 제작한 ‘마블 스파이더맨’과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는 2022년 5월 기준으로 3,300만장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스파이더맨 게임도 뛰어난 퀄리티로 제작될 수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그런데,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후속작인 ‘마블 스파이더맨 2’는 더욱 특별하다.  

두 명의 스파이더맨으로 즐기는 짜릿한 액션

전작에서는 하나의 스파이더맨만으로 플레이했어야 했지만, 마블 스파이더맨 2에서는 스파이더맨(피터 파커)과 스파이더맨(마일즈 모랄레스)을 오가며 즐길 수 있다.
두 스파이더맨은 공통 스킬과 슈트 테크(체력, 공격력 등), 그리고 장비를 공용으로 사용하며, 슈트와 전용 스킬이 다르다.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두 스파이더맨 간의 차이도 커지는 만큼 더욱 다채로운 액션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메인 임무를 진행 중인 상황이 아니라면 스파이더맨을 자유롭게 교대할 수 있고 각각의 스파이더맨만이 즐길 수 있는 부가 임무도 존재한다. 액션 자체는 전작을 즐겨본 이들이라면 한 번에 차이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공중에서 적과 싸우다가 스파이더맨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피하고 거미줄을 발사해 적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등 비교적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매끄럽고 화려한 공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작의 액션 시스템을 그대로 재탕하지는 않았다. 연출력이 압권인 기본 액션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두 명의 스파이더맨에게 적용된 새로운 스킬 덕분에 전작들을 100% 클리어한 입장에서도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쳐내기’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인상적인데, 타이밍에 맞게 L1을 누르면 적의 공격을 캔슬시키고 짜릿한 반격에 나설 수 있다. 실패하면 대미지를 입는 만큼 전투의 긴장감을 더하는 좋은 시스템이라 생각된다. 스파이더맨의 움직임에 대한 선택지도 늘었다. 높은 곳에서 원하는 위치에 ‘웹 라인’을 발사한 뒤 거미줄을 따라 조심스럽게 걷다가 적을 단숨에 낚아채거나, ‘웹 윙’을 통해 뉴욕을 비행하는 등이 대표적이다.
시스템적으로 추가된 것들이 풍성하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익숙하면서도 새로움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며, 여전히 조작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높게 평가하고 싶다.  

메인 임무는 물론 부가 임무의 완성도도 역대급

기자는 개인적으로 게임을 쪼개서 즐기는 타입에 속한다. 재미있는 AAA 게임이 출시되더라도 연달아 플레이하기보다 하루에 2시간 정도씩 나눠서 플레이하는 편이다.
그런데, 마블 스파이더맨 2의 스토리는 자제력을 잃을 정도로 뛰어난 흡입력을 지녔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새벽 4시에 엔딩을 볼 때까지 게임을 멈추지 못할 정도였다.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전작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충격적인 전개를 만날 수 있었고 전반적인 연출이나 그래픽도 매우 뛰어났다. ‘스파이더맨 게임에서 이런 스케일을 보게 될 줄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압감이 드는 부분도 존재했다. 뉴욕이라는 공간적인 배경은 동일하다. 하지만 더욱 확장된 뉴욕을 만나볼 수 있다. 퀸즈나 코니 아일랜드 등 전작에서는 갈 수 없었던 곳을 방문할 수 있고 심지어 테마파크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것도 가능하다. 체감상 맵이 2배 정도로 확장된 느낌이다. 더욱 넓어진 뉴욕을 뛰어난 그래픽으로 만나다 보니 마치 뉴욕에 관광을 온 것 같은 느낌까지 받을 수 있었다.
전작에서 짜증을 유발하는 요소도 거의 사라졌다. 퍼즐 요소부터가 더욱 직관적으로 변했고 듀얼센스의 적응형 트리거를 활용하는 참신한 퍼즐이 더해졌다. 게이머들의 원성이 많앗던 ‘스크류볼 챌린지’ 같은 요소도 없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부가 임무의 완성도다. 전작에서 부가 임무를 플레이할 때는 100% 클리어 달성을 위해 과제처럼 플레이하던 느낌이었고 반복적인 요소가 많다고 느꼈다. 반면, 이번 작품은 부가 임무에도 흥미로운 스토리가 적용됐고 일부 내용에서는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감동적인 연출을 만나볼 수 있었다.
클리어까지의 시간은 어메이징 난이도 기준 28시간 소요됐다. 부가 임무를 약간씩 플레이하며 소요된 시간이며, 게임에서 표시된 전체 진행도는 68%였다. 엔딩까지 28시간 플레이 하면서 게임이 두 번 튕겼던 것을 제외하면 심각한 버그는 발견하지 못했다. 발매 전 빌드임을 고려하면 안정성이 우수한 편에 속한다. 참고로 게임의 개발사인 인섬니악 게임즈는 발매 전까지 2번의 업데이트를 추가로 발행해 안정성 개선이나 버그 수정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마치며

리뷰 작성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는 엔딩 크레딧을 본지 10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아직도 최후의 전투에서 느낄 수 있었던 짜릿함이 생생할 정도로 마블 스파이더맨 2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작의 스토리를 이어가는 ‘평범한 후속작’ 정도를 기대했는데, 자유도가 높은 오픈 월드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GOTY(올해의 게임)로 마블 스파이더맨 2를 선정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