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LP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휴대용 LP 플레이어로 음악 감상하기

2024-12-04     남지율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미국 레코드산업협회에 따르면 CD의 판매량을 LP(레코드판)가 35년 만에 압도했다고 한다. 스트리밍 시대에 아날로그 매체가 디지털 매체를 넘어선 것이다. 국내에서도 LP에 대한 열기는 뜨겁다. 서점에 가면 최신 앨범이 LP 버전과 CD 버전으로 동시에 전시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며, LP를 재생할 수 있는 LP 플레이어도 꾸준히 신제품이 출시될 정도다. 특히, LP가 주력 매체이던 시절에 사용해 LP에 추억이 있는 세대는 물론, LP의 전성기 이후에 태어난 MZ세대 사이에서도 LP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런데, LP의 세계에 입문하려면 고려할 부분이 많다. 가격이나 LP판을 구하는 과정도 그렇지만 LP 플레이어는 대체로 부피가 있는 편이다. 따라서 1인 가구나 미니멀리스트라면 LP 플레이어의 부피 역시 하나의 장벽으로 다가온다. 보통 LP 플레이어 하면 거치형 제품이나, 가방 모양의 휴대용 제품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디자인을 더욱 간소화해 LP판보다 작은 크기로 출시된 제품도 있어 부피가 부담인 이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를 제시한다.  

다시 돌아온 레트로 LP 플레이어
오디오테크니카 AT-SB727

이번 기사에서 사용된 휴대용 LP 플레이어는 ‘오디오테크니카 AT-SB727(이하: AT-SB727)’이다. 참고로 이 제품은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인 1980년대에 처음 등장한 모델을 현대적 기능을 더해 재출시한 제품으로 출시 당시부터 상당한 인기를 끌은 바 있다.
크기부터가 상당히 아담하다. 100x290x70mm의 크기이며, 얼핏 봐서는 평범한 LP 플레이어의 1/3도 안될 정도의 작은 부피를 특징으로 한다.
본체에
무게는 실측 기준 912g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슬림 노트북보다 가벼운 무게를 구현한 만큼 휴대성에도 집중한 셈이다.
게다가 본체에 손잡이가 장착된 덕분에 LP 플레이어를 옮기는 것이 더욱 간편하다. 또한, 배터리가 내장되어 별도로 어댑터를 휴대하는 번거로움 없이 최대 12시간 동안 LP판을 재생할 수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USB
전원은 건전지 방식이 아닌 충전 가능한 내부 배터리를 통해 공급된다. USB Type-C 단자를 품어 레트로 기기이지만, 2023년에 가장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충전 케이블로 손쉽게 충전할 수 있다. 이외에도 3.5mm 오디오 단자를 갖췄고 RCA 오디오 케이블이 함께 동봉되는 만큼 스피커와 유선으로 쉽게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참고로 AT-SB727는 스피커가 내장되지 않은 LP 플레이어라 소리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외부 음향기기가 필수적이다.
제품
제품 측면에 위치한 ‘오픈’ 스위치를 살짝 밀어주면 상단이 자동으로 열리는 구조이기에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 상단에는 전원 버튼과 재생 속도 조절버튼이 위치한다. 재생 속도의 경우 LP판의 속도(RPM)에 맞춰 설정해야하며, 33-1/3RPM, 45RPM, 그리고 78RPM의 LP판이 있다. AT-SB727의 경우 일반적인 LP판의 사양인 33-1/3RPM, 45RPM에 대응할 수 있다.
‘톤
재생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USB Type-C 단자 위에 위치한 ‘톤 암 고정 나사’를 풀어주자. 참고로 AT-SB727을 운반할 때는 톤 암 고정 나사를 다시 조여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고정 나사를 분실하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좋다.
‘톤
이어서 오픈 스위치를 밀어준 뒤 ‘톤 암’의 손잡이를 잡고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당겨주면 LP판을 올려둘 준비가 완료된다.
LP판을 플래터 중앙에 올렸다면, 카트리지의 프로텍터를 분리한 뒤 톤 암을 LP판 쪽으로 옮겨야 한다. 톤 암이 LP판 쪽으로 옮겨지면 LP판이 회전하기 시작하고 스타일러스 팁을 레코드판에 올려주면 연결된 외부 음향기기를 통해 LP 음원을 감상할 수 있다.
참고로 45RPM의 LP판을 재생하고자 한다면, 동봉된 45RPM용 어댑터를 사용해야 한다.  

LP의 매력을 느껴보자

최근에는 검은색의 LP판만이 아니라 다양한 색상의 LP판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LP판의 개성을 좌우하는 건 LP판 중앙에 부착된 스티커다. 앨범 고유의 아트가 담겨있고 음악에 재생되면 앨범 아트도 함께 회전하는 만큼, 이 역시 LP의 매력 요소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AT-SB727은 휴대에 특화된 디자인을 중점으로 한 까닭에 LP 재생 중 LP판 일부가 가려지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앨범 아트가 위치한 중앙만큼은 투명하게 제작했다. 어떤 LP판을 재생 중인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할 뿐만 아니라 LP 특유의 감성을 해치지 않는다.
AT-SB727로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3.5mm 단자를 통해 PC 스피커나 RCA 단자를 갖춘 액티브 스피커와 연결, 또는 유선 헤드폰을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PC 사운드바와 연결하여 감상해봤는데, LP 특유의 따뜻한 음색이 전달되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LP가 무조건 뛰어나고 정확한 소리를 전달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음악을 재생하기 전의 과정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수십만 혹은 그 이상의 곡 중 원하는 곡을 검색만으로 바로 재생하는 스트리밍과 달리 어떤 LP판을 재생할지 고심하는 단계부터 스타일러스 팁을 레코드판에 살며시 올려두기까지의 아날로그적인 과정은 LP 세대가 아닌 사람들의 이목까지도 사로잡는 이색적인 매력을 갖췄다.
블루투스
AT-SB727의 주된 특징 중 하나는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AT-SB727의 블루투스 버튼을 2초간 누르면, 페어링 모드가 활성화된다. 이 상태에서 연결하고자하는 블루투스 음향기기(이어폰, 헤드폰, 스피커 등)를 페어링 모드로 전환시키면 AT-SB727과 블루투스 음향기기의 페어링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블루투스 헤드폰과 AT-SB727을 페어링해보니 케이블 하나 없이 완전한 무선으로 LP판에서 재생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블루투스 연결 기능을 통해 선이 없는 완전 무선 LP 플레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만큼 깔끔한 인테리어를 추구한다면 AT-SB727을 주목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것과 다름없다.  

마치며

AT-SB727을 통해 휴대용 LP 플레이어를 살펴봤다. AT-SB727은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는 아담한 크기 덕분에 LP가 제공하는 고유의 경험을 공유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직관적인 사용성과 높은 공간활용성 및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충분한 레트로 디자인을 지녀 집에서만 사용할 용도의 LP 플레이어로도 손색이 없다. 무선으로 더욱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는 LP 플레이어를 찾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가격은 279,000원이며, 블랙 컬러 제품도 선택할 수 있다.