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오피스 폰트 활용법] 사진파일 없이 다양한 그림을 그려보자
2013-08-03 PC사랑
글자만으로 사람의 기분을 모두 나타내는 것은 어렵다. 신춘문예에 참가할 정도의 필력이 있다면 모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단한 이모티콘이나 그림을 넣어서 글로 다하지 못하는 것들을 표현한다. 그런 그림들을 폰트변경만으로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우재용 기자
기사 첫 머리부터 뜬금없이 웬 외계어를 그려 넣었냐고 할 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ilovepc’를 글꼴만 각각 Webdings, Wingdings, Bookshelf Symbol 7, Marlett으로 바꿔서 써놓은 것이다. 가끔 문서나 웹 페이지에 간단한 그림을 넣고는 싶은데, 클립아트에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없어 포기해버린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위와 같이 글꼴 전환만으로도 다양한 종류의 그림을 넣을 수 있다. 특히 텍스트의 형태로 입력되기 때문에 크기와 색상 조절도 쉽다. 누군가에게 비밀메시지를 보낼 때도 유용하다. 복잡한, 그래서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도 잘 모를 암호화보다 훨씬 쉽다. 디코딩이 아니라 특별한 소프트웨어가 필요없고 글꼴만 바꾸면 된다. 다만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일부 기호나 그림의 경우 크기를 충분히 키워놓지 않으면 도대체 무슨 그림을 넣었는지 알아보기가 어렵다.
딩뱃
특수글꼴을 알려면 일단 ‘딩뱃(Dingbat)’을 알아야 한다. 딩뱃이란 옛날 조판을 할 때 쓰는 장식용 문자나 공백을 가리키는 말이다. 현대에 와서는 활자 글꼴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여러 종류의 기호, 상징, 참고 표시 및 장식기호를 일컫는 말이 됐다. 이제부터 소개할 글꼴들은 주로 트루타입 딩뱃글꼴로, HTML 태그를 이용하면 이동하는 그림을 만드는 것도 쉽다.
Wingdings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다양한 특수글꼴이 바로 윙딩이다. 1990년 서체 연구가인 찰스 비글로우와 크리스 홈즈의 손에서 탄생한 윙딩은 윈도우 3.1에서부터 쓰였다. 외계문자처럼 생긴 기호부터 시작해 손가락, 스마일, 플로피 디스크까지 별의별 기호가 즐비한 윙딩은 특이한 음모론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2001년 9.11 테러로 전세계가 충격에 빠진 직후, 특이한 내용의 메일이 세상을 떠돌았다. 세계무역센터와 부딪힌 여객기의 등록번호인 ‘Q33NY’를 윙딩글꼴로 쓰면 이러한 모양으로 나타난다. 비행기와 두 개의 건물,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그림과 다윗의 별(이스라엘 국기 가운데에 그려진 유대인의 상징)이 9.11테러를 상징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이 주장은 금새 거짓임이 드러났다. 무역센터에 부딪힌 여객기의 실제 등록번호는 N334AA와 N612UA로, 항공사 이름의 약자인 마지막 두 글자가 NY로 표기될 수가 없다. 또한 33을 변환한 기호는 건물이 아닌 문서를 상징하는 것이다.
해골과 다윗의 별 기호는 사실 윈도우 3.1이 공개되자마자 문제가 됐다. New York City의 약자인 NYC를 윙딩으로 변환한 기호가 이와 같이 바뀌어 반유대주의 메시지로 오해된 적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것이 의도적이라는 주장을 강하게 부정하며 기호배정이 대부분 랜덤으로 정해진 것임을 밝혔다. 1990년에는 윙딩 2와 3가 나왔다. 윙딩 2는 주로 방향 별 손가락표시, 원형 숫자, 별표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윙딩 3는 다른 폰트와 달리 전부 화살표나 방향을 가리키는 도형으로만 구성돼 있다.
Webding
웹딩은 1997년에 개발되어 인터넷 익스플로러 4.0과 함께 웹용 코어폰트로 배포됐다. 윈도우 98부터 호환이 되며 윙딩에서 논란이 됐던 ‘NYC’를 로 바꿨다. 개발진의 말에 따르면 티셔츠 로 널리 알려진 ‘I ♥ NY’를 참고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지평선이 들어간 건물모양 기호와 함께 오디오의 재생, 빨리감기, 되감기에 해당하는 기호가 눈에 띈다.
Marlett
말렛글꼴은 윈도우 95에서부터 사용된 글꼴로, 윈95에서 사용된 사용자 인터페이스 아이콘을 만드는데도 쓰였다. 대표적으로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창 오른쪽 윗부분의 최소화, 최대화, 닫기 아이콘이 있다. 키보드에 있는 기본기호와 알파벳 대문자는 해당 기호가 없으며 Z의 경우 소문자도 기호가 없다.
Bookshelf Symbol 7
북셸프 심볼 7은 MS 오피스 2003과 함께 나온 글꼴이다. 영어사전 속에서 사용되는 발음기호가 주를 이루며 한자 ‘선’과 ‘악’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이 글꼴도 윙딩과 마찬가지로 구설수에 올랐는데, 초기버전에 나치독일의 상징인 철십자 문양이 두 개나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오피스 제작진은 일본어 글꼴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해명했고, MS는 2004년 패치를 통해 이를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